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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 마르크스
국제
 

트럼프 계획: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미국 보호령으로


  • 2025-11-02
  • 11 회

[이 기사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그룹인 LO(노동자 투쟁)의 주간신문 10월 10일자(2984호) 기사를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은 휴전이 발표되기 직전에 작성됐다.]


10월 6일, 이집트의 호화 리조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미국은 가자지구에 대한 트럼프의 ‘평화 계획’ 이행을 위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지도자들 간의 협상을 주선했다.


하마스는 무장 해제를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지도자들의 압력에 못 이겨 트럼프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했다. 마찬가지로 트럼프의 압력을 받은 이스라엘 총리 네타냐후는 가자지구 폭격을 중단하되 봉쇄는 끝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협상의 첫 번째 단계는 남아 있는 이스라엘 인질들의 석방과 죽은 이들의 유해 반환에 관한 것이었다. 이 조치에 이어 이스라엘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250명의 팔레스타인인과 2023년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에 체포된 약 1,700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이 석방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인질들은 언제 석방될까? 이스라엘 감옥에서 고통받고 있는 1만 명 이상의 남녀 중 누가, 석방될 250명의 팔레스타인이 될까? 그들은 하마스 지도자들이나, 정치적 역할을 할 수 있는 파타당 관료 마르완 바르구티 같은 인물들은 아닐까?


이스라엘에는 사랑하는 이들의 귀환을 기다리는 가족들이 있다. 젊은이들을 제복 입은 암살자로 변형시킨 이 전쟁이 끝나기를 바라는 수많은 사람이 있다. 팔레스타인에는 모든 것을 박탈당한 채 폐허 속에서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약 200만의 가자지구 주민이 있다. 양쪽 모두에게 이 평화 계획이란 한 줄기 희망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협상은 언제든 결렬될 수 있다. 이스라엘군은 여전히 가자지구를 점령하고 있고, 총격과 폭격을 지속하고 있다. ‘트럼프의 평화’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약속하는 것은 암울하고 불확실한 미래일 뿐이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서안지구를 병합하거나, 가자지구 안에 이스라엘 정착촌을 다시 세우는 것은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중동 리비에라’[‘해안선’이라는 뜻으로, 호화 관광지를 의미한다] 건설을 위해 가자지구 주민들을 추방하려던 것도 그만뒀다. 이제 트럼프는 ‘비정치적 팔레스타인 위원회’가 가자지구를 관리하길 원하는데, 그게 무엇인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다만 이는 트럼프 자기 자신이 의장으로 있는 평화위원회의 감독을 받게 될 것이다.

 

이런 모호한 형식 뒤에는 [팔레스타인을] 미국의 보호령으로 만들겠다는 목적이 숨겨져 있다. 가자지구는 아랍 국가들, 특히 사우디와 UAE[아랍에미리트]가 관리할 수 있는데, 트럼프는 네타냐후를 압박하면서 이들 국가를 중재자로 복귀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불확실한 국제안정화군 설립을 기다리는 동안 이스라엘군은 가자 점령을 계속할 것이다. 그런데 이 안정화군은 아직 구상 단계에도 제대로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우리 군대는 가자지구 대부분에 남을 것"이라고 네타냐후는 끊임없이 반복하고 있다.


부유한 중동의 군주들 그리고 미국의 감독을 받는 이스라엘군이 공동 관리하는 영토라는 이 해결책은 당연히 이 협상에 참여하는 다양한 중동 지배자들의 입맛에 꼭 맞는다. 그러나 전쟁과 학살이 멈추고 부분적으로 국가 재건이 시작된다 하더라도,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약속된 가까운 수년의 미래는 폐허 속의 위험한 생존일 뿐이다. 병원과 학교, 식수 파이프와 전력망은 파괴됐다. 농경지에선 아무도 살 수 없다. 모든 것이 점령군의 통제 하에 있다. 이것은 기본적인 권리를 얻기 위해 무엇이든 걸고 싸울 새로운 세대의 투사들이 등장하기에 충분한 조건이다. 이것이 네타냐후가 명령한 2년간 전쟁의 명백한 결과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10월 13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