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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노동자는 뭉쳐서 싸울 때만 존중받을 수 있다


  • 2025-02-17
  • 200 회
노동자는 뭉쳐서 싸울 때만 존중받을 수 있다

매서운 칼바람보다 더 추운 건 수백만 노동자가 느끼는 고용한파다. 그리고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건 코로나 위기를 악용하는 자본가들의 거센 공격이다.

탐욕 바이러스 뿜어내는 자본가들

여행사, 호텔업계, 항공업계는 말할 것도 없고 자동차, 조선, 기계, 철강, 보험, 은행 등 전 산업에서 ‘희망퇴직’이란 해고 열풍이 불고 있다. 이스타항공(605명), 대우버스(355명) 등에선 정리해고도 서슴지 않았다.

당장 자르지 않았다고 해서 공격하지 않는 건 아니다. 임금인상 억제 및 동결, 상여금 삭감, 복지 축소, 연차 사용 촉진 등 온갖 방식으로 공격을 퍼붓고 있다.
 
현대차는 사내유보금을 자그마치 141조나 쌓아놓고도 임금을 동결했다. 지엠은 창원물류센터와 제주부품센터를 폐쇄하고, 부평 2공장도 2022년에 폐쇄하겠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를 비롯한 여러 공공기관에선 임금을 반납하게 했다.

지금 노동자들은 아주 익숙한 바이러스에 맞닥뜨리고 있다. 그것은 이윤과 자본가 탐욕이란 바이러스다.

희망을 일구는 노동자들

자본가들이 코로나를 기회로 삼아 착취 강화 공격을 퍼붓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들은 모든 곳에서 스스로를 방어해야 한다. 이미 여러 사업장 노동자가 투쟁에 나서고 있다.

역무, 매표, 고객상담, 주차관리, KTX 특송 등을 맡고 있는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 1,000여 명이 40일 넘게 파업하고 있다. 정부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서 이들을 배제했다. 그리고 ‘정규직 대비 80%로 임금인상’ 약속도 내팽개쳤다. 이 노동자들은 철도 정규직과 똑같이 일해도 정규직 대비 44.5%의 임금만 받고 있고 ‘20년 일해도 최저임금’일 뿐이다. 이런 평생 최저임금 굴레를 깨고, 정년연장 합의를 이행하게 하려고 싸우고 있다. 코로나 상황에 굴하지 않고, 정부의 임금통제에 맞서 파업하는 이들에게서 많은 노동자가 ‘희망’을 보고 있다.

급식조리원, 돌봄교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교육공무직)도 임금인상을 위해 24일에 전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했다. ‘7개월 협의했는데 고작 식대 500원 인상’하겠다고 하는 탐욕스런 자본가에 맞서 이케아 노동자 800여 명도 ‘성탄절 파업’에 돌입한다.

미래를 위한 디딤돌

우리 노동자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모든 집단적 투쟁은 정당하다. 사소한 투쟁은 없다. 당장은 승리하지 못할지라도, 이 투쟁들을 통해 노동자들은 단결과 연대를 강화하고 미래를 위한 디딤돌을 놓을 수 있다.

자본가들과 정부는 더 큰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 국회가 탄력근로제를 확대하고,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등의 노동법 개악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키지 않았는가.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자본가들을 구제하겠다고 정부가 막대한 재정(240조)을 퍼줬는데, 그 부담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려고 내년도엔 더 큰 공격을 밀어붙일 것이다. 내년도 공공기관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은 고작 0.9%다. 민간부문에서도 노동자들을 향한 공격은 거세질 것이다. 코로나는 멈출 수도 있지만 해고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살려면 집단적 투쟁으로 자본가들이 경제위기의 부담을 모두 지게 만들어야 한다. 정부가 대자본가들의 배를 살찌우려고 지원한 막대한 돈을 토해내게 해야 한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 13호 1면, 2020년 12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