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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폭염과 기후 재앙, 어떻게 해결할 건가?


  • 2025-02-17
  • 207 회
폭염과 기후 재앙, 어떻게 해결할 건가?

폭염에 죽어가는 노동자들

덥다. 너무 덥다. 수많은 현장 노동자는 찜통더위에 숨이 턱턱 막히고 땀이 줄줄 흐른다. 에어컨조차 없는 공장도 많다. 그런데 사장들은 에어컨 빵빵 틀어놓고 사무실에 앉아 노동자 부릴 궁리만 한다. 심지어 한국지엠은 비용절감을 핑계로 혹서기 아이스크림 지급도 중단해버렸다.

8월 16일 폭염 속에서 일하던 건설노동자가 죽었다. 이런 폭염 사망이 해마다 늘고 있다. 1997년엔 13명이 숨졌는데, 2004년 36명, 2016년 63명으로 증가하다가 2018년에는 무려 142명에 이르렀다.

실내라고 안전한 것도 아니다. 좁은 집에 살고, 전기세 때문에 선풍기도 제대로 켜지 못하는 독거노인들도 계속 쓰러지고 있다. 1년 전 서울대 청소노동자도 지하휴게실에서 죽었다.

폭염에 돈 벌어 좋아 죽는 자본가들

역대급 장마로 제습기, 건조기가 불티나게 팔리더니, 장마 끝 폭염에 삼성·LG전자 등의 에어컨 판매가 1년 전에 비해 320%나 증가했다. 코로나가 심각해져, 비대면 수업 등으로 집에 머무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에어컨은 9월에도 줄기차게 팔릴 가능성이 높다.

한쪽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이 쓰러져가는 동안, 다른 한쪽에선 자본가들이 돈을 벌고 있다. 정부는 모든 열악한 현장과 쪽방촌 등에 에어컨을 충분히 보급해야 한다는 생각조차 안 한다.

지구온난화와 기후 재앙

기상청 빅데이터에 따르면 서울의 여름은 지난 100년 사이에 94일에서 131일로 늘었다. 여름이 3개월에서 4개월 이상으로 늘어난 셈이다. 이것은 지구온난화 때문인데 이 추세로 가면 2050년에 한 해 폭염일수는 최대 50일까지 늘어나고, 폭염 사망자도 250명을 넘길 것이라고 한다.

지구온난화로 북극 빙하와 높은 산의 만년설 등이 녹으면서 폭우, 긴 장마, 해수면 상승, 가뭄, 산불 등 온갖 기후 재앙이 지구 곳곳을 휩쓸고 있다.

개인적 해결책?

지구온난화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누가 어떻게 할 것인가? 에어컨 덜 쓰기, 녹색 소비 같은 개인적 실천으로 지구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을까?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는 화물운송, 자동차, 발전소 등 거대 산업 자본가들이 많이 내뿜는다. 그런데 개인의 소비패턴을 바꾼다고 해서 트럭 대신 기차로 화물을 운송하게 할 수는 없고, 자동차공장이나 발전소의 생산과정을 규제할 수도 없다. 개인적 실천은 큰 변화를 이끌어내기 어렵다.

세상을 바꾸자

그렇다면 정부가 해결할 수 있는가? 문재인 정부는 기후 위기와 경제 위기의 해결책이라며 ‘그린 뉴딜’을 표방해 왔고, 그린 뉴딜의 대표기업으로 현대차를 내세웠다. 그런데 현대차는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전년보다 130만 톤 더 늘렸다. 현대차가 강조하는 수소차도 수소 생산과 운송, 충전 과정에서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밖에 없다. 결국 현대차나 정부의 ‘친환경’은 말뿐이다.

기후 재앙을 막으려면 새로운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자본주의 소유라는 굴레가 없는 사회, 이윤이 아니라 모든 사회구성원의 필요를 위해 경제를 합리적으로 계획하는 사회. 이런 사회를 건설할 수 있는 건 생산의 주인 노동자계급뿐이다.

(2020년 8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