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대전 조차장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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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단기는 고장, 안전교육은 형식적
철도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출퇴근할 때 철길 건널목 2곳을 건너야 한다. 그런데 차단기가 고장 난 채 방치돼 언제 수리될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지는 안전교육은 고작 20분이고, 건널목 앞에서 열차를 확인하고 건너라는 뻔한 말만 반복한다. 고장 난 차단기는 그대로 두고, 형식적인 교육만으로 안전을 책임졌다고 할 수 있는가. 결국 사고가 나면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기 위한 명분 쌓기에 불과하다. 안전을 위해선 형식적인 교육이 아니라 즉각적인 시설 보수와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장기재직휴가, 그림의 떡?
공무원 도입에 맞춰 코레일에도 장기재직휴가가 도입됐다. 근속 10년 이상은 5일, 20년 이상은 7일의 휴가가 추가됐다. 좋다.
아니, 그런데 사용 가능 기한이 왜 이래? 코비스에 들어가 보니 10년 이상 근속자는 19년 차가 되는 1월이나 퇴직 예정 연도 1월부터 쓸 수 있단다. 10년 넘게 일해도 당장 쓸 수 없고, 결국 19년 차까지 기다리라는 얘기다. 근속 20년 이상은 임금피크제로 전환된 다음 날부터야 쓸 수 있다고 한다.
장기재직휴가라더니, 10년으론 부족하고 18년이나 채워야 하나?
■ 열차운전실 감시카메라, 긴장을 늦추지 말자
국토부는 쟁의권 없는 틈을 노려 1월부터 열차운전실 감시카메라를 속전속결로 밀어붙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집회도 하고, 5만 입법청원도 성사시키며, 준법투쟁 결의도 다져 왔기에 지금은 주춤하는 듯하다. 속도전과 강행 일변도에서 벗어나, 제기된 문제들을 고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저들이 언제 또 공세로 나올지 모른다. 저들이 공격하면 우리가 더 강하게 반격하리라는 점을 저들이 똑똑히 알게 하자.
■ 노동을 감시하는 로봇 개
3월 25일 청와대 앞에서 노동감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참가자들은 열차운전실 감시카메라를 비롯해 여러 산업 현장에서 CCTV와 보디캠(몸에 부착하는 카메라), 로봇 등으로 노동을 감시하는 행태를 지적했다. 가령,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선 사측이 영상촬영 장치를 단 로봇 개가 현장을 순회하며 노동을 감시하게 해, 산재가 나면 노동자 책임으로 돌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운전실 감시카메라에 맞선 투쟁은, 노동감시에 시달리는 수많은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한다.
■ 제대로 된 자회사 통합, 투쟁으로 쟁취하자!
과거 철도는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업무를 조각조각 쪼개 외주화해 왔다. 그 결과 자회사 구조는 효율이 아니라 비용 증가와 책임 분산, 노동자 차별을 낳았다. 정부가 이를 바로잡겠다고 하지만, 지금의 통합은 성과 중심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코레일 테크, 로지스를 비롯한 5개 자회사 통합은 SR–KTX 통합처럼 철도공사로 통합하는 것을 전제로 노동조건 개선을 함께 담아야 한다. 우리는 SR–KTX 통합을 투쟁으로 쟁취해 온 철도노동자의 역사를 기억한다. 제대로 된 자회사 통합 역시 자회사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쟁취해야 한다.
■ 밥보다 응답률이 우선일 수 없다!
조차장역 구내식당 저녁 운영시간은 17~19시다. 그런데 철도고객센터는 C그룹 절반 인원의 식사 시간을 16시로 일방적으로 배정하며 도시락을 강요하고 있다. 절반 이상이 한꺼번에 식사하면 응답률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식당을 운영하지 않는 16시에 도시락 싸 와서 저녁을 먹으라는 얘기다. 응답률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도 아니고, 관리자들이 전화를 받을 수도 있는데, 노동자들한테 도시락 싸오라고 하니 불만이 크다.
■ 벨기에 철도노동자들은 왜 파업해 왔나?
1월에 이어 3월에도 철도파업이 전개됐다. 3월 12일엔 전국 총파업으로 확대됐다. 그 이유는 첫째, 정부가 신규 채용자의 준공무원 신분을 폐지해 해고를 쉽게 하고, 민간 연금으로 전환해 노후도 불안하게 만들려 하기 때문이다. 둘째, 공공부문 전체의 퇴직연령(=연금수급연령)을 67세로 늦추려 하기 때문이다. 기관사, 선로 작업자, 역무원 등은 교대‧야간근무가 일상인데 67세까지 일하라고 하면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셋째, 철도 예산을 대폭 삭감하려 하는데, 이는 선로‧신호‧전차선 관리를 부실화해 안전사고 위험을 높인다. 인력충원이 어려워지면 노동강도가 높아진다. 넷째, 노동조건, 임금 등을 사측이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정부가 관련 규정을 바꾸려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