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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미국의 이란 공격과 한국군 파병 반대한다


  • 2025-02-16
  • 239 회
미국의 이란 공격과 한국군 파병 반대한다

세계 정치, 경제를 들썩거렸던 미국의 이란 공격은 전면전은 피했지만 갈등이 끝난 건 아니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 솔레이마니를 살해하자, 이란은 이라크 내 미군기지들을 미사일로 공격했다. 하지만 사전에 통보했고, ‘추가 공격 없다’는 메시지도 보냈다. 이후 트럼프는 전면전 대신 경제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한편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헤즈볼라는 “대미 보복 위해 뭉치자”고 호소했다.

미국의 분할통치

미국의 이란 공격은 단지 트럼프의 광기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다. 수십 년 동안, 미국 지배자들은 중동만이 아니라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일부를 포함해 여러 곳에서 여러 나라를 침략하고 폭격해 왔다.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은 이런 지역들 곳곳에 군사 기지를 세워 왔다.

그리고 거대한 지역과 그 부를 지배하기 위해, 인종주의, 증오, 편협함을 조장하고, 전체 민중을 눈멀게 하고 통제하려고 종교적 근본주의와 광신적 태도를 자주 부추기며 서로 분열시켰다.

이번 이란 공격은 분할통치 전략의 최신판일 뿐이다. 2001년에 아프가니스탄을, 2003년에 이라크를 공격한 뒤, 미국은 이란 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ISIS(이슬람 수니파 근본주의 무장세력)에 맞서 전쟁할 때 이란 군대와 협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전쟁들이 끝나자, 미국은 이란의 도움이 더 이상 필요없었다. 대신 중동에서 영향력이 커진 이란을 손볼 필요를 느꼈다. 그래서 미국은 이란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중동과 세계를 불안의 늪으로 몰고 간 주범은 미 제국주의다.

이란 반정부 시위

미국의 제재로 원유 수출에 차질이 생겨 재정이 부족해지자, 이란 정부는 휘발유 가격을 50%나 올렸다.

그래서 실업자가 320만 명이나 돼 가뜩이나 “먹고 살기 어렵다”고 고통을 호소해왔던 이란 민중은 지난해 11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용감하게 벌여 왔다.

그때 솔레이마니를 비롯한 이란 독재정부가 잔악한 탄압을 통해 적어도 수백 명을 죽였지만 저항을 꺾진 못했다. 그런데 미국이 솔레이마니를 살해하자 이란 정부는 ‘반미’ 분위기를 조장하며 반정부 시위를 억눌렀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킨 뒤 거짓말했다는 것이 들통나자 지금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의 불씨가 다시 지펴지고 있다.

한국군 파병 반대

문재인 정부가 미국 정부의 파병 요청을 조만간 공식 수락할 태세다. 8,200만 인구 중 상당수가 삼성, LG 가전제품을 쓰고, 현대기아차를 타는 ‘황금의 땅’ 이란을 놓치고 싶지 않아 (미군으로부터 독립적인) ‘독자파병’ 운운하기도 한다.

하지만 어떤 파병이든 미 제국주의의 중동 지배를 돕고, 한국 병사들을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내모는 짓이다.

세계 패권을 위해 전쟁위협을 일삼고 있는 미국 정부와 그에 동조하는 문재인 정부, 이란 정부는 모두 한국 노동자계급의 적이다. 트럼프 정부와 이란 정부에 맞서는 미국, 이란 노동자들이 우리의 아군이다.

각국 노동자계급이 서로에게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 아니라, 자국 지배자에 맞서며 국제적으로 단결할 때만 제국주의 전쟁을 막을 수 있다.

정치신문(월간) <노동자투쟁> 준비 1호 1면 사설(2020년 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