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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문화
 

[영화평]〈토리와 로키타〉: 자본주의가 두 아이에게 가한 폭력


  • 2025-02-27
  • 14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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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벨기에에 거주하는 두 아프리카 출신 난민 아이, 토리, 로키타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로키타는 자신의 생활비에 더해, 토리의 학비, 카메룬에 남아 있는 가족에게 보낼 돈, 입국 브로커에게 지불해야 하는 돈을 버느라, 학교도 가지 못하고 일을 한다. 


이 일에는 마약 거래 같은 위험천만한 일도 포함돼 있다. 로키타는 체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해 성인이 되면 벨기에를 떠나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조 체류증을 받는 대가로 마약 농장에 갇혀서 마약 재배를 하라는 마약상의 명령을 받아들인다. 이 과정에서 마약상들에게 온갖 학대, 착취, 성폭력에 시달린다.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며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이 모든 폭력의 뿌리에 자본주의가 있다는 것이다. 기업은 노동력을 싸게 부리려고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한다.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은 매우 열악하다. 정부는 외국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데 드는 비용을 피하려고, 차별 조치를 시행하고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혐오를 조장한다. 사회에서 배제당한 이주민이 돈을 벌려면 음성적인 일을 할 수밖에 없다. 


내국인 노동자는 자본주의에서 착취당하고 억압당하는 동지로서 이주민과 연대해야 한다. 차별과 혐오의 장벽을 넘어, 노동자 계급으로 단결해서 자본주의에 맞서 투쟁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 사회의 토리와 로키타를 지키는 길이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42호, 2023년 5월 21일


※ 사진 설명: <토리와 로키타> 예고편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