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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학문의 자유에 대한 공격은 다가올 많은 일의 징조다


  • 2025-03-05
  • 3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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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일란 파페 교수

 

최근까지 이스라엘 역사학 교수였던 일란 파페는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연설하기 위해 디트로이트를 방문했다. 정부 요원들이 디트로이트 메트로 공항에서 그를 멈춰 세우고,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디트로이트 지역의 아랍인 및 무슬림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추궁했다. 경찰은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내용을 복사한 후 돌려줬다.


파페 교수는 나치 독일에서 팔레스타인으로 피난 온 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이다. 그는 오랫동안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억압을 거침없이 비판해 왔지만, 하마스에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는 이런 입장 때문에 이스라엘의 대학 교수직에서 쫓겨난 후, 현재 영국에 거주하고 있다. 경찰한테서 풀려난 후,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신생 이스라엘의 대부분 지역에서 처음 쫓겨난 '나크바' 76주년을 맞아 앤아버[미국 미시간주 남동부 도시]에서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대상으로 연설했다. [‘나크바’란 아랍어로 ‘대재앙’이란 뜻으로, 1948년 5월 15일 이스라엘 건국에 떠밀려 팔레스타인 민족 70만 명이 고향 땅에서 쫓겨난 사건을 가리킨다. 올해가 ‘나크바’ 76주년이다.] 그는 이후 디어본, 디트로이트, 펀데일 지역에서도 연설했다.


일란 파페 교수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탄압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우를 용기 내어 비판한 학자들에 대한 광범위한 공격 패턴의 최신 사례일 뿐이다. 컬럼비아 대학교, 텍사스 공대, 뉴욕 대학교, 애리조나 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워싱턴 대학교의 교수들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작전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정직 또는 해고를 당했다. 일부 교수가 단순히 가자지구 민간인 사상자를 논했다는 이유로 징계받았는가 하면, 다른 일부 교수는 징계에 대한 명확한 이유조차 설명받지 못했다.


3월 말, 그렉 애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대학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행위에 대처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하며 각 대학에 ‘퇴학을 포함한 적절한 처벌 방칙’을 세우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팔레스타인 연대 위원회’와 ‘팔레스타인 정의를 위한 학생들’ 같은 단체 이름을 거론하며, 방칙을 위반한 학생들에 대해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유대주의에 맞선다는 많은 '투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한 폭력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문의 자유에 대한 이 모든 공격은 1950년대 매카시즘의 최신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다행히도 몇몇 학교의 교수진은 많은 학생의 시위를 본보기로 삼아 스스로 반격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들은 컬럼비아, 바나드 대학, 텍사스 대학 등에서 파업과 업무 중단을 단행했는데, 이는 옳은 행위다.


이런 시위는 많은 노동자의 삶에서 멀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노동자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런 공격의 배후에 있는 부유한 지배층은 우리 노동자들이 우리 자신의 임금과 노동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투쟁할 때, 노동자들을 공격할 준비가 훨씬 더 잘 돼 있으리라는 사실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5월 20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