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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물가 뛰는데 월급만 제자리? 싸워야 할 때!


  • 2025-02-23
  • 172 회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1년 전에 비해 국수 가격이 32.2%나 올랐다. 햄버거(10.4%), 라면(9.6%), 자장면(9.1%), 빵(9.0%) 등 밀가루를 쓰는 식품 가격이 모두 많이 올랐다.
3월 외식물가는 6.6% 상승했는데 이는 외환위기로 물가가 폭등했던 1998년 이후 24년 만의 최대치다. 그런데 2분기(4~6월) 곡물 수입단가가 10.4%나 또 오를 예정이라 국내 식품 가격이 더 오를 것이다.
기름값도 크게 올랐다. 휘발유(27.4%)‧경유(37.9%)‧등유(47.1%)가 크게 오르고, 다른 원자재도 모두 오르면서 공산품 물가도 뛰었다.

물가 올라 못 살겠다

물가폭등으로 노동자의 생활수준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점심 한 끼에 만 원 넘는 경우가 많아져 밥 사먹는 것도 부담스럽고, 마트에 가서 장을 보면 10만 원이 훌쩍 넘어가 뭘 집어 들기 겁난다.
그래서 마감 직전 ‘떨이’로 파는 물품을 사려는 주부들이 늘었고, 집에서 혼자 밥 먹고 술 먹고 음료 마시는 사람들도 늘었다.
화물노동자들은 기름값 부담이 월 100~300만 원이나 치솟아 ‘운행하면 할수록 손해 보는’ 상황이다. 그래서 “유가 연동 운임을 보장하는 안전 운임제 확대”, “대기업 화주의 화물노동자 운임 인상” 등을 요구하며, 빠르게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투쟁하겠다고 선포했다.

노동자는 비명, 투기꾼은 환호성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러시아산 원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이 가로막혀 물가가 더 치솟고 있다. 하지만 물가가 전쟁 때문에만 오르는 게 아니다. 자본가들의 이윤욕이 물가인상의 근저에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포함한 산유국들인 ‘OPEC+’는 유가 안정을 위해 생산량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계속 요구받았지만, 지난 8월부터 매달 하루 40만 배럴만 증산하기로 했고, 올 5월에는 하루 43만 증산으로 ‘찔끔’ 올리겠다고 했을 뿐이다.
부유한 투기꾼들은 석유, 밀과 옥수수, 그리고 다른 음식의 가격에 베팅하고 있다. 투기는 전쟁이나 가뭄의 소문이 있을 때마다, 심지어 아직 일어나지 않았어도 가격을 엄청나게 상승시킨다. 기름값·식품값이 폭등해 노동자들은 비명을 지르지만, 투기꾼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쌀값 인상을 이유로 햇반 가격을 6~7% 인상했다. 그런데 올해 3월 말에 햇반 가격을 다시 7~8%가량 올렸다. “햇반 제조에 사용되는 LNG 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런데 올해 쌀 가격이 전년 대비 10%가량 하락한 것은 가격에 반영하지 않았다. 인상 요인은 무조건 반영하고, 인하 요인은 스리슬쩍 외면!
이렇게 야비하게 가격을 올려 최대 실적을 낸 다음, 이재현 CJ 회장은 CJ제일제당으로부터 연봉 84억 원을 받았다. 2020년 연봉(28억 원)의 3배다. 84억이면 4,200만 원 받는 노동자의 200년 치 연봉이다!

물가인상엔 임금인상으로

물가폭등 때문에 세계 곳곳이 들썩거리고 있다. 페루에선 트럭기사들이 기름값 상승에 항의해 고속도로를 봉쇄하며 격렬하게 시위했다. 인도 뉴델리에선 오토바이 운전사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스페인에서도 트럭 기사들이 보름 넘게 시위해 왔다.
물가폭등에 맞서려면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카카오가 15%, 네이버가 10%, LG전자가 8.2% 임금인상을 확정했는데, 높은 인상률이 소수 기업에만 한정돼선 안 된다. 한국노총은 8.5%, 민주노총은 10% 임금인상을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저임금을 억누르려 하는데, 노동자들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지 않으려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물가인상엔 임금인상으로! 정부의 임금통제엔 노동자 단결 투쟁으로!


철도 현장신문 1면 사설(2022년 4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