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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노동자의 대안은 아니다


  • 2025-02-23
  • 200 회
4.7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당이 혹독하게 참패했다. 이것은 확실히 예견된 일이었다. 민주당 정부가 4년 동안 큰 잘못들을 저질러, 노동자들을 비롯한 압도적 다수로부터 크게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거듭거듭 실망하고 분노해왔다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이 승리할 수 있었던 건 박근혜 정부에 맞선 거대한 촛불항쟁 덕분이었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는 ‘노동존중’을 표방하며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선언했다. 하지만 온전한 정규직화를 하나도 해내지 않았다. 최저임금 1만 원 공약도 일찌감치 폐기했다. 올해는 최저임금을 고작 130원 올렸다.
청와대에 ‘일자리 전광판’까지 만들었지만, 대부분 저임금 단기 알바 일자리만 늘렸으며 지금은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고용참사가 이어지고 있다. 4조 2교대 개편을 위해선 4600명을 충원해야 한다고 철도노조가 요구했지만, 국토부는 아직까지 인력충원을 단 한 명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지엠 사측은 8,100억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고도 비정규직을 대량해고했다. 하지만 정부는 수수방관했다.
주 52시간 노동시간 단축을 핑계로 탄력근로제를 확대해 과로사를 부추기고 있다. 중대재해 기업 처벌법은 중대재해 기업 ‘보호법’으로 둔갑시켜 버렸다. 이제는 성과연봉제의 변형이라고 할 만한 직무급제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래서 노동자들의 실망과 분노는 계속 쌓여왔다.

LH투기가 불만의 화약고에 불을 붙였다

잘못된 부동산 정책은 노동자계급만이 아니라 수많은 중간계급한테서도 문재인 정부의 지지도를 크게 떨어뜨렸다. 정책을 25번이나 쏟아냈지만 집값은 로켓처럼 솟구쳤다.
올해 3월 서울아파트값 중위 평균이 11억에 이르렀다. 11억을 모으려면, 허리띠 바짝 졸라매 한 달에 100만 원씩 저축해도 92년이나 걸린다. 결국 수많은 노동자, 특히 청년노동자들은 평생 세들어 살아야 한다.
LH투기 사건은 문재인 정부에 치명타였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3기 신도시가 온통 투기판이고, 문재인정부와 민주당 관료들이 역대 정부 관료들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도둑놈들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임대차법 시행 직전에 본인 소유 아파트의 임대료를 대폭 올려 ‘내로남불’의 끝판왕을 보여줬다.

노동자계급의 대안이 필요하다

민주당이 심판받는 건 당연하지만, 국민의힘의 승리가 바람직한 건 결코 아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정부의 실패로부터 반사이익을 얻을 순 있지만, 실업, 빈곤, 불평등, 주거난, 여성억압, 환경파괴 같은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세력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민주당과 국민의힘 같은 지배계급의 두 파벌이 번갈아가며 집권하고, 실패하고, 권좌에서 물러나는 일이 수십 년 동안 지속돼 왔다. 시장 선거나 대선을 비롯한 모든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이기든 민주당이 이기든 노동자들에게 본질적으로 달라지는 건 없다. 노동착취에 반대한 정부가 있었는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억압하지 않은 정부가 있었는가? 노동자들을 기만하지 않은 정부가 있었는가? 부패하지 않은 정부가 있었는가?
노동자계급이 투쟁을 통해 정부를 장악하고 이 사회를 운영하지 않는 이상, 이런 현실은 앞으로도 전혀 바뀌지 않을 것이다.
노동자들에겐 대안이 필요하다. 대안은 무엇인가? 노동자들의 경제적·정치적 이해를 올곧게 대변하고, 자본가들의 세상을 뒤바꾸기 위해 현장을 중심으로 매일매일 분투하는 진짜 노동자당!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2021년 4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