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인종주의 깡패는 갔다 – 노동계급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개표 결과가 공개되고 각 방송국이 바이든 승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을 때 전국 각 도시는 축제 분위기였다. 사람들은 춤추고, 서로 포옹하며 노래를 지어 부르거나 그냥 바닥에 앉아 감회에 젖었다. 차들은 지나가며 경적을 울렸고 탑승자들은 창밖으로 몸을 내밀었다. 뉴욕 같은 곳에서 사람들은 고층건물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냄비를 박자에 맞춰 두들겼다.
이런 축제 분위기는 불과 하루 전이나 심지어 몇 시간 전에는 공화당 관계자들과 그들이 대동한 무장 ‘민병대’가 마치 개표소를 점거할 것 같던 도시에서도 어김없이 빠르게 만들어졌다. 웃는 군중이 디트로이트, 필라델피아, 아틀란타와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를 가득 메우자 이전의 어용 집회는 금세 증발했다.
물론 트럼프는 아직도 트위터상에서 자신의 승리를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 D.C. 백악관 앞에서 바이든 승리를 축하하던 여성 시위자 하나는 팻말로 응답했다: “패배자야, 우리 집에서 나가라.”
루디 줄리아니 같은 공화당 변호사들은 “대선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고소 수백 건을 서둘러 준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루이빌이나 미니아폴리스 시민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트럼프의 패배를 축하했다. 전염병 대유행의 긴 몇 달 동안 경찰폭력 항의시위를 계속하던 이들은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발언과 폭력선동에도 맞서고 있었다. 그들은 어제 크게 기뻐했다.
트위터로 맹독성 문구나 퍼뜨리던 폭력배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 나라가 처한 여러 위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코로나19 대응팀”을 꾸렸다고 한다. 대체 뭘 하려는 것인가? 문제를 더 살펴보려는 것인가? 의료행위가 이윤 동기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나라에서 그 잘난 관료들이 바이러스를 연구할 동안 수만 명, 수십만 명이 더 생명을 잃어야 할지도 모른다.
바이든은 “금융 전문가” 집단을 불러들여 경제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고 한다. 이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 직후 노동계급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오직 은행과 금융회사만 경제회복의 혜택을 입도록 판을 짠 당사자들이다. 바이든이 취임 직후 첫 번째 정책으로 “재난지원금”을 의회의 승인을 받아 다시 돌릴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이것도 이윤 극대화를 목표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가 일자리가 필요한 모든 사람에게 일자리를 절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는 근본문제를 건드리지 않는다.
트럼프는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그를 대체하는 자도 근 50년 동안, 노동자계급의 사정이 점점 더 나빠져온 세월 동안 이 나라를 조직해온 지배 체제의 일원이다.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떠난다고 정치판에서 완전히 사라질지도 전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트럼프든 누구든 이 체제가 노예제에서 발생한 시초부터 여기에 얽힌 인종주의를 부추기는 이상 노동자계급은 이 문제와 싸워야 할 것이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기억할 것은 트럼프가 선거에서 결국 졌을지 몰라도, 2016년 대선보다 7백만 표를 더 얻었다는 점이다. 상당수는 공개적으로 인종주의적 망언을 쏟아내는 정치인이 있다는 사실에 반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개중에는 민주당이 농촌이나 중소도시 대중에게 불리한 정책을 쏟아냈기에 트럼프에 의지하는 자들도 있을 것이다. 빈곤은 고질적이고 병원은 거의 없다.
물론 그들이 트럼프가 인종주의자라는 사실을 무시한다는 점은 분명히 문제다. 또는 그 측면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트럼프가 최소한 그들과 소통하려는 유일한 후보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것도 문제다. 하지만 트럼프 말고 그들을 인정하는 자가 누가 있는가?
남은 질문은 이것이다: 노동자계급은 체제의 더러운 인종주의, 가난, 실업, 썩은 의료를 타파하고 스스로 싸우고자 언제 단결하고 조직할 것인가? 농촌에서 트럼프를 지지했던 사람들은 노동자투쟁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 같은, 그리고 미래에는 트럼프보다 악랄한 악선동가는 항상 존재할 것이다. 이에 맞서 도시 노동자들에게처럼 농촌 민중에게도 노동인민의 이익을 대변할 주체가 분명히 필요하다.
노동자계급이 스스로 싸운다면, 도널트 트럼프 같은 천박한 사기꾼에게 홀린 사람들에게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등불이 될 것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신문, 2020년 11월 9일
<노동자투쟁>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