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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마르크스
국제
 

[사설] 가자지구의 대규모 굶주림 –미국 정부가 방조하고 있다


  • 2025-09-04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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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그의 중동 외교사절과 미국 대사를 홍보성 외교 방문에 보냈다. 명목상으로는 그들을 뺀 나머지 세계 사람들이 이미 경악하며 지켜보고 있던 가자지구의 참상―남성, 여성, 그리고 특히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지금 가자지구에는 마치 나치 강제수용소의 어린이들을 떠오르게 하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존재한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이미 100명 넘게 굶어죽었으며, 더 많은 이가 죽음의 벼랑 끝에 놓여 있다. 가자의 의사들은 또 수백 명이 영양실조로 다른 질환이 악화돼 목숨을 잃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충분한 음식이 공급됐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다.


의료 전문가들은 가자에서 살아남는 아이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처럼 어린 시기에 겪는 영양 부족 때문에 신체적·정신적으로 영구적인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가자지구의 기아는 농작물 흉작이나 자연재해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다. 식량은 충분히 존재한다! 이 굶주림은 이스라엘 시온주의 정권이 의도적으로, 그리고 체계적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수천 대의 식량 수송 트럭이 이스라엘 당국 때문에 가자지구로 들어오지 못했다. 이런 대규모 기아는 네타냐후 정권이 팔레스타인 민중을 상대로 벌이고 있는 전쟁의 일부다.


2023년 10월,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감행해 천 명 넘게 죽였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를 침공하며 전쟁을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전쟁의 목표가 하마스라고 주장했지만, 그들의 무기와 폭격은 대부분 가자지구의 민간인들을 향했다.


가자 보건부는 6만 명 넘게 사망했고, 그중 대다수는 여성과 아동이라고 밝혔다. 또 수천 명이 학교와 병원을 포함해 건물의 70% 이상이 파괴된 가자의 잔해 속에 묻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가자지구를 점령하는 동안, 이스라엘군은 국경을 통제하며 식량 반입을 허용할지 말지, 허용한다면 언제 허용할지를 결정해 왔다. 유엔과 다른 구호 단체들이 일부 식량을 공급했지만- 이것은 기껏해야 사람들을 간신히 연명하게 할 정도였다. 그러나 3월에 이스라엘 정권은 대규모 기아 사태가 올 것이라는 경고를 듣고도 모든 식량 반입을 전면 중단했다.


5월에는 식량 배급소 몇 곳이 열리긴 했지만, 이마저도 역시 이스라엘군과 미국 계약업체들이 통제했다. 또한, 가자지구의 200만 명이 넘는 주민 대부분은 배급소에 도달하기 위해 수 킬로미터를 걸어가야 한다. 그들은 굶어 죽을 위험을 감수할지, 아니면 총에 맞아 죽을 위험을 감수할지를 선택해야 했다. 왜냐하면 이스라엘군이 이 배급소에서 군중을 향해 발포해 이미 천 명 넘게 죽였기 때문이다. 이는 이스라엘 정권이 자행하는 팔레스타인 제노사이드의 연장이다!


그러나 이런 대량 학살과 집단 기아에 책임이 있는 것은 이스라엘 정권만이 아니다. 지난 수십 년 동안처럼 지금도 이스라엘 정권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는 미국 정부 역시 공범이다!


미국 제국주의는 이스라엘을 자국의 중동 경찰로 활용해 왔다. 민주당 정부 시절이든 공화당 정부 시절이든 미국은 이스라엘에 막대한 군사적 지원을 제공해왔다. 미국의 자금과 무기로,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가장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게 됐는데, 이는 중동 민중에 맞서 미국 석유회사와 은행들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날, 그 미국의 자금과 무기들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을 굶주리게 하고 살해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트럼프는 가자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기 위해 사람들을 보낼 필요가 없었다. 이스라엘이 식량 반입을 전면 차단할 때 그것을 지지한 것이 바로 그의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바이든은 이스라엘이 가자의 병원에 폭탄을 투하할 때 이를 지지했다. 수십 년간 미 제국주의는 공화·민주 정권을 막론하고 이스라엘의 중동 전쟁을 지원해 왔다.


이스라엘 정권과 미국 정부의 이해관계가 언제나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가자에서 벌어지고 있는 학살과 기아에 대해 양측 모두 책임이 있다. 그들 모두의 손에는 피가 묻어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1231호(2025년 8월 4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