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설명: 9월 7일 영국 런던 빅토리아 역에서 철도노조 RMT가 계획한 파업 기간 중 안내판이 통근자와 철도 이용자들에게 런던 지하철 서비스에 미칠 영향을 경고하고 있다.(사진_AFP통신)
런던 지하철 노동자들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들은 여전히 주 32시간으로 노동시간을 단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9월에 전개한 순환 파업 이후, 경영진은 3년짜리 임금 협상안을 제시했다. 올해는 겨우 3.4% ‘인상’하고, 이후 2년 동안은 물가 오르는 만큼만 조금 올려주고, 다른 건 아무것도 개선하지 않겠다고 한다. 그러나 경영진은 여전히 노동시간 단축이나 교통비 지원 확대를 거부하고 있다. 이제 전국철도해운운수노조(RMT) 노조 지도부가 이 제안을 수용할지 거부할지 결정해야 한다.
이 투쟁은 특히 런던에서 생활하기엔 임금이 너무 낮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래서 지금은 12시간 근무가 '일상'이 돼버렸다. 그것이 근로계약상 정규 근무시간이든, 아니면 낮은 임금을 보충하기 위해 같은 직장에서 근무시간을 연장하거나, 두세 개 일을 병행하는 것이든 간에 말이다.
이는 런던교통공사(TfL)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 전역이 다 그렇다. 그렇다면 왜 전국철도해운운수노조는 이 투쟁을 런던교통공사 노동자들만의 싸움으로 한정시키는가? 왜 철도 노동자들을 비롯한 다른 교통 부문 노동자들과 연대해 더 큰 투쟁으로 확대하지 않는가? 이런 요구들은 노동자 계급이라면 누구나 함께 지지할 만한 것이다.
실제로 8월 이후, 영국 전역에서 약 7,500명의 버스 운전사(대부분 유나이트(UNITE) 노조 소속)가 낮은 임금과 고된 노동 조건에 맞서 투쟁했다. 런던은 물론 카디프, 브리스톨, 맨체스터, 뉴캐슬 등 전국 곳곳에서 이런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 노동자가 힘을 합칠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먼저 노동자들은 '종파적인' 노조 지도부를 밀어내고 스스로 투쟁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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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철도 200년? 투쟁의 200년이다!
그렇다, 1825년에 세계 최초의 여객 철도가 개통됐다. 하지만 1846년이 되자 리즈와 브래드퍼드에서는 이미 첫 철도 파업이 일어났다. 노동자들이 긴 노동시간, 저임금, 그리고 위험한 근무환경에 항의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철도 노동자들은 하루에 12시간에서 16시간씩 일해야 했고, 잦은 보일러 폭발과 탈선 사고로 목숨도 자주 잃었다. 그들이 정당한 임금과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자, 고용주들은 파업파괴자를 동원해 파업을 억눌렀다.
그때나 지금이나 교훈은 분명하다. 우리에게 공짜로 주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임금, 노동시간, 안전의 모든 개선은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쟁취할 수 있다!
철도 민영화는 노동자와 승객 모두에게 재앙이었다. 그런데도 이 철도 민영화 시스템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오직 막대한 정부 보조금 덕분이다. 2024년 한 해에만 125억 파운드(약 21조 원)가 투입됐다! 그동안 서비스는 축소되고, 일자리는 잘려나갔으며, 안전은 심각하게 위협받았다. 이제 노동당은 ‘재국유화’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보수당이 추진한 ‘위대한 영국철도’ 계획을 그대로 완성하고 있을 뿐이다. 부실한 민간 계약을 천천히, 조용히 국가로 되돌리면서도, 자본가들의 이익은 철저히 보호하고 있다. 노동당이 집권하기 전에도 이미 17개의 열차운영회사 중 6개는 국유화돼 있었다. 나머지 회사들은 2027년 말까지 천천히 조각조각 되돌릴 예정이며, 그때 가서야 교통부(DfT)의 모든 계약이 완전히 공공으로 전환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철도 노동자들의 경우는 어떤가? 사측은 임금을 올리겠다는 계획이 없다. 모든 열차에 차장을 배치하겠다는 보장도 없다. 하청과 분열 구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투쟁은 똑같다. 노동자들 스스로 앞장서서 하나의 단결된 철도 노동자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
출처: 영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워커스 파이트의 월간 신문, 2025년 10월 9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1호(2025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