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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중국 노동자의 투쟁은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다


  • 2025-06-26
  • 19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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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설명: 중국 쑤이닝시의 상다 전자 공장 노동자들이 시위하고 있다(@YesterdayBigcat)


미국의 과격한 관세 조치와 심각한 경기 침체로 공장 폐쇄가 이어지면서 임금 체불을 겪은 노동자들의 시위 물결이 온 중국을 휩쓸고 있다. 노동자들은 여러 지역에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체불 임금 지급과 부당 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공장 노동자만 싸우고 있는 게 아니다. 최근 몇 주 사이에 체불 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건설 노동자, 의료 노동자, 교사, 청소 노동자들의 시위가 온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가장 처절한 사례를 들자면, 내몽골 자치주 퉁랴오시의 건설 노동자들은 진찬 로열가든 커뮤니티 단지 옥상을 점거하고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하면 투신하겠다고 밝혔다.


수천만 중국 노동자는 이미 미중 무역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미국의 터무니없는 관세 때문에 중국의 수출 주문과 공장 생산이 급감했다. 5월 2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4월 신규 수출 주문은 코로나19가 중국을 강타한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중국 전체의 제조업 활동은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언론 매체에서 중국은 떠오르는 경제 강국, 세계 최대의 수출국,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경제 대국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런 발전은 대부분 미국 등 서방 대기업의 해외 투자와 무역에 따른 것이며, 대부분의 이익과 부는 중국 밖으로 유출됐다.


물론 크고 강력한 중국 정권의 보호를 받는 중국 자본가 계급 역시 부를 많이 얻었다. 그러나 이는 모두 중국 노동자, 농민을 희생시켜 얻은 것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중국 인구의 19%는 여전히 빈곤선 아래에 살고 있으며, 약 2억 7,300만 명이 하루 6.85달러[약 9,400원] 미만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베이징, 상하이, 선전과 각 성의 중심도시 주변의 초현대적이고 부유한 도시와 여전히 낙후된 시골이 공존하고 있다. 수억 명의 내륙 출신 이주 노동자가 2등 시민 취급을 받으며 가장 열악한 조건에서 몇 백 달러 정도의 돈을 벌려고 왔다가 중국 국내외 자본의 이익에 따라 다시 쫓겨난다.


중국 경제 역시 지난 20년 동안 연이은 위기로 휘청거렸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로 중국의 수출이 급감했다. 2017년 트럼프의 첫 무역 장벽 및 관세 부과로 다시 수출에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2022년에는 중국의 거대한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구조적인 경제 위기가 더 악화됐다. 같은 시기에 공공 및 민간 부채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런 복합적 위기는 실업률과 일자리 부족 현상을 악화시켰고, 그 결과 소비 수요, 특히 노동계급과 빈곤층의 소비 수요가 감소했다. 이 때문에 중국 산업계에 전형적인 과잉생산 위기가 발생했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의 현지 및 외국계 제조업체들은 점차 수출에 더 의존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 여전히 중국의 최대 수출 시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 트럼프의 최근 관세 정책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물론, 이처럼 격화되는 무역 전쟁은 트럼프만의 탓은 아니다. 중국이 대규모의 교육받은 노동자들을 이용해 미국 대기업들에 새로운 수익원을 제공할 수 있었지만, 중국 경제의 성장은 동시에 중국 정부와 국가를 강화시켰다. 그리고 이 국가는 지구 면적의 6분의 1에 15억 명에 가까운 인구를 결집시키고 있다. 그 결과 중국 정권은 1949년 중국 혁명을 통해 얻어낸 미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좀 더 강화할 수 있었다.


미국 제국주의 입장에선, 이런 독립이 위협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무역 전쟁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중국을 굴복시키려 하는 것이다.


미중 무역 전쟁은 트럼프와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일자리를 미국에 되찾아 오기 위한 것이 전혀 아니다. 오히려 미국 노동자들은 관세와 이를 이용한 대기업들의 전반적인 물가 인상을 통한 이익 추구 때문에 고물가와 소비재 부족으로 이 전쟁의 비용을 떠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미국 노동자들은 장차 중국을 겨냥한 실제 총격전, 즉 인류 전체에 엄청난 재앙이 될 3차 대전에서 훨씬 더 큰 희생을 치르기를 강요당할 것이다.


지금 파업을 벌이며 임금과 일자리를 위해 싸우고 있는 중국 노동자들은 트럼프는 물론 민주당과 우리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다. 자기 사장들과 자본가들에 맞선 중국 노동자들의 투쟁은 바로 우리의 투쟁이다. 서로 다른 국가에서 우리는 모두 자본주의라는 같은 괴물에 맞서 싸우고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5월 26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