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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이재명의 ‘중도보수’ 선언은 노동자를 공격하겠다는 선포


  • 2025-03-06
  • 33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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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재명은 “민주당은 진보가 아니다. 중도 보수다.”라고 계속 말하고 있다. 이것은 조기 대선에서 중도층 표를 얻기 위한 포석이다. 하지만 이를 ‘선거용 멘트’로만 볼 수는 없다.


이재명, ‘연금 삭감 장치’까지 동의했다가 번복


여야는 연금 개악을 서두르고 있다. 내는 돈을 9%에서 13%로 대폭 올리는 데는 여야 의견이 완전히 일치해 왔다. 현재 ‘받는 돈’을 42-43%로 할지(국힘), 44%로 할지(민주당)를 두고 작은 차이가 있는데, 43%로 합의하더라도 노동자 민중에겐 큰 손해다.(내는 돈은 9%에서 13%로 44%나 오르는 반면, 받는 돈은 40%에서 43%로 겨우 7.5% 오르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재명은 20일 여·야·정 국정협의회에서 그동안 윤석열정부와 국힘이 제안해 왔고 민주당이 반대해온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에 동의했다. 자동조정장치란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내는 돈’(보험료율)과 ‘받는 돈’(소득대체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다. 저출산·고령화가 심각할수록, 경제위기가 깊어질수록 노동자 민중이 ‘더 내고 덜 받도록’ 자동으로 연금을 개악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자동조정장치란 자동개악장치다. 이 장치를 도입하면 1975년생(49세)이 평생 받는 연금액이 현재보다 15% 줄어든다는 정부 추계도 나왔다.


자동개악장치 동의에 대한 노동·사회단체의 반발이 커지자, 이재명은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이재명과 민주당은 ‘내는 돈은 왕창 올리고, 받는 돈은 찔끔 올리는 안’을 국회에서 단독으로 통과시킬 의향을 비쳐 왔다. 연금개악에 앞장서서 노동자 민중을 공격할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지배 계급 앞에 똑똑히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선거용 공약은 공문구로 끝날 것


이재명의 ‘중도보수’ 선언을 노동계가 비판하자, 이재명은 양대 노총 사무실을 찾아가 ‘친노동’ 발언도 했다. 하지만 하루 전날 현대차 공장을 찾아가 친기업을 과시했으니, 그의 ‘친노동’ 제스처는 전혀 진지하지 않다.


이재명은 “(기업주들이)왜 안 되냐고 하니 할 말이 없더라”며, 반도체 연구개발 노동자들을 주 52시간 이상 과로하게 만드는 것도 수용하려 하다가, 노동계가 반발하니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재명은 20일 국정협의체에서 “노동계 동의 없이 추진하기 어렵다”면서도 “꼭 필요한 경우인데, 법으로 (업무를) 금지할 필요가 있냐 … 합리적 얘기를 맹목적으로 거부하는 건 문제”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두 노총 조합원 수가 200만 명”이라며 “진보 정당이 사실상 없는 조기 대선판에서 민주당이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무더기 표심인데, 그 민심에 무리해서 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재명과 민주당의 속셈은 뻔하다. 대선을 앞두고 있으니, 무리하게 ‘과로조장법’을 밀어붙이진 않겠지만, 대선 후엔 싹 달라질 것이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노동자를 ‘표 찍는 기계’로 생각하며, 선거 전엔 표를 위해 손을 내밀지만 선거가 끝나면 노동자 목에 칼을 들이밀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등 역대 민주당 정부와 똑같을 것이다.


진짜 노동자당이 필요하다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 대해 이재명은 해당 업체 자본가들의 이익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노란봉투법 제정, 근로소득세 인하 등도 내걸고 있는데, 노동자들의 거센 압력이 없는 한, 당선 후에 공약은 순식간에 공문구로 바뀔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는 이재명과 민주당을 조금도 믿지 말아야 한다. 국힘이 “(중도보수라면)우리 당에 입당하시라”고 조롱한 데서 알 수 있듯, 이재명의 ‘중도보수’ 발언과 우클릭은 내란공범 국힘의 기만 살려주고 있다. 이재명과 민주당은 국힘과 극우를 절대 끝장낼 수 없다. 그건 오직 노동자들만 해낼 수 있다.


그리고 노동자 이익도 오직 노동자들만이 지킬 수 있다. 물가 오른 만큼 임금 대폭 인상,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늘리기,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 3권 보장 등 노동자의 요구를 널리 알리자. 민주당으로부터 철저히 독립적이고, 노동자 이익에 충실한 진짜 노동자당을 만들 때 노동자의 미래가 활짝 열릴 것이다.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5년 2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