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인종차별주의 폭력을 중단시킬 수 없다

트럼프가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재선 캠페인을 재개했다. 흑인 사회가 미국의 노예해방 기념일(준틴스데이) 행사를 치르는 상황에서 말이다. 이 행사는 노예해방선언이 미국 노예제의 마지막 거점이었던 텍사스주 갤버스턴에 도달한 날을 경축했다.

털사도 미국의 폭력적 인종차별주의 역사에서 특별한 장을 차지한다. 99년 전, 털사는 흑인을 가장 사악하게 학살했던 장소 중 하나였다. 백인 깡패들이 털사의 주요 흑인 상업지구를 휘젓고 다니면서, 사람들을 끌어내고 여성과 소녀들을 강간하고,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을 죽였다. 최소한 300명이 하루 만에 목숨을 잃었다. 상업지구는 완전히 불타 버렸다.

트럼프가 털사에서 재선 캠페인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건 생각해 보지도 못한 우연일 뿐이었는가? 그것은 아주 나쁜 짓이다. 하지만 트럼프 자문단 토론에서 분명히 드러났듯, 노예해방 기념일(준틴스데이)만이 아니라 털사의 쓰디쓴 역사도 완전히 알고서 재선 캠페인을 벌였다.

그것은 트럼프가 재선캠페인을 어떻게 벌이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징조로서, 냉혹한 도발일 뿐이었다.

털사 재선 캠페인 행사를 준비하면서, 트럼프는 자기 지지자들에게 경찰 반대 시위들을 공격하라는 내용으로 인터넷을 도배했다. 다음과 같이 말이다. “안티파를 멈추자, 위험한 무리들이 우리 도시들을 파괴하면서 거리에서 날뛰고 있다.”[안티파란 안티 파시스트 액션(Anti-Fascist Action)의 줄임말로, 반파시즘 운동세력을 일컫는다.]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는 좌석은 18,000개밖에 없는데, 100만 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발표했다. 만약 그게 사실이었다면, 실망한 사람들이 털사 거리로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트럼프 선거운동본부는 바로 이것을 기대했다. 그들은 선거행사에 참가한 실내 군중에게 트럼프가 연설하게 한 뒤, 자신들이 예상했던 훨씬 더 많은 실외 군중과 합세하러 밖에 나가려고 했다. 두 번째 구상은 물질화하지 않았다. 넘쳐흐르는 군중은 없었다. 사실, 선거행사장에서도 빈 좌석이 상당히 많았다. 

선거행사가 형편없었다고 해서 트럼프가 자기 선거행사의 축을 바꾸지는 않을 것이다. 그가 어떻게 다르게 할 수 있겠는가? 코로나바이러스에 ‘승리’했다고? 전혀 아니다. 감염이 없었던 지역들에서도 감염이 정점에 이르고 있다. 경제는 어떤가? 4,000만 명이 여전히 실업자이므로, 경제위기 극복이란 웃기는 소리일 뿐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통상적인 인종차별주의 망언으로 돌아갈 뿐이다. 조지 플로이드 살해 같은 끔찍한 범죄에 맞서 싸우려는 사람들을 공격하면서 말이다.

자신의 선거 이익과 개인적 이익을 채우기 위해, 인종차별주의 적대감을 부추기는 증오스런 악선동가[트럼프]를 제거할 1차적 방법으로, 많은 사람이 11월 대선을 바라본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현재의 선거제도에서, 그것은 자연스럽게 민주당에 투표한다는 것을 뜻한다. 

[민주당 대선 후보]조 바이든은 트럼프가 아니기에, 그의 선거가 나라의 진로를 바꿀 것이라고 믿는다면 매우 위험하다.

트럼프는 여러 도시에 군대를 보내겠다고 떠들어 왔다. 한편 민주당 시장들은 실제로 시위대에 맞서 중무장한 경찰들을 보내왔다.

트럼프가 경제 붕괴를 관장해 왔을지 모른다. 하지만 오바마가 수년의 ‘경제 회복’을 관장했는데, 당시 노동자들은 혜택을 보지 못했다.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 깡패들에게 시위대를 공격하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이 그런 깡패 폭력에 맞서 방어를 조직할 것이라고 누가 믿고 있는가?

트럼프 같은 인종차별주의 악선동가들을 멈출 수 있는 방법으로, 아직까지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길이 있다. 그것은 털사 민중이 트럼프 선거행사일 밤에 했던 것처럼, 그리고 남부에서 수많은 민중이 나서서 결국엔 KKK[백인우월주의 비밀결사단체]까지 폐쇄시켰던 것처럼 깡패들에 맞서 우리 스스로를 조직하는 것이다.

나라의 진로를 바꿀 유일한 방법은 인종차별주의 폭력과 경찰의 역할을 고려하게 만든 운동을 지속하고 확산하는 것이다. 지금 최대의 위험은 시위 참가자들이 운동을 확산시키는 대신, 11월 대선에 초점을 맞추도록 끌려들어가는 것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신문, 2020년 6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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