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프랑스] 정당한 반란, 노동자들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 2026-10-24
  • 9 회

photo_2026-10-24_20-01-39.jpg

 

※ 사진 설명: 손 피켓 문구는 “볼로레, 너 잠을 못 자고 있지?”라는 내용이다. 볼로레는 프랑스의 억만장자이며, 미디어·출판·광고 등을 장악한 재벌인 뱅상 볼로레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시위를 왜곡 보도하는 언론 재벌에 대해 ‘우리가 가만두지 않겠다, 편히 잠들 생각 마라’고 경고하는 듯하다.(사진 출처_LO 홈페이지)


정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17일 시위엔 55만 명 넘게 참가했다. 이는 10월 6일 고등학생 시위 때보다 두 배나 많은 숫자다. 모든 도시에서 그야말로 거대한 인파가 물결을 이뤘다. 젊은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더 나은 교육 여건을 요구했고, 하루하루 버티며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 신물이 난다고 외쳤다.


그러나 언론이 떠들어대는 것은 이들의 요구도, 거대한 행렬의 열광적인 기세도 아니다. 경찰과 격렬하게 충돌한 것, 상점 약탈,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공공장소 파괴가 주로 보도되고 있다.


이 두 측면은 서로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둘 다 불평등과 부당함이 커지면서 터져 나온 동일한 분노를 반영한다. 실제로 점점 더 많은 청년과 노동자가 자신들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려면무언가를 부수고 경찰과 맞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권력자들이 민중의 고통에 귀를 닫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최소한의 생존 조건이라도 쟁취하려면 단호하게 싸워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투쟁이 수백만 명이 함께하는 투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부수기 위한 파괴는 그런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물건 하나하나의 가치가 얼마나 큰지, 그것을 만들고 유지하는 데 얼마나 많은 노고가 필요한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건물과 작은 가게들이 부서지는 모습을 보고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이런 폭력이 권력자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겠는가?


곤봉에 의존하는 정치


정부는 자신이 조성하는 데 한몫한 이 내전 같은 분위기를 이용하고 있다. 정부는 먼저 상황이 악화되도록 방치했고, 그다음에는 도발과 경찰 폭력을 늘렸다. 청년들에게 내놓을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일요일 저녁 담화에서 이를 다시 한번 보여 줬다. 권위주의적으로 허세를 부리며 시위를 금지하겠다고 위협한 것 말고는 내놓은 것이 없다!


정부는 민중에게 단 한 푼도 양보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예산안에서 이윤에 대한 추가 과세를 줄여 막대한 부를 쌓은 대기업들에 25억 유로[약 3조 7천억 원]를 선물하고 있다. 석유 회사들은 우리를 희생시키며 수십억을 챙기고 있는데도 말이다. 정부는 요구에 응답할 줄 안다. 그 요구가 대부르주아지와 주주, 억만장자에게서 나올 때는 말이다!


그러니 청년들이 학습 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것을 아무것도 얻어 내지 못하고, 우리 노동자들이 이제는 필요한 물건조차 제대로 살 수 없으며, 이동하는 것조차 줄여야 할 상황에서 분노하는 것은 당연하다. 10월 17일 이후에도 투쟁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


노동 현장의 많은 여성 노동자와 남성 노동자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아 투쟁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경찰과 충돌할까 봐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발휘할 수 있는 힘은 지금까지 거리에서 봤던 그 어떤 시위 대열의 힘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


힘과 조직 능력은 노동자들에게 있다


우리 노동자들은 바리케이드를 쌓고 상점 유리창을 깨뜨리는 것으로 자본주의에 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보다 정부와 대자본가를 압박할 수 있는 힘을 천 배는 더 많이 갖고 있다. 우리가 생산 체계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이윤과 자본은 우리의 노동에서 나온다. 이 사실은 우리에게 막강한 힘을 준다. 이 힘을 우리 이익을 지키고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는 데 써야 한다.


노란 조끼 운동의 약점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토요일마다 시위하고 로터리를 점거하는 것보다 더 효과적으로 싸울 수 있다. 파업과 사업장 점거라는 노동자의 무기를 쓰면, 우리 투쟁을 우리 손으로 통제할 수도 있다.


가장 위대한 승리들은 투쟁이 기업과 작업장의 한복판으로 옮겨 갔을 때 쟁취됐다. 투쟁이 엘리제궁을 차지한 꼭두각시[대통령]만이 아니라 그 주인인 자본가들까지 겨냥했을 때 말이다.


1968년 5~6월이 역사에 남고 노동자와 여성, 청년에게 새로운 전망을 열어 준 것은, [대학이 밀집한]파리 라탱 지구에서 벌어진 바리케이드 전투와 차량 방화가 결국 1,000만 노동자를 일어서게 한 3주간의 총파업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노동 계급이 본격적으로 합류하느냐가 지금 프랑스를 뒤흔드는 이 투쟁의 미래와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 일터에서 이 문제를 토론하고,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조직하자.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노동자투쟁) 1면 사설, 2026년 10월 19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