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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실업, 산재, 빚투, 자살 … 청년에게 희망은 어디에?


  • 2025-02-17
  • 228 회
실업, 산재, 빚투, 자살 … 청년에게 희망은 어디에?
                         
“어디든 원서 낼 기회라도 좀 있으면 좋겠다.”, “불합격 통보라도 받아보고 싶다.”

꽁꽁 얼어붙은 고용한파 때문에 청년실업자들은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해 고용 참사로 15~29세 청년 실업률은 9%에 이르렀다. 단시간 노동을 하며 취업을 준비하거나, 취업 절벽에 절망해 구직을 포기한 사람들까지 합치면 사실상 청년 실업률은 26%에 이른다. 청년 4명 중 1명은 실업자다.

알바 자리도 구하기 힘들어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20~30대 취업자 수가 30만 명 넘게 줄었다. 방역조치로 카페나 식당 등에 손님이 줄자, 알바 자리도 많이 줄었다. 일하고 있던 청년 노동자마저 해고나 무급휴직으로 소득이 줄어 생활고를 겪고 있다.

청년실업이 심각하다 보니, 청년노동자들이 더 열악한 일자리로 내몰리면서 청년 산재도 늘고 있다. 12월 23일, 34세의 택배노동자가 과로로 또 숨졌다. 고인은 롯데택배에서 체중이 20kg 빠질 정도로,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하루 14-15시간씩 고되게 일했다. “오늘도 [배달물량이] 300개 넘음”이라는 문자는 유언장이 됐다.

빚투도 늘고, 자살도 늘고

어차피 취업도 어렵고, 취업해도 저임금에서 벗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해 ‘빚투’(빚내서 주식 투자)에 나서는 청년이 급증하고 있다. 20대는 저축액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19년 112%에서 2020년 132%로 20%나 올랐다. 저축보다 빚이 1.3배나 많은 것이다. 750조 원대 투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조차 “언제 비(주가 폭락)가 내릴지 아무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주가 거품이 터지면, 소득은 적고 빚은 많은 ‘빚투’ 청년층에겐 엄청난 재앙일 것이다.

2020년 상반기 20대 여성 자살시도자는 3,005명이고, 20대 여성 자살사망자는 296명(전년 207명 대비 43% 증가)이었다. 이런 자살 급증은 실업과 그에 따른 가난, 불안정 증대와 무관하지 않다.
 
인력충원이 절실한 현장

한쪽에선 청년실업이 심각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인력부족이 심각하다. 코로나19로 작업량이 크게 늘어난 택배, 대형마트 등에서만 인력부족이 심각한 게 아니다. 자동차공장에선 평균연령이 늘어나는데, 자본가들이 노동강도를 계속 높여 노동자들이 골병들어가고 있다. 철도에선 3조 2교대를 노동강도 강화 없는 4조 2교대로 온전히 전환하려면 안전인력 4,600명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부가 1월 13일 올해 1/4분기에 공공부문에서 83만 명을 집중채용한다고 했는데, 대부분 알바 수준의 저임금 단기 일자리다. ‘노동존중’은 말뿐이고 자본만 존중하는 정부에 기대할 건 전혀 없다.

코로나가 끝나면 일자리가 생길까? 아니다. 코로나는 이미 심각했던 경제위기를 악화시켰을 뿐이다. 이윤율이 낮다고 자본가들이 오랫동안 생산 분야에 투자하지 않아 세계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지고, 실업이 오랫동안 심각했다.

따라서 모든 실업문제를 해결하려면 ‘임금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일자리 나누기’ 같은 요구를 내걸고 실업노동자와 취업노동자가, 청년노동자와 고참노동자가 단결해야 한다. 그리고 이윤 대신 노동자의 삶을 중시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1년 1월 1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