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 대 웨이드 판결[낙태를 합법화한 1973년 미국 대법원 판결]을 뒤집는 쪽으로 대법원이 초안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민주당이 낙태권 수호자인 척하고 있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인 척 슈머는 민주당이 낙태권을 방어하기 위한 새 법안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으려고 하는 역사적 상황에서, 모든 상원 의원은 스스로 어느 편에 설지 밝혀야 할 것이다.”
굳세 보이지만, 단지 공문구일 뿐이다!
대법원 의견이 최근에 알려지기 전인 올해 2월에, 민주당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연방법으로 성문화하는 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하원에서 통과됐지만, 상원에선 민주당이 다수인데도 46 대 48로 통과되지 않았다. 공화당이 법안을 저지하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하면 민주당한테 60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민주당은 이 법안을 도입하기 전에 실패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다.
사실,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나온 지 몇 년 후에, 공화당과 민주당은 특히 가난한 노동자계급 여성이 낙태하기가 더 어렵게 만들려고 했다. 1976년 하이드 수정안을 통과시켰는데, 이 수정안은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장 제도]가 돈이 없는 여성을 위해 낙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금지했다. 당시 민주당의 지지가 없었다면, 이 수정안은 통과될 수 없었다. 왜냐면 민주당이 상원은 60 대 37로, 하원은 291 대 144로 다수를 차지해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미 카터 민주당 대통령은 이 하이드 수정안을 법률로 승인했다.
수정안이 효력을 발휘하기 전 마지막 해인 1976년에 30만 저소득층 여성이 메디케이드를 통해 낙태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년 후엔 메이케디드가 오직 연 3000명에게만 비용을 지불했다.
하이드 수정안은 해마다 승인이 필요했는데, 양당 정치인들은 계속 찬성투표를 했다. 지금 바이든 정부 때처럼 클린턴 민주당 정부 때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다수였는데도 그랬다. 그리고 오바마 정부 때 민주당은 상원과 하원 모두를 통제했을 뿐만 아니라, 상원에서 필리버스터를 통한 의사진행 방해를 겪지 않을 만큼 한동안 다수를 이루고 있었다.
바이든은 상원 의원이었을 때, 하이드 수정안을 유지하는 데 계속 찬성투표를 했고, 1983년엔 강간과 성폭행의 경우에도 낙태를 금지하자고 할 정도였다.
이 하이드 수정안의 통과가 각 주에서 낙태를 더 규제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줬다. 각 주에서 낙태를 규제하려는 시도를 주로 공화당이 했지만, 민주당은 이런 시도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심지어 그들이 주지사를 맡고, 주 의회에서 다수를 차지한 경우에도 말이다.
민주당은 지금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위험을 이용해 낙태권 지지자들이 올해 선거에서 민주당을 적극 지지하게 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난 50년 동안 낙태권에 대한 공격에 그들이 기꺼이 함께해 왔기에 민주당에 기대를 거는 건 몽상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2년 5월 9일자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