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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사설] 자동차산업의 인원감축은 위기 고조의 신호다


  • 2025-03-06
  • 322 회


전미자동차노조(UAW)와 2023년 단협을 체결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스텔란티스는 일자리를 줄이기 시작했고, 폐쇄된 벨비디어(일리노이주의 도시) 공장을 재가동하겠다는 약속도 파기하기 시작했다. 해당 단협에는 ‘임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 지위를 얻을 것이라는 약속도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그중 2000명은 곧 실직당했다. 다른 정규직 2000명은 두 개의 디트로이트 지프 공장과 스털링 하이츠 트럭 공장을 포함한 여러 공장에서 해고됐다.


더 큰 인원감축도 예정돼 있다. 스텔란티스는 워렌의 트럭 공장에서 1500명을 해고했고 톨레도의 지프 공장에서도 한 교대조 전체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워렌 공장과 제퍼슨 지프 공장 또한 몇 주 동안 ‘임시’ 가동 중단에 들어갔다. 


UAW는 스텔란티스 기업의 유럽인 CEO인 카를로스 타바레스를 비난하며 그의 해임을 요구했다. 


타바레스는 결국 물러났다. 노동조합을 상대로 약속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었다. 이윤을 계속 높인다는 약속을 투자자들에게 지키지 못해 이사회로부터 압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해고는 계속됐다. 스텔란티스의 하청업체인 톨레도 지역의 모비스는 신규 정규직 노동자 수백 명을 해고한 뒤, 반값 임금에 동의하면 다시 복귀하라고 제안했다. 


해고는 스텔란티스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2024년 말까지 GM은 캔자스시티에서 약 2000명, 인디애나 트럭 공장에서 250명의 파트타임 노동자를 해고할 예정이다. 미시간주 랜싱의 공장에서는 거의 400명, 테크 센터 중심으로 천 명 이상의 엔지니어도 해고했다. GM은 이미 인디애나 트럭 공장에서 낮은 임금을 강요하려 했고, 캔자스시티에서도 그렇게 시도하려는 걸로 보인다. 또한 GM은 2024년 초에 오리온 타운십의 볼트 공장을 폐쇄하면서 천 명 가까이 해고했다. GM은 전기 트럭을 생산하기 위해서 공장을 개편할 것이라 밝혔지만, 그조차도 약속에 그칠 뿐이다. 벨비디어 공장의 사례는 약속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포드도 약속을 철회하고 있다. 켄터키, 테네시, 미시간 주의 새 배터리 공장과 테네시 주의 전기 트럭 공장 가동을 연기했다. 또 포드는 일자리도 감축하고 있다. 미시간 주의 웨인에 위치한 조립 공장에서 400명을 해고했고, 디어본의 라이트닝 트럭 공장에서 2024년 4월 두 개의 교대조를 없애면서 15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없앴다. 남은 교대조도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7주 동안 가동을 중단했다.


자동차 산업은 구조 조정을 시작하고 있다. 주기적으로 그래왔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2007년에서 2009년 사이로, 이 시기 UAW와 세 회사가 체결한 단협은 사실상 종잇조각이나 다름없었다. 


당시 GM과 크라이슬러(현재 스텔란티스)는 파산과 정부 압박이라는 곤봉을 이용해 효과적으로 단협을 무효화했다. 포드는 심지어 파산 없이도 그렇게 했다. 신규 노동자들에게 2중 임금제를 도입해 낮은 임금을 지급했다. 퇴직자들은 연금과 의료 혜택에 대한 회사의 보장을 박탈당했다. 개인별 유급 휴가 일수는 줄어들었다. 임금 인상은 억제됐다. 휴식 시간은 단축됐다. 가혹한 결근 관리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해고의 위협이 모든 노동자의 머리 위에 드리웠다. 생산 속도는 빨라졌다. 자동차 산업 종사자 수는 계속해서 감소했다. 


자동차 산업은 이번 구조조정이 전기차 전환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감축의 원인은 전기차 전환에만 있지 않으며, 감축이 UAW와 단협을 체결한 세 회사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 테슬라와 리비안과 같은 전기차 전문 생산 기업은 기술 전환이 없는데도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 기업들도 그렇다. 폭스바겐은 독일의 세 개 공장을 폐쇄하고, 닛산은 전 세계 직원의 5분의 1을 감축하고 있다. 심지어는 중국의 주요 자동차 회사인 BYD조차 브라질에서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진실은, 전 세계의 자본주의가 1970년 이후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금융 위기의 덫에 걸려 있다는 것이다. 이 위기는 특정 기업이나 특정 산업에만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라 전 세계 경제를 뒤흔들었다. 노동조합 단협은 이런 문제의 보호막이 된 적이 없었다. 


GM은 올해 140억에서 150억 달러의 수익을 예상한다. 분명 이는 휘발유 차량과 전기차, 그리고 일반 노동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차량을 계속 생산하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GM은 다른 목적으로 이윤을 사용한다. 월 스트리트의 거대 금융 투자자들, 즉 자본가 계급을 만족시키는 것이다. 올해 GM은 지금까지 124억 달러를 ‘자사주 매입’에 투입했고, 이는 대규모 주식을 보유한 매우 부유한 투자자들을 배불리려는 책략이다. 또한 분기마다 투자자들에게 정기 배당금을 지불했다. 사실, 생산 활동이 창출한 부의 양보다 투자자들에게 흘러간 돈이 더 많다. 


생산 경제를 통해 창출된 부, 즉 모든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노동자들의 활동으로부터 창출된 부는 시민들의 삶을 개선하지도 노동자들의 삶을 개선하지도 않는다. 이 부는 더 많은 부를 추구하는 데 사용된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우리를 가둬 놓은 치명적인 악순환이다. 이 체제가 붕괴하거나 노동자 계급이 자신감을 되찾고 실제로 자신의 손에 쥘 수 있는 권력을 재발견하기 전까지는, 우리는 이 악순환에 계속해서 갇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 계급이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노동조합의 한계를 넘고, 한 기업이나 한 산업을 넘고, 심지어는 한 국가를 넘어 싸워야 한다. 노동자 계급에겐 혁명적 투사들이 절실하다. 그 투사들의 목표는 노동자들을 더 넓은 투쟁으로 이끌어 노동자 계급이 자기 힘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4년 12월 16일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