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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사설
 

사회적 대화가 아니라 폭넓은 단결투쟁이 필요하다


  • 2026-10-07
  • 7 회


격주간 철도 현장신문 <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10월 7일

양경수 위원장은 10월 7일 민주노총 임시대의원대회에 경사노위 참여 안건을 직권으로 올렸다. 1999년 노사정위를 박차고 나온 지 27년 만에, 그 후신인 경사노위로 돌아가겠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이미 9월 17일에 메가특구 특별법 ‘원포인트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정부는 노동개악을 적극 밀어붙이고 있다. 메가특구 노동특례엔 주52시간제 적용 제외, 연장·야간·휴일수당 미지급, 기간제 2년에서 4년으로 연장, 외국인투자기업의 파견 허용 업종 확대 등 자본가들의 오랜 숙원이 고스란히 담겼다. 자본과 정부는 장시간 노동과 비정규직 확대를 사회 전체로 확산하기 위한 첫 발판으로 메가특구 노동개악을 이용하려 한다.

민주당 대표는 9월 7일 “정기국회 최우선 입법으로 메가특구 특별법을 통과시키겠다”고 못 박았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은 노동개악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민주노총 지도부를 들러리로 이용하려 하고 있다.

사회적 대화를 앞세운 노동개악의 역사

1998년에 김대중 정부는 노사정위에서 민주노총 지도부의 동의를 얻어 정리해고제, 근로자파견제를 관철시켰다. 그 뒤 곧바로 현대자동차와 만도기계 자본가들이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2009년 쌍용차 대량해고도 이 법을 이용했다. 파견 합법화는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노동 지옥’의 문을 열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는 노사정위에서 한국노총과 기간제법을 만들어 국회에서 통과시켰다. ‘2년 넘게 쓰면 무기계약’ 조항은 현실에서 ‘2년이 되기 전에 자른다’는 조항이 됐다.

2018년 5월, 민주노총은 노사정대표자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문재인 정부가 상여금과 식대·교통비까지 최저임금에 산입하자 반발해 탈퇴하기도 했다. 그해 11월 노사정위 후신으로 경사노위가 등장했고, 이듬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리는 합의를 내놨다.

코로나 기간인 2020년에 민주노총 관료들은 원포인트 노사정 대화를 제안했다. 잠정합의안에서 ‘고용 유지’는 ‘노력한다’는 공문구에 그친 반면, 휴업수당 감액, 근로시간 단축과 휴업에 대한 ‘적극 협력’처럼 노동자에게 불리한 내용은 구체적이었다. 대의원 805명(61.7%)이 합의안을 거부해 민주노총 집행부는 총사퇴했다. 그러자 정부와 자본은 민주노총을 빼고 협약을 체결해 버렸다.

지난 30여 년의 역사를 보면 역대 정권에서 사회적 대화기구는 언제나 노동착취 강화 도구였다. 이름이 몇 번 바뀌었지만 하는 일은 한 번도 바뀌지 않았다.

사회적 대화는 사회적 덫일 뿐

사회적 대화라는 틀 자체가 그렇게 짜여 있다. ‘노사정’ 대화 기구엔 노동자 쥐어짤 궁리만 하는 자본가 단체들이 참여한다. 그리고 정부는 ‘노동존중’이란 공문구를 아무리 내세울지라도, 이윤 체제가 잘 굴러가도록 지키는 계급 지배 도구다. 한국노총 관료들은 자본가들의 하수인일 뿐이다.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인 사회적 대화 기구에, 아무리 전투적인 민주노총 지도부가 참여할지라도 얻을 건 하나도 없다. 그런데 지금 민주노총 지도부는 전투적이지 않고 매우 타협적이다. 따라서 사회적 대화 기구에 민주노총이 참여하면, 장시간 노동, 비정규직 확대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합의하거나, ‘지금은 대화 중이니 투쟁을 자제하고 기다리라’며 소중한 시간을 허비하고 노동자들을 무기력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투쟁과 교섭도 타이밍”이라고 말한다. 타이밍이 중요하다면, 정부와 자본이 메가특구 노동개악 연내 입법이라는 시한을 정한 지금은 그들의 테이블에 앉아서 한가하게 입씨름을 할 때가 아니라 그 시한에 맞춰 투쟁을 조직해야 할 때다.

자본과 정부의 공격을 ‘대화테이블의 입씨름’으로 막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노동자의 권리를 그런 입씨름으로 쟁취한 적도 단 한 번도 없었다. 그것은 언제나 노동자 계급의 폭넓은 투쟁으로 쟁취했다.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것은 그들의 테이블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힘이다.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우리 노동자에겐 막강한 힘이 있고, 그 힘은 87년 7.8.9 노동자대투쟁과 96·97 총파업 등을 통해 역사에서 여러 차례 드러났다. 우리가 원한다면 그 힘을 다시 그리고 더 강하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