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배포한 철도 대전 조차장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4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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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SRT는 통합, 고객센터는 분리 운영?
KTX-SRT 통합을 추진하면, 두 고객센터도 당연히 통합해야 한다. 그런데 SR-고객센터는 2028년까지 민간 위탁 계약이 돼 있어 분리 운영할 예정이라고 한다. 하지만 국가계약법상 정부 정책 변화 등 불가피한 사유가 있다면 계약 해지와 조정이 가능하다. 국토부는 자회사 통합을 밀어붙이며 “중복 업무 해소”를 외친다. 그런데 정작 고객센터 업무는 민간 위탁과 자회사로 나눠 중복 운영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효율화”라는 말도 필요한 데만 갖다 붙이는 선택적 효율화다. KTX와 SRT가 하나이듯 고객센터도 하나여야 한다.
■ 의미 없는 멈춤, 언제 멈출까?
우리 기관사들이 가는 부강화물기지엔 장내신호기가 있다. 그 신호기는 정지만 현시한다. 어떤 고참기관사는 입사할 때부터 그 신호기는 정지만 현시했다고도 한다. 철도차량 안전 운행 규정에 따르면 장내신호기가 정지를 현시하면 신호기 앞에 일단 정차하고 승인번호를 받아 들어가야 한다. 장내신호기가 제 기능을 하게 해달라는 요구에 사측은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표한다. 정지만 현시하는 장내신호기, 얼마나 지나야 의미 없는 멈춤이 멈출까?
■ 동대구 승무원 합숙 – 따로 또 같이
동대구에 도착하는 승무원들이 잠깐 휴식을 취하고 가는 곳이 있다. 동대구 승무원 합숙이다. 그곳을 한마디로 하면 ‘따로 또 같이’라 할 수 있다. 옆방 사람이 문 닫는 소리, 알람 소리, 통화 소리 심지어 옆방 사람이 걸어 다니는 소리까지 들려 방음 문제가 심각하다. 겨울철 단열 문제, 보일러 소음 등 다른 문제도 많아 승무원들이 수년간 계속 요구하니 사측은 신축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신축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른다. 승무원들의 절실한 요구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사측은 매몰 비용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대체 언제까지 승무원들이 불면을 견뎌야 하나?
■ 우리 일을 왜 우리가 결정하지 못하지?
감시카메라 잠정합의안이 나왔지만, 투쟁이 끝이 아니란 건 우리 모두가 안다. 국토부와 사측은 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 제어대만 찍겠다곤 하지만 다음엔 손, 그다음엔 머리, 결국 전체 다 찍겠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또 투쟁으로 막을 것이다. 우리 힘이 아직 부족해 당장엔 법을 바꾸지 못할 수 있다. 그런데 감시카메라를 가동하고 말고는 우리 일터의 일인데 왜 우리가 만들지도 않은 법을 강제로 따라야 하지? 내 일터의 일인데 왜 법을 내가 못 바꾸지? 결정하는 사람 따로, 그냥 따르는 사람 따로, 이게 지금 우리 일터의 현실이다.
■ 통합 뒤에 숨은 외주화 재편
이재명의 철도 자회사 통합 지시에 따라 국토부는 연구 용역과 TF를 시작했고, 지난 5월 11일 노사정 협의체가 개최됐다. 그러나 국토부가 내놓은 통합안은 기능을 재배치하는 외주화 구조의 정리에 불과했다. 노동조건 개선은 배제됐다. 특히 인소싱과 기능조정을 통해 코레일이 자회사 업무를 가져가더라도 노동자는 직접 고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일부 업무는 원청이 챙기되, 책임은 자회사에 남겨두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바뀌는 것은 간판뿐이고, 현장의 차별과 책임 회피 구조는 그대로 남는다. 직고용이야말로 외주화 구조를 끝내는 진정한 통합이다.
■ 느려도 너무 느린 안내시스템
철도고객센터 안내시스템 속도는 느려도 너무 느리다. 그래서 상담사들은 고객에게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말을 반복하기보다 OpenAI 검색해서 안내하는 것이 낫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처럼 시스템은 현장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는데도 철도공사는 AI가 사람을 대체할 것이라며 고용 불안부터 키우고 있다. 고객센터 AI 도입은 일자리를 위협하는 것이 아니라, 느리고 불편한 시스템을 개선해 상담사들이 더 편리하게 안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 필공제도, 삼성으로 확대할 게 아니라 없애야
삼성파업이 다가오자, 반도체 산업도 필수공익사업(필공)으로 지정하자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2년 전 삼성전자 파업 때도 그랬다. 필공제도란 파업권을 빼앗는 대표적 노동악법이다. 전기, 가스, 병원, 통신 등처럼 철도도 필공제도 때문에 파업해도 여러 직종 노동자가 절반 이상 강제로 일해야 한다. 파업해도 열차가 안 멈추니, 사측과 정부는 파업노동자가 지쳐 떨어지기만 바란다. 그래서 2016년 성과연봉제 저지 철도파업은 74일간 이어졌다. 필공을 야금야금 늘릴 게 아니라 없애라고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