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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윤석열이든 이재명이든, 스타일은 달라도 친기업은 같다


  • 2025-02-23
  • 173 회
청년 4명 중 1명이 실업자, 비정규직 1100만,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12억이라 한 달에 100만원씩 저축해도 100년이나 걸리는 상황…. 이처럼 노동자들은 고통스러운데, 새 대통령이 나오면 이런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까?

노골적인 친기업 정치인, 윤석열

윤석열은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라고 말했다. 탄력근로제를 확대하자는 것인데, 과로사 부르기 딱 좋다.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보호가 지나쳐서” 일자리 창출이 실패했다고 주장했는데, 자본가들에게 쉽게 짜를 자유를 주자는 것이다. “민주노총”, “강성노조”를 가만두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편 “전두환도 잘 한 게 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했다. 전두환처럼 ‘경제발전’이란 미명 아래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장시간 노동, 쉬운 해고, 노조 탄압 등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할 태세다. 이런 자가 대통령이 되면 노동자의 고통은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재명은 다를까?

점점 더 친기업 본색 드러내는 이재명

이재명은 8일 보수 기독교계를 의식해 차별금지법 유보 입장을 드러냈다. 결국 10만 명의 동의를 얻은 차별금지법의 심사가 3년 뒤로 미뤄졌다. 10일 이재명은 “대기업 정규직 노조는 안온한 성”이라고 했다. 대선 후보로 확정됐으니 이제는 자본가계급으로부터 확실히 인정받으려고 대기업 노조를 희생시키겠다는 것이다.
그동안에도 이재명은 친기업 행보를 조금씩 확대해 왔다. “재벌이라고 불이익 줄 필요는 없다”며 이재용 사면을 찬성했다. 자신의 제1 공약이 ‘(경제)성장’이라고 했고, 기업을 위한 규제 완화도 자주 언급했다. 경기도 콜센터 등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약속에서도 후퇴했다.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친기업 본색을 더 적나라하게 드러낼 것이다. 세계경제의 장기불황이 코로나를 계기로 더 심각해졌기에, 자본가들은 누가 당선되든 반노동, 친기업 정책을 확실히 펴도록 강하게 압박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 5년,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을 되돌아보라.

싸우는 형제

이재명이 아무리 빈농 가정에서 태어나 공장노동자로 일했고, 시민운동가로 활동했다고 할지라도,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다. 이재명은 자본가계급의 이익에 충실했던 민주당의 대선 후보이며, 자본가계급의 뒤를 봐주는 정부의 수장이 되고자 한다.
결국 윤석열과 이재명은 스타일은 달라도, 친기업은 같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수십 년 동안 번갈아가며 집권하면서 자본가계급의 노동착취와 억압, 기만을 도와 왔다. 두 당은 험한 막말까지 퍼부으며 경쟁하지만, 그들은 싸우는 형제들일 뿐이다.
그들은 누가 더 노동자들을 잘 통제할 수 있는가, 누가 더 자본가들을 잘 보살필 수 있는가를 놓고 다툴 뿐이다. 그들은 원팀이다.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따라서 이 자본주의 체제를 더 잘 이끌 ‘괜찮은 후보’ 또는 ‘덜 나쁜 후보’를 찾으려 하면 덫에 빠진다. 이 체제는 부자들만을 위해 작동한다. 이 체제에서 노동자들은 무한경쟁, 실업, 고용불안, 빈곤, 무주택, 환경파괴, 전쟁위기 등 온갖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런 고통에서 벗어나는 건 누굴 찍느냐가 아니라 노동자의 단결투쟁을 얼마나 조직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에겐 87년 노동자대투쟁과 96-97 총파업 같은 거대한 투쟁 경험이 있다. 그 이후에도 노동자들은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이윤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자본가계급과 그 정부에 맞설 잠재력이 노동자계급에겐 있다. 그래서 투표보다 투쟁이 훨씬 중요하다!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2021년 11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