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영국에서 활동하는 트로츠키주의 그룹인 워커스파이트의 신문 7~8월호(175호)에서 발췌한 것이다.}
5월 중순부터 에볼라 감염병이 콩고 민주공화국(DRC)과 우간다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7월 4일까지 1,561명의 확진 사례가 있었고, 이 중 506명이 사망했다. 감염자가 많은 지역에 의료진이 도달할 수단이 부족하기에 실제 사망자 수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발병은 이투리주에서 시작해 북·남키부주, 그리고 우간다 수도 캄팔라까지 번졌다.
이 지역은 광물이 풍부한 광산 지역으로, 수십 년의 전쟁으로 황폐화돼 의료팀이 접근할 수 없는 지역이 많다. 이 지역들에서 국가 보건 체계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의료 종사자들은 적절한 장갑, 마스크, 보호복이 부족하다. 적어도 75명의 의료 종사자가 감염됐고 17명이 사망했다(집필 당시 기준). 매장 및 오염 제거 팀은 과로하고 있는데, 장비가 부족한 상태다.
왜 백신이 없을까?
이번에 유행을 일으킨 건 2007년 우간다에서 처음 확인됐고 이전 발병의 원인이 됐던 분디부교(Bundibugyo) 변종 에볼라다. 바이러스학자들은 이미 2013년에 실험용 백신이 이 변종에 대해 비인간 영장류를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런데도 오늘날 이 특정 변종을 겨냥해 사용할 수 있는 백신은 없다.
왜 그럴까?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질병에 대한 백신은 이윤을 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분디부교 에볼라가 캘리포니아나 런던 대도시권을 위협했다면, 각 정부로부터 공공 투자를 받은 거대 제약 기업들은 아마도 이미 백신을 생산했을 것이다. 옥스포드 연구소의 첫 코로나19 백신이 수십 년의 임상 시험을 건너뛰고 수 개월 내에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을 기억해 보라!
에볼라로 죽든, 전쟁으로 죽든
국제 기부자들은 6월에 DRC에 9억 1천만 달러의 긴급 지원을 약속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이 중 약 10분의 1 정도만 전달됐다. 미국 국제개발처와 영국 국제개발청의 지원이 삭감됐다. 보건 관계자들이 이 기금이 DRC와 다른 빈곤 국가들에는 생사를 가르는 문제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데도 말이다. 그들은 또한 바이러스가 국경을 무시한다는 것도 알고 있다... 더욱이, 스타머 정부의 뻔뻔한 변명은 해외 원조에 쓰이던 돈을 국방비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투리주의 광산은 콜탄, 코발트, 주석, 탄탈럼과 같이 오늘날의 IT 제어식 무기에 필요한 대부분의 희소금속을 공급한다. 더 심각한 것은 이렇게 생산된 일부 무기가 지역에서 전개되는 분쟁에 참여하는 파벌들에게 판매된다는 것이다. 이 분쟁으로 2021년 이후만 해도 13,000명이 사망하고 민간인 780만 명이 난민이 됐다.
알려진 악마가 더 낫지 않을까?
이 난민들 중 많은 사람이 병에 걸리면 전통 치료사를 찾는다. 일부에겐 다른 대안이 없다. 식민지배의 유산과 30년 전쟁이 이투리주를 황폐화해 제대로 된 도로, 전기, 깨끗한 물은커녕 병원, 의약품, 의사도 없는 상태로 남겨뒀다.
오늘날 유엔/WHO(세계보건기구)와 국경없는의사회가 급하게 설치한 에볼라 치료 센터를 현지인들은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 다른 에볼라 변종을 겨냥해 개발된 백신이 감염을 방지하지는 못하지만, 분디부교에 대해 어느 정도는 보호를 제공할 수 있는데도, 많은 사람이 단순히 서방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고 치료를 거부한다.
만약 이런 불신 때문에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다면, 그 책임은 바로 서구 제국주의에 있다. 서방 제국주의는 폭력적인 ‘광물 쟁탈전’을 부추기고, 이 지역 전체와 그 주민들을 탐욕스러운 손아귀에 쥐고 있으며, 그 결과 에볼라보다도 더 많은 사람을 죽이고 있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6년 8월 17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1호, 2026년 8월 2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