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 바이러스가 안전한 백신의 빠른 접종을 막는다
2월 26일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65세 미만 요양병원‧시설 환자와 종사자가 대상이다.
하지만 국민 70%가 백신 접종을 받는 건 멀었다. 코로나 종식은 더 멀다. 왜 그럴까?
백신 생산 막는 지적재산권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해서일까? 아니다. 이번에 접종하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한국(SK바이오사이언스 경북 안동 공장), 남아공, 인도 등에서 생산하고 있다.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자체 백신 생산을 중단하고, 화이자와 백신을 공동생산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장을 6월부터 가동해 1억2,500만회분의 백신을 생산하겠다고 한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도 화이자 백신 생산에 동참하기로 했다. 왜 코로나 초기부터 이렇게 협력하지 않았는가?
제약회사들은 이윤을 위해 백신의 핵심기술을 공개하지 않는다. 이들은 백신 개발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엄청난 지원을 받았지만, 수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해 백신 기술을 공개하는 대신 이윤 극대화를 위해 백신 기술을 철저히 ‘비밀’에 붙여 왔다.
그동안 전 세계에서 1억 1천만 명 넘게 코로나에 감염되고, 250만 명 넘게 사망했지만 서로 긴밀히 협력하려 하지 않았다.
많은 과학자의 헌신적 노력 덕분에, 보통 5~10년이 걸리는 백신 개발을 10개월여 만에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제약회사가 ‘지적재산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백신생산과 보급은 인류의 필요에 비해 매우 느리게 이뤄지고 있다.
이윤, 이윤, 이윤
그동안 제약회사들은 ‘이윤’ 때문에 사스, 메르스(둘 다 코로나 바이러스다)에 대한 백신을 개발하지 않았다.
이제 그들은 ‘이윤’ 때문에 백신 개발에 미친 듯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윤’ 때문에 핵심기술을 공개하지 않아, 모든 과학자가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차단한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수억 인류의 건강과 생명이 아니라 오직 이윤, 이윤, 이윤뿐이다!
부국의 ‘백신 사재기’
부국들이 백신 사재기를 해왔다. 미국은 이미 24억 회분, 영국 3억 8000회분, 캐나다 1억 9000만회분, 일본 5억 3000만 회분 등을 확보했다. 1인당 2회 접종하는 것에 비춰 봐도, 자국 인구수보다 훨씬 많다.
2월 22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접종을 시작한 86개 국가 중 56개국이 고소득 국가였다. 중위권 국가는 30개국이었고, 저소득 국가는 아예 없었다. 빈국 주민들의 70% 정도가 모두 접종받으려면 최소 2~3년은 걸릴 것이라고 한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도 등장해 퍼지고 있다(국내에서도 2월 25일 기준으로, 영국 122건·남아공 14건·브라질 6건 등이 확인됐다). 부국에서 접종률을 높여도, 글로벌 백신불평등 때문에 빈국의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해 인류의 코로나 위기가 훨씬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런 불평등을 경고해 왔다. 백신 공동구매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윤만 노리는 제약회사들과 국익만 추구하는 강대국들 때문에 인류가 코로나에 효과적으로 공동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필요한가?
제약회사들의 탐욕 때문에 백신 공급이 늦어지고, 부국들의 사재기 때문에 인류의 공동대응이 가로막히는 건 자본주의의 심각한 병폐다. 한줌의 착취자들을 더 살찌우기 위해 수십 억 인류가 계속 희생당할 순 없다. 오늘날 인류는 백신을 전 인류에게 무료로 보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제약회사들의 특허권과 영업비밀을 폐지해 누구나 안전하고 효능 좋은 백신을 빠르게 맞을 수 있어야 한다.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1년 3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