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선거 인형극이 거의 끝났다. 여론조사가 맞다면 노동당이 승리할 것이다. 과반수 의석을 얼마나 차지하느냐만 남아 있다.[650개 선거구 중 노동당이 412석을 차지해, 121석을 차지한 보수당을 누르고 압도적으로 승리했다.(옮긴이)]
따라서 이번 주에 수낙[보수당 출신 영국 총리]이 아무리 "세금"이나 "항복 불가"라는 말을 미친 듯이 반복해도 노동자 계급에 맞선 범죄에서 공범자인 노동당이 곧 우리들에 대한 잘못된 통치를 이어받을 것이다.
하지만 선거 캠페인이 아무리 우스꽝스럽다 해도, 오늘날 ‘망가진 영국’을 바로잡는 일이 이 부정직한 엉터리 상품 판매원들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은 웃을 일이 아니다. 이들은 모두 나이젤 패라지[극우 성향인 영국개혁당의 대표]의 극우 발, 스타머[노동당 대표]의 분홍색 발, 수낙[보수당 출신 총리]의 파란색 발로 이윤 체제를 지지하고 싶어 한다.
정치 무대에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은 전혀 없다! 노동자의 표를 얻기 위해 토리당(보수당)조차도 "세금 절감"(임금 인상이 아닌!) 운운하지만 말이다!
사회 상황이 끔찍하고 점점 더 나빠지고 있다. 그리고 중요한 건 세금이 아니라 이미 떨어진 노동자 계급의 생활 수준이다. 인구의 18%가 매일 제대로 된 식사를 해결할 수단도 없이 '절대적' 빈곤 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빈곤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고 있는데, 무너진 NHS[국민건강보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의료서비스]는 2년 후에야 진료 예약을 제공할 수 있다
사회 혼란에 대한 명확한 정치적 해답이 없는 상황에서 (아무도 감히 사회 혁명을 이야기하지 않으니) 우리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그렇다, 극우파는 해결책을 내놓는 게 아니라 편협하고 무지한 헛소리만 늘어놓는다! 경제 위기와 공공 서비스 위기의 원인은 역대 정부가 너무 많은 외국인과 이민자를 입국시켰기 때문이라는 주장처럼 말이다!
아주 오래된 주장이다. 그러나 사회 상황이 매우 끔찍해지고 주류 정치인들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계속 입증되면 영국의 나이젤 패라지나 프랑스의 마린 르펜과 같은 정치인들이 체제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투입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사회를 분열시킨다면 자본가 계급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오른쪽으로 이동한 것"인가?
일요일에 치러진 프랑스 총선 1차 투표에서 극우 정당인 마린 르펜의 국민연합(RN)은 33.1%의 득표율을 얻었다(‘국민전선’에서 ‘국민연합’으로 당명이 바뀌었음). 오는 일요일에 있을 2차 투표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정당들이 탈락한 후 유권자들이 다시 투표할 기회를 얻게 되면 국민연합은 더 높게 득표할 수도 있다.[하지만, 2차 투표 결과 신인민전선이 1위를 차지했고, 마크롱 대통령이 이끄는 앙상블 선거연합이 2위를 차지했으며, 국민연합(RN)은 3위로 떨어졌다.]
선거 분석가들은 이런 결과를 보면 유권자들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르펜이나 패라지의 고약한 인종차별주의 사상이 더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실제로 여기 언론이 말하는 프랑스의 '기록적인' 투표율은 60% 미만이었다! 프랑스 선거치고는 높을지 모르지만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60% 중 국민연합에 투표한 사람은 3명 중 1명도 안 된다. 따라서 "큰"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영국의 개혁당, 프랑스의 국민연합, 미국의 트럼프 등 극우 세력이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분명 걱정스러운 일이다. 이런 정당과 정치인들이 정권을 잡는다면, 이미 매우 조여든 노동착취의 나사를 더욱 조이고 싶어 하는 자본가 계급에게 잘 맞을 수 있다. 자본가들은 인종주의가 노동자들을 서로 분열시키기에, 전체 노동자 계급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는 희망, 즉 더 나쁜 조건을 우리한테 관철할 수 있다는 희망으로 이 극우 세력들을 이용할 수 있다.
케냐의 젊은이들이 영웅적으로 길을 보여주다
다시 한 번 말하자면, 투표의 결과가 어떻든, 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즉 민주주의의 자본주의적 버전에서 노동자 계급이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수단은 하나뿐이다. 그리고 그것은 기도하는 것이 아니다.
편협한 영국 언론들은 외면했지만, 케냐[아프리카 동부에 있는 나라, 1963년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다]의 실업 청년들은 지난주에(그리고 그 전 주에도) 정부에 맞서 거리로 나와 유류세를 두 배로 인상하는 재정 법안을 철회하고, 다른 많은 필수품에 대한 세금 인상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루토 대통령의 무장 괴한들은 시위대를 향해 총을 쏴 23명을 죽였다. 그래도 청년들은 굴하지 않고 거리에 남아있었다. 이제 그들은 루토 대통령이 법안을 철회하게 만들었다.
유럽의 노동자 계급이 현재로서는 아프리카 형제자매들이 직면한 박탈과 폭력에서 벗어나 있을지 모르지만, 한 가지 교훈은 얻을 수 있다. 거리와 직장에서 행동할 때만 생활 수준을 지킬 수 있고, 절실히 필요한 사회 변화도 쟁취할 수 있다.
그러나 케냐의 젊은이들도 알게 되겠지만, 단순한 행동만으로는 그 누구도 멀리 나아갈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현지에서 독립적인 정치 조직이 필요하므로, 노동자 계급이 자신들의 정당을 빨리 건설할수록 좋다. 물론 그 정당은 투표를 위한 정당이 아니라 투쟁을 위한 정당이어야 할 것이다!
출처: 영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워커스파이트 현장신문 사설, 2024년 7월 3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