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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오십억 게임을 설계한 기생충 지배자들


  • 2025-02-23
  • 175 회
완전히 다른 세상

오십억 게임! 곽상도 의원의 아들(31세)이 화천대유에서 월급 2~300만 원을 받고 6년 일한 뒤 뇌물성 퇴직금으로 50억 받은 걸 풍자한 말이다. 2019년 퇴직자 296만 명의 평균 퇴직금 1,449만원과 비교하면 50억은 하늘과 땅 차이다. 50억이면 대기업·공기업 신입사원이 12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거액이다.
박영수 전 특검의 딸(40세)도 화천대유에서 일하다가 15억짜리 대장동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분양가가 6-7억이라 차익으로 8-9억을 순식간에 벌어들였다.
화천대유 자회사 천화동인의 주주 7인은 총 3억 5천만원을 출자해 4천억 수익을 남겼다. 이런 소식을 접한 노동자들은 허탈해하고 분노한다. “7년 일하다 30대에 평생 놀고먹어도 될 돈을 받고 퇴직할 수 있다는 게 허탈하다.” “저렇게 다 해먹고 있을 줄은 몰랐다. 능력과 노력으로는 이제 따라갈 수 없으니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지배자들의 세계는 평범한 노동자들의 세계와 완전히 다르다.

썩은내 진동하는 비리 사슬

대장동 사업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 회사와 함께 그린벨트 지역이었던 대장동 일대 땅 28만 평에 아파트 5,903가구를 만든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처음엔 공영개발이었으나 민영개발로 바뀐 뒤, 결국 민관합동개발로 추진됐다. 이 민관합동사업을 시행할 민간법인으로 성남의 뜰이 설립됐고, 성남의 뜰 자산관리를 맡은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막대한 이익을 올렸다.
자금이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흘러가는지를 보면 비리 사슬이 보인다. SK 최태원 회장의 여동생이 화천대유에 초기 자금을 댄 회사에 626억원을 빌려줬다. 화천대유, 천화동인 핵심 4인방은 전직 대법관, 전직 검찰총장, 전 특검, 국회의원,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을 상대로 350억 원대의 돈을 뿌렸다고 의심받고 있다.
LH사태 때보다 더 크고, 재계와 권력 실세, 언론인 등이 두루 얽혀 있는 거대한 비리 사슬이다. 이 사회의 상층이 얼마나 썩어 있는지가 조금씩 들춰내지고 있다.

대선 판도보다 중요한 것

여야는 막말까지 퍼부으며 대장동 비리의 책임을 떠넘기기 바쁘다. 대권이 걸려 있기에 더 필사적이다. 이재명이든 윤석열이든 대장동 비리에 누가 얼마나 얽혀 있는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을 묻는 건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1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불로소득이 어디서 나왔으며, 이런 비리를 어떻게 뿌리 뽑을 수 있는가다. 이번 대장동 사업에선 원주민에게 평당 250만 원 수준으로 토지를 헐값에 강제 수용한 뒤, 평당 2500만 원에 분양해 10배의 폭리를 취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부, 지자체 관료들과 재벌, 투기업체 등이 정보와 권한을 독점한 채 택지를 개발해 수조원의 개발이익을 챙기면 아파트 분양가가 폭등한다. 주택가격이 폭등하면 노동자 민중은 빚내서 집 사든, 비싼 월세를 내든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는다. 기생충들의 막대한 불로소득은 노동자민중의 피눈물인 것이다.
대장동 비리 수사 과정에서 송파 위례 신도시도 계속 언급되고 있다. 토지를 사적으로 소유하고 주택을 돈벌이 수단으로 간주하는 세상, 한 줌 자본가들과 정치관료가 모든 정보를 움켜쥐고 있는 세상에선 민간개발이든 공공개발이든 민관합동개발이든 비리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대장동 오십억 게임과 수천억 비리의 설계자와 연루자들이 누구라고 밝혀지든 관계없이, 이런 비리의 진짜 몸통은 자본가세상 자체다.
노동자 피땀으로 기생충들의 배를 채우도록 설계된 자본가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동자들이 단결해야 한다.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2021년 10월 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