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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10월 7일 이후의 2년: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 막다른 골목에


  • 2025-11-02
  • 7 회

[이 글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그룹인 LO(노동자 투쟁)의 신문 10월 10일자 #2984호 기사를 번역한 것이다.]


2년이 지났다. 하마스와 다른 팔레스타인 단체들의 전사 수천 명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따라 굳건히 세운 보안 장벽을 돌파한 2023년 10월 7일로부터 말이다. 그들은 군사 기지를 습격하고, 이스라엘인들을 마주치는 대로 공격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공격으로 기록되는 그날 1,200명 이상이 살해됐는데, 대다수는 민간인이었다. 하마스가 납치한 251명 중 47명은 여전히 가자지구에 인질로 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스라엘군은 그중 2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격 당시, 가자지구, 서안지구, 그리고 아랍 국가들의 난민촌에 있는 많은 팔레스타인인은 이스라엘 국가로부터 오랫동안 억압받고 경멸당했던 것을 되갚아 주었다고 느꼈다. 그러나 여성, 남성, 어린이들을 무작위로 공격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지도자들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 휘두른 것과 꼭 같은 방법에 의존했다는 점은 간과된다. 또한 이는 하마스가 가자지구에서 자신들이 통치하는 사람들이 치를 대가에 대해 얼마나 무심했는지도 보여준다.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이 대대적으로 응징할 것이라는 사실은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10월 7일의 공격은 이스라엘 네타냐후 정부가 국민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다시 한 번 지지하도록 만들 구실을 줬다. 당시 네타냐후 정부는 폭넓은 정치적 반대에 직면해 있었다. 이전 몇 달 동안 행정부의 사법 개혁 제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생긴 집단적 트라우마를 기회로 삼아, 이내 가자지구 주민을 말살시키려는 전쟁을 시작했다. 2년간의 폭격, 봉쇄, 무차별 학살로 그 지역은 진정한 폐허로 변했다. 도시 전체가 완전히 파괴됐다. 주택의 90% 이상과 의료 시스템이 붕괴됐고, 사람들은 말 그대로 굶어 죽고 있다.


이 전쟁의 참상은 이스라엘 정부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복종시키고 말살하려고 사용한 야만스러운 방법들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그러나 이것은 또한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조직들이 추구한 정책의 실패를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팔레스타인 해방기구(PLO)가 1993년에 체결한 ‘오슬로 협정’으로 세워졌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치인들이 PLO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은, 오직 PLO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통제하는 이스라엘 경찰의 보조자 역할을 맡기기 위해서일 뿐이었다. PLO가 이스라엘 정부에 협조하자,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들의 자치정부를 점차 신뢰하지 않게 됐다.


같은 시기, 2007년부터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제한다. 하마스는 PLO보다 더 급진적인 전투 조직으로 보이고 싶어 하며,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고 수차례 공격을 감행했다. 그중 10월 7일 공격이 가장 극적이고 치명적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요르단 강에서 바다(지중해)까지"의 팔레스타인 영토를 복원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하마스의 지도부는 자신들에게 이스라엘 점령을 끝낼 힘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PLO가 아닌 자신들이 이스라엘 및 서방 지도자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해야 한다며, 영향력을 얻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 결과는 하마스 스스로에게 재앙적이었다. 지금 하마스의 정치 및 군사 기구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그러나 물론, 모든 면에서 가장 커다란 대가를 치르고 있는 것은 팔레스타인 민중이다.


이스라엘 민중도 커다란 타격을 받았다. 그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갈등에 끌어들여졌다. 일부 이스라엘인은 전쟁이 계속되면 인질들의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기에 전쟁에 반대한다. 수천 명의 이스라엘인이 몇 달 동안 [반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비군들은 소집을 거부하고 있다. 많은 이스라엘인이 전쟁 지속을 통해서만 권력을 유지할 수 있는 네타냐후를 반대하지만, 지금의 꽉 막힌 상황은 그 이전의 모든 지도자가 편 정책의 결과이기도 하다. 1948년 이래로,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팔레스타인인의 재산과 땅을 박탈하고 난민촌으로 내몰았다.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억압을 끝내지 않고는 지속적인 평화란 불가능하다.


팔레스타인 민족주의 조직들의 진정한 목표는, 그 규모가 아주 작을지언정 제국주의 체제에서 인정받아 한 자리 차지하는 정부 기구를 운영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그들은 이 지역의 다른 아랍 지배 계급들과 동등하게 대우받기를 원하는 팔레스타인 지배 계급의 대변자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항상 이에 반대해왔기에, 주요 제국주의 세력들은 이스라엘을 중동을 통제할 기둥으로 여기며 확고히 지원해주고 있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아랍 모두의 민중이 이 상황을 타개할 유일한 길은 그들을 억압하는 다양한 정권을 타도하는 투쟁이다. 나아가 제국주의 체제 자체 즉, 전 세계인을 지배하기 위해 민족들을 서로 대립시키는 그 체제를 철폐해야 한다. 중동 지역에서는 사회주의적 연방형태만이 모두의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평화로운 공존을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10월 13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