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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스페인: 주택은 없고, 투표함만 있다


  • 2026-10-24
  • 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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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단체 LO(노동자투쟁)의 주간신문 10월 9일자( 3036호) 기사를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번역하고, 우리가 다시 한글로 옮긴 것이다.}

주택 위기에 항의하는 거대한 운동이 스페인 전역의 거리를 메웠고, 결국 10월 5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의회를 해산했다. 적어도 선거에서만큼은 이겨 보겠다는 속셈이다.

9월 23일 전국에서 수십만 명이 거리로 나선 계기는 87세 마리아 델 카르멘 아바스칼(애칭 마리카르멘)의 강제 퇴거였다. 마드리드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는 지금도 수십 개의 텐트가 늘어서 있다. 2011년 인디그나도스(‘분노한 사람들’이란 뜻) 운동 때의 광장 점거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상설 집회다. 지방정부 청사 창문 아래, 하원에서 550미터밖에 안 떨어져 있는 거리에서, 집을 잃은 사람들과 세입자노조 활동가들이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노동자, 노조원, 청년, 은퇴자, 여러 단체의 대표들이 이 운동을 지지하러 찾아오고, 때로는 자기 투쟁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이 운동이 거둔 첫 번째 성과는 마리카르멘의 퇴거가 며칠 만에 취소돼 그녀가 집으로 돌아간 것이다. 두 번째 성과는 주택 문제를 가장 중요한 쟁점으로 만든 것이다. 그전까지 언론을 지배하던 반(反)이민 캠페인은 뒷전으로 밀렸고, 정부는 긴급 법안을 통과시키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산체스[총리]는 의회 과반을 확보하지 못했기에, 퇴거를 중지하고 임대료 인상을 제한하는 자신의 법령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와 장관들은 갑자기 투기 펀드에 맞서 노동자 계급의 주거권을 지키는 열렬한 옹호자로 변신했다. 심지어 ‘자본주의’라는 말까지 입에 올릴 줄 알게 됐다.

산체스가 의회 해산을 발표하고 11월 29일로 총선 일정을 잡은 것은 분명히 시위를 가라앉히려는 것이다. 사람들을 ‘선거만 기다리는’ 막다른 길로 이끌려는 것이다. 또한 임차인의 부담을 덜기 위한 조치에 우파가 한목소리로 반대표를 던졌다며 그들에게 책임을 돌려, 자기 정부가 신뢰를 잃은 데 따른 타격을 줄이려 한다. 산체스는 이제 “훨씬 더 폭넓은 진보 다수파”가 있어야 노동자들을 위한 입법을 더 자유롭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사회당이 이끈 8년간의 ‘진보’ 정부 아래에서 주택 위기가 오히려 악화됐다는 사실은 지워지지 않는다. 산체스가 총리직을 한 번 더 따낸다 해도, 주택 위기의 피해자인 수십만 명은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6년 10월 12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