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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아프간 철군은 제국주의의 참상을 보여준다


  • 2025-02-23
  • 343 회

{이 글은 프랑스 혁명적노동자조직 LO의 현장신문 1면 사설이다. 미국 스파크 그룹이 영어로 옮겼고, 우리가 한글로 다시 번역했다.}


사람들은 아프가니스탄의 모습에 불쾌감이나 반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미군의 처참한 실패와 친미 정권의 몰락은 카불 주민들에게 패닉을 불러왔다. 탈레반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자마자. 아프간인 수천 명이 아프간을 벗어나기 위해 공항으로 서둘러 갔다. 그러나 미군들은 아프간 주민들이 공항에 가지 못하게 막았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총에 맞아 죽거나 우르르 도망치다가 짓밟혀 죽었다. 미군은 수년 동안 자신들이 의지해 왔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악명 높은 탈레반 독재를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내팽개치면서, 주민들이 비행기를 타지 못하게 막았다. 더 역겨운 것은 그 전쟁이 테러와 싸운다는 핑계로 20년 넘게 지속돼 왔다는 것이다. 아프간 사람들은 탈레반과 미군의 잔악 행위로 가장 먼저 고통받은 사람들이다. 아프간 주민들, 특히 여성들을 다시 억압하려 하는 반동적 무장세력인 탈레반과 싸우고 있다고 미군은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지도자들은 탈레반의 탄생에 책임이 있다. 1970년대 후반, 미국 지도자들은 소련의 아프간 점령에 반대하는 이슬람 무장단체에 자금을 대주고 그들을 무장시켰다. 그런데 이슬람 무장 단체가 미국에 등을 돌렸고, 이후에 권력을 얻었으나 미국의 공격을 받아 쫓겨났다. 그러나 20년간 미군이 주둔해 이슬람 무장단체는 조직을 가다듬을 시간을 가질 수 있었고, 이제는 다시 한 번 권력을 얻었다.


미국은 수 조 달러[수천조 원]를 이 전쟁에 써왔을 것이다. 그러나 그 돈으로 아프간 주민 수천 명을 살리려 하지는 않았다. 아프간 주민들을 안전지대로 옮기는 데 돈을 얼마나 썼을까? 폭탄과 다른 무기들에 쓴 돈에 비하면 새 발의 피다. 우리는 어떤 환상에도 사로잡히면 안 된다. 미국은 아이티 지진 당시 그 주민들을 돕지 않았다. 아이티는 미국 해안에서 몇백 마일 정도의 매우 가까운 거리였다[100마일은 대략 160km 정도].


10년 전[2010년] 아이티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20만 명이 죽고, 수도가 붕괴됐다. 그런데도 미국은 돕지 않았다. 미군이 아프간에서 죽이고 파괴하고 불태우는 데 쓴 돈의 일부만으로도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가난한 작은 나라 아이티를 충분히 재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아직까지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아주 부분적인 것조차도!


프랑스 군대와 프랑스제국주의 또한 미 제국주의의 하인일 뿐이다. 그러나 우리는 프랑스 군대가 아프리카의 말리에서 수년간 전쟁을 벌여왔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쟁은 아프간에서처럼 테러리즘을 막기 위해서라는 핑계로 전개됐다. 그리고 그 전쟁으로 수많은 주민들이 고통받았고, 똑같은 결과를 낳았다. 이것이 바로 세계를 지배하는 제국주의의 끔찍한 민낯이다.


아프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우리 노동자와도 관련이 있다. 특히 아프간의 혼란에 주요 책임이 있는 서방 지도자들이 우리 노동자의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그 혼란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탈레반이 카불에 들어가자마자 마크롱과 다른 정치가들은 새로운 난민 물결이 닥쳐올 것이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불안감을 조장하기 시작했다.


사람이 죽음으로부터 도망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자신과 아이들의 목숨을 구하려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인류애의 관점에서 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곳에 정착할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이미 이주해온 그들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같이 살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 그러나 마크롱 같은 지도자들은 난민들을 희생양 삼아 불만의 화살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어 한다.


그들은 아프간 난민, 아랍이나 터키 지역에서 온 난민에게 낙인을 찍고, 단지 무슬림이라는 이유로 멸시하면서 노동자들을 더 분열시키고 싶어 한다. 노동자들은 속으면 안 된다. 진짜 적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 노동자를 해방시키고, 자본가의 착취를 철폐하는 것은 또한 프랑스, 미국, 그리고 모든 제국주의 국가들을 타도하는 것을 뜻한다. 제국주의 철폐와 자본주의 철폐는 동전의 양면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그룹 스파크의 신문, 2021년 8월 30일자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