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최저임금 동결 - 노사상생이란 거짓말


  • 2025-02-17
  • 201 회
최저임금 동결 - 노사상생이란 거짓말

작년에는 동결, 올해는 삭감?

올해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경영계는 삭감을 제시했다. 작년에는 동결을 주장하더니 올해는 한 수 더 떴다. 정부 측 공익위원들은 바로 이어 노동계를 달래는 척 작년보다 130원 더 주겠다며 경영계 안을 강요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관료들은 처음에는 체면상 만 원을 주장했지만 결국 투표에 기권하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못했다.

작년보다 심각하다. 최저임금제가 실시된 32년 중에 ‘최저’의 임금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폭 평균은 산입범위 개악까지 고려하면 박근혜 정부 때보다 낮아졌다.

코로나 핑계로 대량 해고

긴 경기침체에 뒤이어 터진 코로나 사태는 자본가들에게 노동자들을 해고할 좋은 명분이 됐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인수가 무산돼, 하청 포함 노동자 2,000여 명이 2월부터 체불임금에 시달리다가 대량 실직할 위기에 처해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하청 포함 노동자 2만여 명이 해고 위기에 지속적으로 시달리고 있다.

자동차나 중공업, 조선소, 공작기계 등 제조와 무역의 핵심 자본가들은 코로나를 핑계로 노동자들에게 (무급)휴직이나 희망퇴직을 강요하고, 임금을 동결하며 노동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소기업 노동자들은 소리 소문 없이 잘려 나가고 있다.

노동자들의 고통은 늘어나고

오를 대로 오른 집값에 자동차 할부금, 자녀 대학등록금에 부모님 생활비 등을 내느라 한국 노동자들의 허리는 이미 휘어질 대로 휘어져 있다. 그런데 정부와 자본은 최저임금을 사실상 동결하고, 온갖 해고를 자행하고 있다.

대출로 버티는 것도, 정부가 잠깐 주는 작은 지원금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다. 새 일을 구하지 못하면 살 수 없는 노동자들은 대리기사, 일용직 등 하루에 두 개씩 일을 하거나 최근 물량이 많이 늘어난 배달업계로 몰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일자리를 원하는 노동자들이 늘어나면 자본가들은 임금을 후려치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강도로 일하도록 강요한다. 쿠팡, CJ 택배, 음식 배달 업체 등 최근 몇 달 새 배달 노동자들이 계속 죽어갔다.

그렇다고 죽던 경기가 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정부와 국회, 언론은 계속해서 자본가들의 뒤를 봐주고 있다. 노동자 임금이 비싼 게 경제위기의 한 원인이라며, 최저임금 동결이 모두를 위한 최선의 결론이라고 한다. 이건 거짓말이다. 노동자의 살을 깎듯 최저임금을 깎는다고 경기가 번쩍 살아나지 않는다. 최저임금과 상관없이 경제는 이미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코로나 이후 주로 재벌과 은행가들을 위해 240조 원을 신속하게 쏟아부었다. 그중 노동자들에게 직접 돌아가는 지원금은 10조에 훨씬 못 미친다.

노사상생 같은 거짓말

지배계급은 자본가들을 살리면 노동자들도 구원받을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97년 IMF 위기도,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도 그 반대의 결과만 보여줬다. 자본가들은 더 부유해진 반면, 노동자들은 상대적으로 더 가난해졌다. 자본가계급은 노동자계급이 양보하면 양보할수록 더 큰 희생을 강요한다. 그렇기에 노동자들은 삶을 지키기 위해 모든 해고 금지,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기업 회계장부 공개같이 철저히 노동자계급에게 이익이 되는 요구를 주장해야 한다.

(2020년 8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