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는 노벨 평화상을 받지 못했지만, 수상자인 베네수엘라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게 만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즉각 트럼프에게 경의를 표했다.
주요 언론은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를 ‘자유의 투사’라고 부르지만, 과연 어떤 자유를 말하는 것일까? 베네수엘라 최고 부유층 자본가 가문 출신인 이 우파 대표는 가톨릭 교계와 연결돼 있으며, 아르헨티나 극우 대통령 밀레이의 친구라고 자처하고, 네타냐후의 정책과 스페인 파시스트 성향의 복스(Vox) 운동을 모두 지지한다.
그녀가 베네수엘라 정치 무대에 등장한 것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미국 석유 회사들을 희생시키면서 석유 산업을 국유화해 교육과 의료에 투자하는 정책을 시작했을 때였다. 2002년 CIA와 베네수엘라 우파는 쿠데타를 조직해 차베스를 전복하려 했고, 마차도도 이에 개입했으나 민중이 차베스 정권을 지지해 그 쿠데타는 실패했다. 당시 조지 부시 대통령을 만나고 미국의 재정 지원을 받은 그녀는 이후 쿠데타 세력 우파의 상징이 됐다.
마차도는 차베스 정권을 약화시키기 위한 미국의 모든 제재 조치를 지지했으며, 이 제재들은 베네수엘라 경제 붕괴의 주요 원인이 됐다. 그녀는 차베스의 후계자인 마두로 대통령을 전복하기 위한 외국 군사 개입을 여러 차례 요구했다. 현재 그녀는 베네수엘라 해안 앞바다에서 진행 중인 미 해군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고 있다. 8월에 시작된 이 작전으로 마약 밀매 혐의를 받은 베네수엘라 선박 여러 척이 파괴됐는데, 어떤 증거도 제시되지 않았다. 여기에 최근 푸에르토리코에 배치된 미국 전투기들의 영공 침범도 더해졌다.
지난 10여 년간[2013년부터 현재까지, 차베스의 이념과 정책을 계승하는 마두로가 정권을 잡고 있다] 인플레가 극심하고, 물자가 부족했으며, 빈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부패가 만연했고, 반(反)노동자 조치가 증대했으며, 시위 진압이 갈수록 폭력적으로 변했다. 그 결과 차베스주의 정권의 신뢰가 무너졌고, 우파 반대 세력, 특히 마차도가 인기를 회복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이를 발판 삼아 자신에게 저항하는 마두로 정권을 무너뜨리길 바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노벨상은 [트럼프에게] 시기적절하게 주어졌다. 이 상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국제적 명분을 하나 더 준 셈이다. 마두로 정부도 이를 잘 이해하고 있어서, 마차도의 노벨상 수상 발표 다음 날 카리브해 연안 전역에서 새로운 군사 훈련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노동자투쟁) 주간신문, 10월 15일자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