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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코로나19 키울 건가? 해결할 건가?


  • 2025-02-16
  • 224 회
코로나19 키울 건가? 해결할 건가?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마스크가 4,000원까지 올랐다. 하루에 한 장씩 쓰면 1인당 한 달에 10만원이 넘는다. 뒤늦게 정부는 가격조정과 안정적인 배급을 위해 생산량의 절반을 직접 관리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마스크 한 장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지금도 넘쳐난다.

사회의 민낯을 보여준 코로나19

대구에서 발로 뛰는 간호노동자들이 언론에 전한 상황은 심각하다. 병원으로 내려온 정부 지침은 허술했으며, 주요 병원들은 전염병 유행을 대비하지 않았다. 부족한 방호복, 환자들의 아우성, 끝나지 않는 노동, 막중한 책무감 속에서 간호노동자들은 직접 세칙을 만들어가며 대응하고 있다. 전주에서는 휴일도 반납하고 코로나19에 대응하던 공무원 노동자가 과로사했다.

청도대남병원에서는 정신질환 장애인들이 개별 침대도 없는 폐쇄적인 방 안에 갇혀 있다가 집단적으로 전염돼 사망했다. 장애인권 활동가들은 이전부터 장애인 시설격리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응답하지 않았고, 결국 여기서 많이 죽었다.

창원, 거제, 울산 등 안 그래도 경기가 어려운 지역에서 확진자가 줄줄이 나오면서 몇몇 공장도 휴업에 들어갔다. 대기업들은 그나마 유급휴업이라 다행이지만, 중소영세 사업장 노동자나 알바노동자들은 무급 휴업과 해고를 강요당하고 있다.

쉬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는 자녀들 개학이 연기됐는데, 이 시국에 안전하게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곳도 마땅치 않다. 매출이 줄어든 많은 자영업자는 값비싼 월세와 수수료에 휘청이고 있다.

코로나19 재앙을 막는 길

전염병에 따른 사회·경제적 타격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아니다. 오늘날의 높은 생산력과 전산시스템, 발달한 교통수단들을 사회 전체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면 공공병원, 음압병상을 대거 늘리는 일도, 마스크를 빠르게 생산해서 무상으로 나눠주는 일도, 직장이나 공공기관 곳곳에 체온계, 손 세정제를 비치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또한 한국에는 간호사와 공무원이 되려고 준비해온 노동자들도 실업자라는 이름으로 전국에 널려 있어 부족한 인력도 금방 충원할 수 있다. 모든 노동자에게 유급휴업을 보장하고, 안전한 아이들 돌봄 시설도 늘리면 된다. 모든 장애인이 격리시설 대신 사회에서 건강하게 함께 살게 할 수 있다. 다만 자본가들과 정부는 여기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싶지 않을 뿐이다.

문제는 바이러스가 아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바이러스 서식지다. 바이러스와 인간은 언제나 공존해왔다. 그런데 야생의 바이러스 중에는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는 종이 많고, 일부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통해 강해질 수 있다. 코로나19도 그런 경우다. 문제는 기업이 탐욕을 위해 자연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면서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이 훨씬 광범위해지고, 잦아졌다는 점이다.

이 외에도 백신이나 생화학무기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변종 바이러스들이 퍼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러나 자본가계급은 이윤을 위해서는 무엇이든 하면서도 그 결과에 대해서는 제대로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

이미 인류는 엄청난 부와 과학적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노동자민중은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그것을 누릴 권리가 있다. 그것은 인류 공동의 노동이 모여 만들어진 성과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이 자본가계급으로부터 그것을 되찾아 와서 인류 전체를 위해 사용한다면, 코로나19도 천연두처럼 먼 과거의 일이 될 것이다.

2020년 3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