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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 무엇이 공정한가?


  • 2025-02-16
  • 224 회
인천국제공항 정규직화 – 무엇이 공정한가?
 
“4년간 4,800명 정규직 전환한 인천공항, 올해 신규채용은 1명뿐”
 
조선일보는 인천국제공항(인국공) 기사에 이런 선정적 제목을 뽑았다. 그런데 이것은 가짜뉴스다. 인천공항 비정규직 노동자는 1만 명이다. 이번에 보안검색 노동자 1,900명 직고용을 발표하기 전까지, 정규직으로 고용된 노동자는 241명뿐이었다.
 
톨게이트 투쟁, 기간제 교사, 지하철 정규직화 때도 보수언론은 가짜뉴스, 악선동을 통해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분열을 심화시키려 해왔다.
 
이간질
 
보안검색 노동자들은 하루 14시간 동안 10만 명 넘게 승객을 검색하기도 했다. 휴가철엔 하루 최고 20만 명의 승객을 상대했다. 1년마다 재계약해야 했다. 임금은 정규직 평균연봉의 절반도 안 됐다. 그래서 이직률이 20%에 이르렀다. 이렇게 열악한 조건에서 길게는 20~30년까지 일하며 세계1등 공항을 만드는 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런데 왜 정규직화가 잘못인가? 오히려 정규직이 돼도 직군이 분리되고,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는 게 문제 아닌가?
 
‘올해 신규채용이 1명뿐’인 것은 코로나19 이후 인천공항 사측이 이윤을 지키려고 채용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보수언론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취업 준비생의 일자리를 빼앗아간다고 악선동한다.
 
청년은 왜 분노하는가
 
꽤 많은 청년이 인국공 정규직화에 좌절하고 분노하는 건, 양질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공기업과 민간대기업 일자리는 바늘구멍이다. 청년 대다수는 중소‧영세기업이나 하청업체에 들어가 저임금과 고용불안, 산재 위험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코로나 사태로 가장 먼저 해고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끝이 안 보이고, 경제위기는 깊어지고 있다. 올해 5월 20대 고용률은 55.7%로, 둘 중 하나만 일한다. 청년실업은 계속 심각해지고 있다. 가난해서 밥을 굶는 청년들도 있다. 당장도 힘들지만, 미래가 없는 청년들의 가슴에 불만이 쌓이고 쌓였다. 그 불만이 대안을 찾지 못해 이번엔 인국공 정규직화에 쏟아졌다.
 
노동자에게 공정한 것은?
 
오랫동안 저임금, 장시간 노동을 해온 인국공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나, 미래를 잃어버린 청년실업자들에게는 모두 양질의 일자리가 절실하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출범 때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거창하게 선포해놓고도 그 공약을 누더기로 만들었다. 대기업은 엄청난 돈을 쌓아놓고도 청년들을 채용하지 않고 있다. 이런 자본가계급이 열악한 비정규직과 열악한 취준생이 일자리를 놓고 무엇이 공정한지 갈등하게 만들고 있다.
자본가계급의 공정성은 적은 일자리를 놓고 수많은 노동자가 취업경쟁을 벌이면서 서로 으르렁거리게 만드는 것이다. 반대로 노동자계급의 공정성은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강도를 낮춰 모두가 양질의 일자리를 갖는 것이다. 자본가계급의 공정성을 추구하면 청년실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는 서로 적이 된다. 노동자계급의 공정성을 추구하면 둘은 동지가 된다.
 
공공부문에서는 정부의 ‘총액임금제’ 가이드라인에 갇히지 말자. 이 가이드라인을 박살내기 위해 정규직, 비정규직, 취업준비생이 함께 단결해야 한다.
 
자본가들이 모든 노동자를 쥐어짜 부를 독점하는 것이 이 세상에서 가장 불공정하다. 따라서 이 자본가세상을 모든 노동자가 단결해 바꾸는 게 가장 공정하다.
 
2020년 7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