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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이윤 바이러스’가 진짜 문제


  • 2025-02-16
  • 203 회
코로나 바이러스가 아니라 ‘이윤 바이러스’가 진짜 문제

중국에서 확진자가 4만, 5만, 6만…으로 계속 늘어나 세계를 위협해 왔다. 모든 병은 원인을 정확히 알아야 치료할 수 있다. 코로나19 전염병도 마찬가지다.

전염병 못 막는 자본주의

우한의 의사 리원량은 12월 30일 코로나19 환자를 처음 발견한 뒤 동료 의료인들에게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 그런데 경찰은 ‘유언비어를 유포한다’며 이들을 잡아갔다. 당시 우한 보건 당국이 “사람끼리 전염은 없다”고 주장했기에, 의료진은 마스크도 없이 환자를 돌봤다.

이렇게 중국 정부가 골든타임을 어처구니없게 허비하는 사이에 전염병은 중국 전역과 세계로 급속히 퍼졌다. 리원량도 전염병에 걸려 죽자, 지금 많은 중국인이 정부가 진실에 재갈을 물려 사회를 초토화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2003년 사스 이후 17년가량 지났고, 중국 경제는 세계 2위로 도약했지만 중국 보건의료 시스템은 매우 형편없다. 인구 1000명 당 의사와 간호사 수는 1.5명과 2.74명으로 OECD 평균 (의사 3.3명과 간호사 7.2명)보다 훨씬 낮다. 이윤극대화를 위한 경제성장에 치중하다 보니, 보건의료를 내팽개쳐 재앙을 훨씬 키웠다.

중국 자본주의만이 아니라 모든 자본주의 사회가 문제다. 미국을 보라. 작년에만 2천 만 명 넘게 독감에 걸렸고, 61,000명 이상 죽었다. 제약회사는 수익성이 낮다고 백신을 빠르게 만들지 않는다. 의료산업을 불신해 예방접종을 기피하는 사람도 많다.

무엇보다 독감에 걸리면 “집에서 푹 쉬라”는 게 가장 중요한 대책이지만, 자본가들이 유급 병가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아, 노동자는 아파도 일하러 가고, 노동자 자녀는 아파도 돌볼 사람이 없어 학교에 가야 한다.

정부도 기업도 안전은 뒷전

메르스 학습효과 등으로 피해는 적었지만 문제는 많다. 전염병 예방에서 핵심인 병원 시설과 인력이 거의 늘지 않았다. 현재 정부가 지정한 음압 병상은 200개 남짓뿐이고, 공공병원 비율은 고작 5.8%다(OECD 평균 53.5%). 문재인은 대선 때 공공병원을 짓겠다고 약속했지만 전혀 안 지켰다.

‘마스크를 잘 쓰라’고 주구장창 얘기했지만, 정작 높은 마스크 비용은 노동자 민중이 알아서 부담하도록 떠넘겼다.

‘안전보다 이윤’이라는 자본의 논리는 심각한 상황에서도 놀랍게 관철된다. 기아차 사측은 중국을 다녀온 노동자들에게 14일간 무급휴무를 권고했을 뿐, 유급휴가를 보장하지 않았다.

아프지 않고, 굶지 않을 노동자 권리

병원‧철도‧지하철‧버스‧판매서비스‧물품 배송‧안내 등 서비스 업무를 하는 모든 노동자에게 정부와 자본은 최소한의 대책인 마스크, 손 세정제를 충분히 지급해야 한다.

그리고 전염병 때문에 노동시간이 줄어 임금이 줄거나, 고용불안을 겪는 노동자가 많다. 이들에게 생계비와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합리적 사회라면 전염병 확산을 막고, 노동자든, 어린이든, 노인이든 모두가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고도로 발달한 과학‧의료기술을 철저히 사용하고 유급 병가를 충분히 보장할 것이다. 하지만 ‘이윤바이러스’를 숭배하는 자본주의는 그럴 능력이 전혀 없다.

<노동자투쟁> 신문 1면 사설, 2020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