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프랑스 트로츠키주의 그룹 LO(노동자투쟁)의 주간 신문 6월 12일자(2915호) 기사를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한 다음,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6월 10일 저녁, 주요 좌파 정치 조직의 대표들인 녹색당의 마린 톤델리에, 사회당의 올리비에 포르, 프랑스공산당(PCF)의 파비앙 루셀,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마누엘 봉파르가 나란히 나와 "좌파의 모든 휴머니스트, 노동조합, 단체 및 시민 세력을 하나로 모으는 새로운 인민전선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일부에선 많은 의원이 국회의원 자리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기에, 유럽의회 선거운동 기간에는 전혀 보이지 않던 대동단결이 갑자기 솟구친 것이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다른 한편, 이런 추진력은 라파엘 글뤽크스만 같은 사람들의 요구 때문에 제한되고 있다. 라파엘 글뤽크스만은 유럽의회 선거를 위해 사회당과 (프랑스 정치단체)플라스 퍼블리크가 만든 연합의 대표인데, 그는 가족사진을 망칠 수 있는 인물이다.[참고로, 라파엘 글뤽크스만은 올해 4월, 팔레스타인 지지 단체가 시앙스포(파리 정치대학)를 점령했을 때 강제로 철수시킨 행동이 정당하다고 주장한 보수적 인물이다. 따라서 ‘가족사진을 망칠 수 있다’는 것은 이런 인물이 결합한 신 인민전선은 한계가 많다고 비꼬는 표현인 듯하다.]
그러나 극우파가 부상하는 것을 정당하게 우려하는 사람들에 대한 응답으로 다양한 좌파 정당은 다시 한 번 "길을 막기 위해" 기획된 선거 연합에 지나지 않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는 재앙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세력"이라고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부대표 클레멍틴 오탱이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재앙이 왜 일어났는가? 그녀나 사회당, 공산당, 녹색당 대표 중 누구도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있다. 이들 모두가 극우 세력의 부상에 대한 자신들의 책임을 사람들이 잊어버리도록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좌파 연합, 공동 강령 및 그 변형은 모두 성공적이었다. 좌파 연합은 이미 1981년에 집권했다. 이 정부엔 공산당 출신 장관들도 포함됐다. 그리고 의회에선 좌파가 압도적 다수였다. 하지만 이 좌파 정부는 전임 우파 정부와 동일한 정책을 추구했다. 임금 동결을 결정한 것이 바로 이 좌파 연합 정부가 아니었는가? 그 후 여러 좌파 정부는 연금개악 등 우파 전임 정부들이 추진한 정책을 번복한 적이 없다. 노동자 계급 전 부문의 기대를 이렇게 저버리자, 노동자 계급의 사기는 크게 떨어졌고, 현재 국민연합(RN)으로 불리는 국민전선이 부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신 인민전선의 목표는 클레멍틴 오탱의 말을 빌리자면 “좌파의 선거 성적을 모두 합해 정치적 역관계를 바꾸는 것”이다. 따라서 이것은 득표율 계산의 문제다. 하지만 국민연합(RN)의 사상에 맞서 싸워야 할 실제 전투는 어떻게 되는가?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왜냐면 좌파의 대표자들도 모두 같은 민족주의에 편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당과 플라스 퍼블리크는 서구 자본가들의 이익을 위해 러시아 올리가르히들[러시아 신흥 재벌]의 이익에 맞선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정당화하려고 호전적 발언을 계속해서 해왔다. 공산당이 "프랑스를 일으키자"고 얘기하고, 프랑수아 루팡이 "프랑스를 사자"고 얘기하며, [국민연합 대표] 바르델라가 "프랑스가 돌아오고 있다"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국민연합의 사상에 맞선 실제 전투는 아주 작을 뿐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좌파 정당 지도자들 중에는] 사회 전체에 대한 자본가들의 독재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수년 동안 좌파 정당의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의 의식을 흐리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그래서 오늘날 많은 노동자가 국민연합에 투표하면서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투표한다고 생각할 정도다. 흐름을 바꾸려면 계급의식을 되살려야 한다. 즉, 자본주의가 경제 위기, 기후 변화, 전쟁에 전적으로 책임이 있기에 철폐해야 한다는 신념을 되살려야 한다. 이것이 실권자들의 극우 용병이 표방하는 사상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벽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신문, 2024년 6월 17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