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괴물 같은 불평등, 누가 어떻게 몰아낼 건가?


  • 2025-02-17
  • 259 회
괴물 같은 불평등, 누가 어떻게 몰아낼 건가?

오늘날 세계의 불평등은 괴물처럼 끔찍하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에서 2억 2,50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일자리가 줄고 실물경제가 침체해 하루 생활비가 6천 원 이하인 사람들이 최대 5억 명이나 증가했다. 반면 전기차 업체 테슬라 최고경영자 143조 원을 포함해, 세계 억만장자 총자산은 4,300조 원이나 늘었다.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에도 떼돈 번 부자들

삼성전자 주가가 폭등해, 이건희의 보유 주식은 19년 말엔 17조 6,000억 원이었는데 20년 12월엔 22조 원을 돌파했다. 식물인간이었다가 죽은 사람이 손가락 하나 까딱 않고 4조 4,000억 원을 벌었다. 이 돈이면 연봉 4,400만 원으로 노동자 10만 명을 신규 고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코로나로 반도체, 가전제품 수요가 늘어 지난해에 236조 원 어치나 팔았다. 영업이익도 36조 원으로 전년 대비 30%나 늘었다. 그래서 총수 일가는 배당금만으로 1조원 넘게 챙겼다.

LG전자도 사상 최초로 3조 원 넘게 벌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비대면 기업과 배달의민족, 쿠팡 같은 플랫폼 기업도 크게 성장했다. 배달노동자가 수없이 쓰러진 것이 잘 보여주듯, 자본가들은 노동자들의 피를 먹고 배를 실컷 불렸다.

빈곤의 늪에 빠지는 노동자 민중

최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공식 실업자 수는 111만 명으로 역대 최대다. 하지만 문제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는 일시휴직자가 지난해에 84만 명으로 1980년 이후 최대다.

그리고 지난해 직장 휴‧폐업, 정리해고‧명예퇴직, 사업 부진 등등의 이유로 일자리에서 쫓겨난 ‘비자발적 실업자’가 2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렇게 쫓겨난 노동자의 다수는 임시직 노동자(89만), 일용직 노동자(51만) 등 불안정 노동자층이었다. ‘비자발적 실업자’ 중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 160만 명에 이른다. 한 번 일자리를 잃으면 새로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빈곤의 늪으로 깊이 빠져들 수밖에 없다. 특히 여성과 청년들은 실업의 타격이 더 커, 빚더미에 오르고 우울증에 시달릴 가능성도 더 높다.

불평등을 부채질하는 정부

불평등이 이렇게 심각해진 데는 정부 탓도 크다. 코로나19가 퍼지자 문재인 정부는 금융안정 135조 원, 기간산업안정 40조 원 등 자본가들을 지원하는 데는 200조 원 넘게 쏟아부었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듯 긴급재난지원금만 찔끔 내놓았을 뿐, 정작 일자리를 지키거나 늘리려 하지 않았다. 가령, GM 자본이 8,100억 원의 특혜를 받고도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하는 걸 방치했다. 그리고 철도 4조 2교대 개편에 따른 인력충원을 한사코 가로막았다.

해결책은 있다

빈부는 노력 여부로 갈리는 게 아니다. 한 줌 자본가들이 코로나19를 악용해 노동 착취를 강화하고, 정부가 퍼준 돈으로 주식 투기를 확대해 불평등이 더 심해진 것이다.

불평등 심화를 막으려면 무엇보다도 노동자들이 단결해 해고와 임금‧복지 삭감 공격에 맞서야 한다. 나아가 임금삭감 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노동강도를 낮춰 일자리를 나눠야 한다.

한쪽에선 자본가가 하루 만에 수조 원까지 버는 반면, 다른 한쪽에선 수억 명이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이 기막힌 불평등 세상을 끝장낼 힘은 오직 노동자들에게 있다.

격주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1년 2월 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