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며 아야톨라 하메네이에 맞서는 시위, 불타는 정부 건물들, 시위대를 향한 실탄 사격과 영안실에 쌓여가는 시신들… 이란에서 흘러나온 영상들은 전국으로 확산되는 항쟁과 잔혹한 탄압을 보여준다.
이 유혈 탄압은 항쟁을 진압할 수도 있지만, 그것을 더욱 격화시킬 수도 있다.
시위에 나선 사람들은 이 정권이 반대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도덕경찰이 죽인 마흐사 아미니 사건 이후 이란을 뒤흔든 청년들의 항쟁은 수만 명의 체포와 500건이 넘는 처형으로 끝났다. 그런데도 이란인들은 다시 투쟁에 나섰다.
이와 같은 대중의 용기와 투지는 종종 역사의 흐름을 바꾸어 왔다. 그렇다면 이번 항쟁은 이 반동적이고 반노동자적인 독재를 결국 무너뜨릴 수 있을까? 그것은 첫 단계가 될 것이고, 우리는 그렇게 되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이 항쟁의 원인에는 정치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 모두 존재한다.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이란에서도, 소수의 특권층과 노동하는 대중 사이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져 왔다. 부르주아지와 정권의 고위 인사들은 착취와 부패를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해 왔다. 그들은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여전히 모든 것을 누릴 수 있다!
이슬람 공화국의 특권층은 반제국주의 투쟁의 선봉을 자처한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이 "대 사탄"이라 저주하는 미국에 자기 자식들을 유학 보내고 거주하게 한다! 그들은 민중에게 신앙심, 여성 억압, 희생을 강요하면서도, 스스로는 호화롭게 살면서 서구 풍습을 흉내 낸다!
반면 민중은 물·의약품 부족과 전력난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노동자들은 몇 주, 몇 달씩 임금을 체불당하고 구매력이 붕괴돼 의식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가속화되는 궁핍화가 이제 소부르주아 계급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그동안 정권의 든든한 지지 기반이었던 테헤란 바자르 상인들마저 거리로 쏟아져 나오게 했다.
지금 수십만 여성과 남성은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느끼며 정권을 타도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정권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란 노동자들은 하나의 독재가 또 다른 독재로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성직자 집단(물라)은 1979년에 민중이 증오하던 샤[팔라비 왕조의 마지막 국왕]의 친미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혁명을 이끌며 권력을 잡았지만, 결국 스스로 또 하나의 최악의 독재를 만들었다.
역설적이게도, 여태까지 미국에서 안락한 망명 생활을 해온 샤의 아들 레자 팔라비가 이 항쟁의 지도자로 나서려 하고 있다!
이란인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사이, 수많은 독수리가 이란을 노리며 덮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학살을 중단시키겠다며 군사 개입을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위선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피를 손에 묻힌 그들 자신이 최악의 학살자들에 속한다!
실제로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자신들에게 완전히 충성하는 새로운 정권을 세우려고 책략을 꾸미고 있다. 결국 혁명수비대[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직후 창설된 무장 조직으로, 이란 현 최고지도자의 권력을 수호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내부에서도 하메네이를 대체할 후보가 나올 수도 있다.
한 가지는 분명하다. 항쟁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위에서 강요하는 해결책을 경계해야 한다. 민중에게 ‘지도자’로 제시될 인물은 대중을 억압할 능력과 미국에 대한 순응성을 기준으로 선발될 것이다. 그 인물에게 민주주의와 여성의 자유는 전혀 중요한 문제가 아닐 것이다–트럼프에게 그렇듯이!
이란 노동자들이 내일 자신들을 짓밟을 자들을 위해 피를 흘리고 싶지 않다면, 그들은 자신들의 조직과 정치적 목표를 세워 항쟁의 선두에 서야 한다. 1979년의 혁명적 상황에서 이란 노동자들은 노동자 평의회를 건설했지만, 결국 고위 성직자들에게 지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이 역사와 최근의 항쟁들로부터 교훈을 도출해야 한다.
노동자들은 항쟁에 나설 때 다른 누구의 도움도 필요하지 않았으며, 자신들을 이끌고 통치하기 위해서도 다른 누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바로 이 점을 자각할 때, 그들은 이 항쟁을 혁명으로 전환시키고 전혀 다른 성격의 체제를 탄생시킬 수 있다.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들이 이끄는 체제이며, 모든 억압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체제를 말이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 현장신문 1면 사설, 2026년 1월 12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