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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전염병 바이러스와 병든 경제


  • 2025-02-16
  • 325 회

전염병 바이러스와 병든 경제


월 스트리트가 맹렬하게 요동치고 있다. 맹렬한 투기가 일주일 동안 이어진 끝에, 세계 주식 시장에서 약 5조 달러어치가 증발했다. 이는 우리 일상생활을 지탱하는 미국의 모든 공장, 사무실, 농장, 영세기업들이 3개월 동안 생산하는 재화, 서비스 총액과 맞먹는다.


월 스트리트는 공포에 빠졌고, 코로나19가 자본주의 경제에 미칠 영향을 두려워한다.


코로나19가 중국에 의존하는 기업들의 공급망을 망가뜨린 것은 사실이다. 전염병을 차단하려고 격리조치를 시행하면 생산이 중단된다. 항구를 폐쇄하면 물품을 운송할 수 없다. 코로나19가 다른 나라들에 퍼지자 기업들은 출장을 취소했다.


항공사들은 수익 악화가 예상되자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다른 회사들은 수익 악화가 예상되자 노동자들을 더 많이 해고했다. 은행들은 수익 감소가 예상되자 직원들을 해고했다. 


최초의 휴업은 코로나19 때문에 발생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자본가들이 이윤을 지키려고 해고 규모를 확대했다. 바이러스가 생산과 운송에 타격을 입혔을지도 모른다. 투기에 미친 자본주의 경제라는 질병이 주가를 요동치게 만들었다.


세계 경제가 2008년 금융위기에서 빠져나온 것은 각국 정부가 파산한 기업들을 살리려고 대규모 부채를 졌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가짜 돈 수조 달러를 발행해서 공황을 불러일으킨 은행들을 구제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미국 경제는 부채에 의존하고 있다. 대기업은 주주 이익을 보전하려고 부채를 늘렸다. 정부는 기업 이윤을 떠받치려고 계속 부채를 졌다.


이 모든 부채가 투기꾼 손에 더 많은 돈을 안겨줬다. 월 스트리트 투기꾼들은 수십 년간 살아남았던 기업들(시어스, 페이리스, 아트 밴 등등)을 사들였다. 새 주인들은 기업의 부채를 크게 늘리고, 기업 가치를 전부 뺏어간 뒤 내팽개쳤다. 필요한 점포들을 망하게 만들고,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투기꾼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십 년 동안 주가가 네 배로 올랐다. 월 스트리트 자체가 누군가 다가와서 터뜨려주기를 기다리는, 거대한 거품이었다.


코로나19가 금융 거품을 터뜨리는 마지막 한 방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가 마주할 파국은 불건전한 자본주의 경제에서 비롯한 것이다.


오늘날, 이토록 부자 나라인 미국이 자원을 충분히 동원해서 코로나19 확산을 막지 못할 의학적인 이유는 하나도 없다. 코로나19는 아직 심각하게 퍼지지 않았다. 다른 나라들은 중국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도 집단 감염이 처음 발견된 지역의 간호사들은 일할 때 필요한 기본적인 보호장비조차도 지급받지 못하고 있다. 진단 키트가 부족해서 필요한 사람을 모두 검사하지도 못하고 있다. 가까운 병원들은 격리 병동이 부족해서 감염자들을 다른 사람들과 떨어뜨리지 못하고 있다. 훈련받지 않은 사람들이 감염자를 실어나르고 있다.


대중의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조직된 경제에서라면 이런 문제들을 이미 해결했을 것이다. 그러나 보건의료 부문에 지출한 돈이 이윤을 남기는 방향으로 조직돼 있으므로 코로나19는 더 퍼질 것이다. 보험산업의 이윤, 병원그룹의 이윤, 제약회사의 이윤, 진단 키트 생산업체의 이윤 말이다.


수많은 사람이 의료보험으로 검사비를 커버하지 못하기 때문에 증상이 있어도 검사를 받지 않으리란 것은 명백하다. 또 많은 사람이 유급 질병 휴가가 없어서 출근하리란 것도 명백하다.


대중의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조직된 경제에서라면 검사가 무료로 이뤄지고 유급 질병 휴가가 모두에게 주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자본가계급의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 즉 이 병든 경제의 기본 전제와 충돌할 것이다. 그러므로 코로나 19는 더 퍼질 것이다.


자본가들의 이윤 추구는 우리 모두를 죽일 질병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노동자조직 스파크 현장신문 1면 사설(2020년 3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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