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프랑스 트로츠키주의 그룹 LO(Lutte Ouvrière, 노동자투쟁) 주간신문 9월 11일 자(제3032호)로 실린 것으로,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옮겼고 우리가 다시 한글로 번역했다.}
구 동독 지역에 위치한 인구 210만 명의 작센안할트 주에서 9월 6일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는 주 경계를 넘어 막대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극우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 이하 독일대안당)'은 2021년 득표율의 두 배가 넘는 44%의 표를 획득했다. 이로써 독일대안당은 주의회에서 단독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직전에 도달했다.
투표율은 80%에 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보수 성향의 기독민주연합(CDU)은 2021년 37%에서 17%로 폭락했다. CDU가 2002년 이래 이 주를 통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패배는 더욱 충격적이다. 이런 결과는 프리드리히 메르츠(CDU)가 이끄는 연방정부에 대한 대대적인 심판에 해당한다. 좌파당, 사회민주당(SPD), 녹색당은 각각 9% 안팎의 득표율에 머무르며 크게 뒤처졌다.
독일대안당은 [작센안할트 주에서] 단독 내각 구성에 필요한 42석에 불과 3석 모자란 39석을 확보하게 된다. 주의회에 입성한 정당 중 공식적으로 독일대안당과 연정을 구성하겠다고 표명한 곳은 전무하다. 그러나 물밑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득표율 5%를 간신히 넘긴 자라 바겐크네히트 동맹(BSW)이 캐스팅보트 역할[자기 힘으로 직접 정권을 잡을 순 없지만, 누구를 권좌에 앉힐지 좌우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바겐크네히트는 독일대안당과 유사한 반(反)이민 기조를 내세워 좌파당에서 분열해 나온 인물이다. 1945년 이래 최초로 독일의 한 주가 극우 정권의 지배를 받을 위기에 직면했다.
독일대안당의 울리히 지크문트 후보가 거둔 성과는 치밀한 마케팅의 결과이기도 하다. 소셜 미디어상의 상시적 노출, 유권자와 사진 촬영하기, 마을 축제 방문, 홍보용 기념품 공세, 자기 얼굴이 박힌 상품 판매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는 '평범한 이웃'이라는 대중적 이미지를 구축했으나, 이는 그의 급진적인 극우 강령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이런 선전의 이면에서 지크문트는 이주민에 대한 강경 탄압을 촉구하고 있다. 그는 이민을 범죄와 동일시하며, '시민 자위대' 창설을 지지하고, '너무 좌경화됐다'고 낙인찍고 학교 교육과정과 교원들을 공격한다. 또한 성소수자(LGBT) 권리에 적대적이고 낙태권 제한을 주장하며, 사법부가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비난한다. 그는 2023년 포츠담에서 극우 세력이 모여 이주민과 외국계 독일 시민의 국외 추방을 도모한 이른바 '재이주(remigration)' 비밀 회동에도 가담한 바 있다.
사회 복지 부문에서 독일대안당은 임대료 부담 완화, 에너지 요금 인하, 병원 확충을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현재 '우크라이나 지원'에 투입되는 재정을 연금 인상과 대중 구매력 제고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저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도입을 재개하기 위해 대러시아 경제 제재를 해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민중의 분노에는 실체적 근거가 존재한다. 메르츠 총리는 기록적으로 단기간에 역사상 가장 많이 민심을 잃은 총리로 전락했다. 그러나 그의 오만함만이 원인은 아니다. 현 정부는 노동자들의 생활 수준과 노동 조건을 겨냥해 전례 없는 수준의 공세를 연달아 가하고 있다. 의료, 연금, 실업 수당, 노동 시간, 공공 서비스 전반이 그 대상이다.
이런 사태는 구매력 저하와 미래에 대한 극심한 불안 속에서 전개되고 있다. 자동차와 화학을 망라한 주요 기간산업체들은 일제히 공장 폐쇄와 수만 명 단위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발표하며 충격을 주고 있다.
작센안할트 주는 독일에서 가장 가난한 주 가운데 하나다. 이 지역은 수년간 높은 기업 폐업률, 평균을 넘는 실업률, 청년층을 중심으로 한 인구 감소로 난항을 겪어 왔다. 독일대안당에 쏠린 표심은 집권 기득권 정당들을 응징하려는 대중의 의지를 반영한다.
조만간 동부의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와 베를린에서 두 차례의 지방선거가 추가로 치러질 예정이다. 9월 7일 전일 선거 결과에 관해 입장을 밝힌 메르츠는 CDU(기독민주연합)-SPD(사민당) 연립정부의 '개혁'을 지속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이는 기만적 수사에 불과하며, 이런 태도는 유권자들이 더 빠르게 CDU에서 이탈해 극우 세력을 지지하게 만들 수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6년 9월 14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