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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지지를 보내자!


  • 2025-02-16
  • 195 회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지지를 보내자!

5월 25일, 수갑을 차고 바닥에 쓰러진 흑인 실업 노동자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에게 목이 졸려 사망했다. 그때부터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구호는 거리를 뒤덮고, 미국 전역은 시위대열로 가득 차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자유의 땅? 억압의 땅!

미국이 세계 제일 경제대국이라고 말하지만 속은 시커멓게 썩어 있었다. 흑인들은 가난에 지긋지긋하게 시달려 왔다. 물론 흑인 중에 대통령도, 유명인사도 나왔지만 대부분은 가장 열악한 환경에서 적은 임금을 받고 일하다가 가장 먼저 잘린다.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미네소타주에서 흑인의 실업률은 백인보다 4배나 높다. 일부가 마약이나 총기거래로 생활비를 버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코로나19에도 더 많이 죽었다. 가난한 흑인들은 모아놓은 돈도 없고, 실업수당도 못 받고 있다. 이사 갈 돈도 없어서 열악한 환경에서 버티며 자식들이 경찰의 총에 맞아 죽진 않을지 두려워해 왔다.

그런데도 역대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인종차별을 체제유지에 사용해왔다. 흑인과 여러 유색인종 노동자들을 백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나 치안을 위협하는 문제 집단으로 취급하면서 노동자들을 피부색으로 갈라져 싸우게 만들어 전반적인 처지를 하락시켰다. 그에 반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랜 기간 경찰의 과잉진압을 사용해 왔다. 플로이드의 목이 졸릴 때, 항의하는 주민들을 향해 경찰이 말했다. “이 정도로는 죽지 않는다. 대들지 말고 물러서라.” 이런 장면이 동영상으로 폭로돼, 쌓이고 쌓인 불만이 폭발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 개혁은 답이 아니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트럼프는 연방군 1만 명을 투입하려 했다. 트럼프는 시위대를 죽여서라도 미국 전역에 퍼져 있는 체제에 대한 불만을 통제하고 싶어 한다. 증대하는 실업과 경제위기는 결코 흑인들만 겨냥하지 않고 모든 인종의 노동자에게 닥쳐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민주당 정치인들은 작은 생색내기 경찰개혁 법안들로 시위대를 달래려 한다. 그러나 이들의 목적도 다르지 않다. 미국의 지배계급은 피부색이 다른 노동자들이 동지가 되고, 투쟁이 더 계급적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노동자들은 작은 경찰개혁 쇼에 만족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시위에 참가한 한 젊은이는 “우리한테 필요한 건 경찰로부터 우리 목숨을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경찰이 국민 중 부자만 지킨다는 걸 미국 노동자들은 알고 있다. 지금 시위대에서는 경찰예산을 축소해서 공중위생과 빈곤해결에 쓰자는 것과, 경찰을 폐지하고 주민들이 치안을 다 같이 맡자는 과감한 요구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도 다르지 않다

쌍용차에서 정리해고에 맞서서 노동자들이 파업하고 공장을 점거하자 경찰은 테이저 건을 쏘고 헬기로 최루액을 뿌리고 곤봉과 방패로 폭력을 휘둘렀다. 민중총궐기 때 백남기 농민이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사망했다. 앞으로 경제위기의 심화로 자본가들은 정부를 앞세워 노동자들의 임금과 고용을 후퇴시키고, 그에 불만을 가지면 경찰폭력으로 진압하려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한국 노동자들이 지지해야 할 이유도 충분하다. 한국 노동자들과 미국 노동자들은 다르지 않다. 시위가 얼마나 멀리 나아갈지, 지금 알 순 없지만 노동자들의 이익은 국경을 넘어 공통적이다. 미국 민중의 시위에 지지를 보내자.

(2020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