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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철도 파업은 모든 노동자를 위한 파업


  • 2025-03-06
  • 213 회


철도, 지하철,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함께 파업하겠다고 하자, 김문수 노동부 장관은 “국민의 발이 돼주는 철도, 지하철과 학교 급식, 아이 돌봄이 한꺼번에 멈춘다면 국민이 겪게 되는 불편은 너무나 자명하다”, “이런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파업을 철회하고 대화로 해결하라”고 지껄였다. 역겹다!


자기 얼굴에 침 뱉기


철도파업의 원인은 정부가 제공했다. 노사 합의조차 무시하고 성과급을 해마다 20%씩 삭감해 지급하라고 한 것이 정부다. 그렇게 해서 231억 원의 임금을 체불했다. 수년째 물가가 폭등했는데도 가이드라인으로 임금을 거의 동결시켜 온 것도 정부고, 올해 가이드라인 2.5%조차 사측이 지키지 못하게 해온 것도 정부다. 서해선을 비롯해 신규노선을 줄줄이 개통해 1,060여 명이 필요하지만 200여 명만 충원하게 한 것도 정부고, 코레일에서만 1,566명을 감축하라고 압박해온 것도 정부다.


4조 2교대를 6년 넘게 시범운영만 하게 해온 것도 정부다. 해마다 2명씩 산재로 죽는데도 말로만 ‘안전’을 외치면서 안전을 내팽개쳐온 것도 정부다. 그래놓고 사고가 나면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승무원들이 음식도 먹고 생리현상도 해결하는 운전실에 감시카메라를 달겠다고 별러 온 것도 정부다. 그동안 철도 노사가 수없이 대화했지만, 대화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게 만든 것도 정부였다. 따라서 철도파업과 국민불편을 초래한 건 정부다. 김문수는 자기 얼굴에 침을 뱉고 있다.


파업은 너무나 정당하다


철도노동자들이 임금을 체불(도둑질)당하지 않고, 인력을 감축당하지 않으며, 더 이상 죽지 않기 위해 싸우는 것은 너무나 정당하다. 서울교통공사 노동자들이 2,200여 명 감축과 위험천만한 2호선 1인 승무에 반대하며 파업하는 것도 너무나 정당하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기본급을 정상화하고, 방학 중 생계 곤란 문제를 해결하며, 화상과 근골격계 질환부터 폐암까지 온갖 산재를 낳는 ‘죽음의 급식실’을 바꾸기 위해 파업하는 것도 너무나 정당하다.


그런데 오세훈 서울시장은 파업이 (지하철을 이용하는)노동자의 발목을 잡는다고 비난했다. 망언이다! 대규모 인원 감축으로 매우 온건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이른바 MZ노조)조차 최초로 파업에 나서게 만든 자가 바로 오세훈이다. 그런데 이런 가해자가 지금 서울지하철 파업을 비난하며 파업노동자들과 일반 시민인 다른 노동자들을 이간질하려 한다. 분열책동은 저들의 영원한 무기다!


하지만 지금 이 사회의 압도적 다수가 노동자이므로, 많은 노동자가 철도‧지하철 파업으로 ‘조금 불편해도’ 임금체불, 인력감축, 위험한 1인 승무 등에 맞선 정당한 파업을 지지할 것이다.

노동자의 파업은 수많은 민중을 위한 파업이기도 하다. 192명의 목숨을 앗아간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의 핵심원인 중 하나는 1인 승무였다. 비용절감이란 이윤 논리로 1인승무로 전환한 결과, 사소한 에피소드에 그칠 수도 있었던 사고가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인력감축, 1인승무에 맞선 투쟁은 노동자의 안전은 물론 승객의 안전을 위한 투쟁이기도 한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최저임금, 차별, 산재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급식도 개선할 수 있고 아이들도 더 잘 돌볼 수 있다. 파업에 따른 오늘의 ‘불편’은 내일의 행복을 위한 불가피한 과정이다.


파업에서 드러날 진실


모든 지배자가 파업을 두려워하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파업은 이 세상의 진짜 주인이 누구인지를 분명히 드러낸다. 노무현 정부가 도입한 필수유지업무제도란 족쇄 때문에 파업해도 열차를 완전히 멈추긴 어렵지만, 파업으로 열차가 일부 멈출 것이다. 그러면 그동안 노동자가 땀 흘려 철도를 굴려왔다는 것이 훤히 드러날 것이다.


한편, 김문수, 오세훈, 윤석열, 그리고 ‘경제가 어려운데 웬 파업’ 운운할 부자언론들은 모두 노동자 피땀을 빨아먹은 사회기생충일 뿐이라는 점도 훤히 드러날 것이다. 그렇기에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잠재력을 자각하고 그 힘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단결하는 것을 지배자들은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 너무나도 정당한 이 파업이 반드시 승리하길 바란다.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4년 12월 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