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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오늘은 경제전쟁의 총알받이, 내일은 핵전쟁의 총알받이?


  • 2026-08-29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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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8월 26일

‘쓸 수 있는 핵무기’가 우리 머리 위로 오나?

트럼프가 한미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며 김정은에게 ‘대화’ 손짓을 보냈는데 이는 평화의 신호가 아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외교 성과가 절실한 트럼프의 제스처일 뿐이다.

진짜 주목할 부분은 미국이 새로운 핵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이다. 8월 5일, 미국 전쟁부(국방부) 정책 차관은 중국·러시아가 미국의 동맹국과 해외 미군기지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비해 단거리 전술핵무기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핵무기를 ‘쓸 수 없는 상징’에서 ‘실전에 쓸 수 있는 무기’로 바꾸겠다는 선언이다. 언론들에선 괌, 일본은 물론 한국도 전술핵무기 배치의 후보지로 거론하고 있다.

주한미군 사령관은 한국이 베이징(985km), 블라디보스톡(805km)까지 사정권에 두는 “독특한 이점”을 가졌다고 했다. 주한미군의 창끝이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누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 실토한 셈이다.

‘전술’핵이란 말에 속아선 안 된다. 전술핵무기인 B61-12의 파괴력은 0.3~50킬로톤 사이에서 조절할 수 있는데, 히로시마에 떨어져 14만 명을 죽인 원자폭탄이 15킬로톤이었다. 서울 용산에 50킬로톤급 핵폭탄 하나가 터지면 200만 명 이상이 죽는다. 국토가 좁고 인구가 밀집한 한반도에서 전술핵과 전략핵의 구분 따위는 무의미하다. 미국 지배자들에게 이 전쟁은 수천 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제한된’ 전쟁이겠지만, 우리에겐 절멸이다.

핵 도미노 그리고 군비경쟁

연쇄반응은 벌써 시작됐다. “핵전쟁 폭발의 임계점으로 몰아가는 중대위협”, “공격적인 핵 정책”이라고 북한과 중국이 즉각 반발했다. 미국은 박정희 정권 때 최대 763개의 핵탄두를 남한에 배치했다가 소련 붕괴 후 세계전략을 재편하며 1991년에 핵무기를 남한에서 철수했으므로, 이번에 배치하면 재배치하는 것이다. 미국의 새 핵전략은 동북아에서 핵무기 경쟁을 가속화할 것이다. 일본 지배자들은 ‘핵무기 보유‧제조‧반입 금지’라는 비핵 3원칙을 손보자고 나서고 있다. 이미 미국과 러시아는 각각 5,000개 넘게, 중국은 600개 넘게, 북한도 100개가량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

군비 확대 경쟁도 심각하다. 2025년 미국의 군사비는 1,322조 원으로 세계 전체의 3분의 1, 중국의 2.8배다. 그런데 트럼프는 내년 국방예산 요구안을 2,079조 원으로 잡았다. 전년 대비 44% 증액, 한국전쟁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2025년 기준으로 466조 원, 86조 원, 66조 원인 중국, 일본, 한국도 군사비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이런 추세를 볼 때, 미제국주의를 필두로 한 각국 지배자들은 지금 우리를 미래 3차 대전의 참화 속으로 한 발씩 몰아가고 있다.

왜 지금인가 — 경제전쟁이 군사전쟁을 부른다

이처럼 군사비가 폭증하는 광기는 어디서 오는가. 미치광이 대통령 1인의 문제가 아니다. 뿌리는 세계 자본주의의 위기와 경제전쟁 격화에 있다. 세계 최강의 경제·군사 대국인 미국은 AI와 반도체, 무역 등 여러 경제 영역에서 중국을 압박해 왔고, 중국도 이에 맞서 왔다. 이런 경쟁은 남중국해와 대만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을 더욱 높이고 있다.

한국 자본가 계급은 경제전쟁에서 노동자들을 총알받이로 쓰려 한다. 메가특구특별법을 보라. 기간제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연구개발 인력의 주 52시간 상한을 없애며,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을 안 줘도 되게 하겠다고 한다. 저들은 지금 우리를 ‘국가경쟁력’의 이름으로 자본가 이윤을 위해 밤샘 노동에 징발하려 하고, 유사시엔 ‘국가안보’라는 이름으로 미국의 패권 등을 위해 전장에 징발하려 한다.

자본가들의 이윤 경쟁을 위해 단 한 명의 노동자도 희생당해선 안 된다. 마찬가지로 지배자들의 전쟁을 위해 단 한 명의 노동자도 생명을 잃어선 안 된다. 그렇다면 출구는 어디에 있는가? 지배자들의 외교에도, 정권 교체에도 없다. 위기와 전쟁은 인간의 필요가 아니라 이윤을 위해 굴러가는 자본주의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1차 대전의 학살을 멈춘 것은 1917년 러시아 노동자 혁명과 1918년 독일 노동자·병사들의 혁명이었다. 모든 걸 생산하는 세계 노동자들이 자본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함께 나설 때만 경제위기와 침략전쟁을 모두 없앨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