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시위에 나선 학생들(위)과 “파업(grève)”이라고 적힌 피켓을 든 노동자들(아래)
고등학생과 대학생들의 투쟁이 계속되고, 치솟는 기름값이 수백만 노동자의 목을 조르는 가운데 정부는 진땀을 흘리고 있다. 사태를 수습해 보려고 르코르뉘 총리와 교육부 장관이 몇 가지 대책을 발표했다.
청년들의 요구에 답한다며 그들은 당장 배치할 자리가 없던 대체 교사 3,024명을 “찾아냈다”. 모자에서 토끼를 꺼내는 마술사보다 한 수 위다! 실제로는 교사 부족이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쪼개서 배치하라고 교육청들에 지시한 것뿐이다.
마크롱[대통령]이 즐겨 쓰는 또 다른 생색내기도 있다. ‘노란 조끼’ 운동 때처럼 불만을 올릴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든다는 것이다. 아예 무료 상담 전화도 개설하지 그래?
뜻밖이었던 것은 연료 가격에 관한 발표였다. 르코르뉘[총리]는 앞으로 몇 주 안에 기름값을 리터당 12~18상팀[약 200~300원]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지금까지는 털끝만큼도 양보하지 않으려 했던 그다. 청년들의 저항이 한창인 바로 이때 이렇게 발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부는 이번 주에도 수십만 청년이 거리로 나올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것은 여기에 노동자들의 투쟁이 합류하는 것이다.
SNS에서는 치솟는 기름값에 항의하자며 10월 17일 토요일이라는 날짜가 퍼지고 있다. 그날이 다가오자 정부는 저항의 불씨를 미리 끄려 한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의 분노를 드러내고 정부를 더 세게 압박할 때다!
뼈 빠지게 일하고 허리띠를 졸라맬수록 삶은 더 팍팍해진다. 휴가 예산을 줄인 데 이어, 이제는 차로 조금 움직이는 것까지 계산해야 하는 처지다. 난방유 탱크를 가득 채우는 것을 포기한 사람은 또 얼마나 많은가?
설령 리터당 12~18상팀 인하한다 해도 지난 몇 년간의 가격 폭등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약속이다. 그 정도로는 위기 이전 가격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주유소에서 갈취하는 것은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문제는 기름값만이 아니다. 가스, 전기, 식료품 가격도 문제다. 폭등하는 집세, 대출 이자, 보험료도 문제다. 모든 것이 오르는데 임금과 각종 수당, 연금만 오르지 않는다. 이제는 “그만!”이라고 외쳐야 한다.
임금은 너무 오랫동안 물가 상승을 따라잡지 못했다. 대폭적인 임금 인상 계획이 필요하고, 임금을 다시 물가에 연동시켜야 한다.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살려면 오늘날 최소 2,200유로[약 332만 원]는 있어야 한다. 그러니 최저임금 2,200유로를 요구하자!
배당금을 늘릴 돈은 있다. CEO들에게 수십억 원씩 줄 돈도 있다. 한 줌의 최상층 특권층이 누리는 꿀보직에 쓸 돈도 있다. 이제 그만! 그 돈은 임금을 올리는 데 쓰여야 한다!
우리를 착취하고 주머니를 터는 것으로도 모자라, 정부와 대기업은 손을 맞잡고 ‘사회 전쟁 예산’을 준비하고 있다[정부와 자본가들이 노동자·서민을 위한 예산을 깎는 방식으로 ‘사회 전쟁’을 치른다는 뜻]. 공공부문에서 3인이 퇴직하면 2인만 충원하고, 가족수당을 깎으며, 주거보조금을 동결하고, 의약품을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서 빼고, 사회복지·주거·지방자치단체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퇴직자들의 주머니에서 50억 유로[약 7조 5천억 원]를 빼앗으려 한다[프랑스 정부는 일부 퇴직자에겐 물가가 올라도 연금을 올려주지 않고, 퇴직자의 연금 소득 공제도 축소하려 하고 있다]. 반면 기업 이윤에 대한 추가 과세는 20억 유로[약 3조 원] 줄이고, 거대 자산가들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걷으려는 시도조차 포기했다.
해마다 정부와 대기업은 우리 삶에 가장 필수적인 것들을 부숴 왔다. 바로 이것이 청년들의 정당한 반란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정부와 대기업을 정말로 멈춰 세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노동자들에게 있다.
10월 17일은 SNS에서 시작돼 옛 ‘노란 조끼’ 참여자들이 퍼뜨린 날짜다. 하지만 노동조합들도 함께할 것이다. 지역에서는 이미 노조와 활동가들이 참여를 호소하고 있다. 어떤 경우든, 결정하고 조직하는 것은 투쟁에 나서려는 노동자들 자신이어야 한다.
고등학생들이 보여주듯, 싸워야만 존중받을 수 있다. 그러니 청년들이 열어젖힌 틈으로 함께 뛰어들자! 돈은 임금과 일자리와 교육에 쓰여야 한다. 주주들과 무기 장사꾼들에게 가서는 안 된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노동자투쟁) 2026년 10월 12일자 현장신문 사설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