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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인력충원, 임금인상 등 병원 파업 요구는 모두의 요구


  • 2025-02-27
  • 183 회

보건의료.jpg

 

4만 5천 명이 참여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은 끝났지만 부산대병원, 고대의료원, 아주대의료원 등 14개 사업장에서 5천여 명이 계속 파업하고 있다.


인력충원, 임금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 충원은 병원 파업의 핵심 요구다. 정부의 정원 통제와 병원 자본의 이윤 추구 등으로 인력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고, 일이 힘들어 1년 내 퇴사 인원이 50%가 넘기 때문이다. 주요 선진국은 간호사 1인이 환자 5명을 맡고 있다. 그런데 한국은 간호사 1인당 작게는 15명에서 많게는 40명까지 맡고 있다. 그래서 보건의료노조는 총파업 요구로 ‘근무조별 간호사 1인당 환자 5명’을 제기했다.

파업노동자들은 임금인상도 내걸고 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코로나 3년 동안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인 병원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하락했다. 물가는 오르는데 임금은 거의 안 올라 3년간 공공병원이 –8.5%, 사립대병원이 –4.4%로 임금이 하락했다. 

부산대병원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도 중요하게 요구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은 전국 14개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그래서 부산대병원에선 지금 총 2,300명의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공동투쟁을 하고 있다.


악선동


보건의료노조가 13,14일에 파업하자, 지배자들과 보수언론은 악선동을 퍼부었다. 국민의힘은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다는 나이팅게일 선서에 부합하는가”라며 비난했다. 역겹다! 이것은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파업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저들은 보건의료 노동자들을 고분고분한 노예로 만들어 혹사시키려고 나이팅게일 선서를 제멋대로 악용하고 있다.

환자의 생명을 위협해온 건 병원자본가들과 정부다. 그들은 이윤만 중시하며 인력충원을 거부했다. “인력이 부족해 필수진료과가 문을 닫고, 환자들은 욕창사고, 낙상사고, 각종 의료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보건복지부는 정부 정책은 파업 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 이것도 위선이다. 2021년 9월 2일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노조가 ‘노정합의문’을 채택했는데, 이번 파업의 요구 대부분은 그 합의를 제대로 이행하라는 것이었다.

하루 간병비가 13~15만 원이고 한 달이면 400만 원이라 ‘간병파산’, ‘간병살인’까지 발생해 왔다. 따라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을 전면 도입해 간병비를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정부는 돈을 핑계로 합의를 어겼다. 대기업 법인세, 다주택자 종합부동산세 감면만 해도 한 해 6조 원이다. 이 돈의 절반만 써도 간병비를 국가가 책임질 수 있다.

이처럼 정부가 합의조차 지키지 않고, 모든 고통을 보건의료노동자와 환자들에게 떠넘기고 있기에 정부를 상대로 파업하는 것은 완전히 정당하다. 정치파업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더 제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노동자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정부는 이번 파업 때 업무개시명령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두 차례나 발동하면서 화물연대 파업을 파괴했다. 윤석열 정부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자본가들의 이윤을 지키려고 노동악법을 앞세워 파업에 족쇄를 채우려 한다. 이는 교통비를 인상하고, 실업수당을 삭감하며, 한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전쟁 무기를 지원하고 오염수 방류에 동조하는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윤석열 정부와 그 뒤에 있는 자본가들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우려면 노동자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뿔뿔이 흩어져 모래알이 되면 자본과 정부의 공격에 속수무책이지만, 단단히 뭉쳐 시멘트가 되면 자본가들과 정부를 쩔쩔매게 만들 수 있고 이윤만능체제도 바꿀 수 있다.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3년 7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