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다가스카르[아프리카의 남동쪽, 인도양 남서부에 있는 마다가스카르 섬과 주변의 작은 섬을 포함하는 섬나라]에서 안드리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10월 13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군대 일부가 청년들의 시위에 합류했다가 결국 스스로 권력을 장악했다.
9월 25일부터 학생들이 수도 안타나나리보와 주요 도시에서 매일 시위를 벌여왔다. 대학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원래 하루 12시간씩 계속되는 물과 전기 끊김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했다. 이것이 주민들의 삶을 극도로 악화시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권은 헌병대와 경찰을 동원해 야만적으로 진압하려고만 했다. 지금까지 최소 22명이 죽고 100명 이상이 다쳤다. 그러나 이런 폭력도 청년들을 막지 못했다. 오히려 더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와 바리케이드를 뚫고 수도 중심부로 진입했다. 소셜미디어에서 'Z세대(청년 세대라는 뜻)'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이 운동은 곧 전국으로 확산됐고 부패 종식, 총리 퇴진, 대통령 퇴진 같은 정치적 요구사항들을 추가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10월 6일 자피삼보 장군을 새 총리로 임명해 학생들을 달래려 했지만 아무 효과가 없었다. 시위는 더욱 격렬해졌다.
운동의 전환점은 10월 11일 토요일이었다. 그날 운동이 시작된 다음 규모가 가장 큰 행진에 군대가 합류했다. 마다가스카르 군대의 한 부대인 캅사트[마다가스카르 군대의 엘리트 특수부대로, 정식 명칭은 '인사·행정·기술서비스군단'이다.]가 시위대에 발포하라는 명령을 거부하라고 했다. 군인들은 헌병대 차량에 총격을 가하고 다른 군 조직들에게 "형제들에게 발포하라고 명령하는 자들에게 총을 겨누라"고 선언했다. 무장 군인을 실은 차량들이 시위대에 합류해 군중의 환호를 받았다.
이미 2009년에도 캅사트는 수도 인근의 주요 기지에 주둔하면서 당시 대통령을 축출하고 라조엘리나를 권좌에 앉히는 데 기여한 바 있다. 마다가스카르 군대는 여러 정치적 흐름으로 나뉘어 있고, 라조엘리나에게 진정으로 충성하는 조직은 그가 진압 임무를 맡긴 헌병대와 경찰뿐이었다. 캅사트의 반란 이후 군 지휘관들의 합류가 잇따랐다. 캅사트가 피쿨라스 장군을 새 참모총장으로 임명했고, 그는 60여 명의 고위 장교가 참석한 가운데 참모총장으로 취임했다.
반란으로 군중의 박수를 받은 군인들은 헌병대가 저지른 학살을 묵인하지 않은 것에 자부심을 느낄 수밖에 없었지만, 그 지휘관들의 의도는 훨씬 덜 순수했다. 이는 10월 13일 집회에서 명확히 드러났는데, 모든 최전방을 군 지휘관들이 차지하고 Z세대를 뒤로 밀어내려 했다고 다음 날 라디오 프랑스 인터내셔널과 인터뷰하며 한 참가자가 전했다. "당신들은 훌륭했지만 이제 우리에게 맡겨라"는 식의 태도였다. 이는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에서 본 것과 같은 전형적인 간판 갈아치우기였는데, 군부 지도자들의 이런 진짜 의도는 금방 확인됐다. 10월 14일 화요일, 국회가 라조엘리나 대통령 탄핵을 의결한 후 그들은 권력을 장악한다고 선언했다.
청년들은 자기들이 시작한 운동을 빼앗겼지만, 아직 안 끝났다. 그들을 투쟁에 나서게 만든 문제는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다. 과도하게 착취당하는 노동자들도 운동에 뛰어들 이유가 많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노동자투쟁) 주간신문, 10월 15일자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1호(2025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