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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사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갈


  • 2026-01-12
  • 12 회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 카리브해에 미국의 거대한 전투함대가 주둔하고 있다. 이는 트럼프의 전형적인 수법이다. 극단적인 위협을 가해 상대방에게서 무언가를 뜯어낼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8월부터 미군은 군함과 항공기, 강습상륙함, 잠수함을 이 지역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이 병력 증강으로 12월 초 카리브해에 주둔하는 미군은 수병, 해병, 특수부대를 포함해 1만 3천 명에 달했다. 트럼프는 그 사실을 한 번 더 못박으려는 듯이, 이 수십억 달러짜리 군사력을 동원해 소형 어선 수십 척을 파괴하라고 명령했다. 첨단 미사일과 드론이 배와 그 안의 사람들을 불태웠다.


이런 공격의 법적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트럼프는 이렇게 답했다. “근거? 아니, 근거 같은 건 없어, 그냥 죽이는 거지!” 그는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육지에서도 이런 공격을 시작할 거야. 육지에서는 훨씬 쉽거든.”


이는 3천만 베네수엘라 국민을 향한 노골적인 위협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미군 함대가 순찰하는 해안 지역에 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를 겨냥한 위협이기도 했다. 마두로가 똑똑이 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트럼프는 그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베네수엘라를 떠나라, 그렇지 않으면 각오하라는 것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CIA를 보내 마두로를 ‘제거’하겠다고 위협했다.


이것은 순전한 공갈이다. 그리고 미군이 마두로와 베네수엘라의 모든 사람 위에 군림하며 협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서 갈취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보크사이트, 콜탄, 금, 그리고 첨단 기술 개발에 핵심적인 희토류 등 중요한 광물도 가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의 천연자원을 빼앗으려고 군대를 동원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베네수엘라와 그곳의 석유보다 광범위하다. 다른 많은 나라처럼 베네수엘라는 2001년에 일부 산업을 국유화했는데, 이는 그 이익의 더 많은 부분을 자국 내에 묶어두기 위한 방법이었다. 이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몇몇 대기업과 은행에 순탄히 흘러 들어가던 이윤의 흐름을 뒤흔들었다.


트럼프의 노골적인 탐욕과 허풍은 그의 도둑질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하지만 이 갈취는 트럼프가 있기 훨씬 이전부터 시작됐다.


미국은 2001년 이래 베네수엘라의 목을 계속 조여왔다. 조지 부시 이후 모든 미국 대통령이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베네수엘라가 무기와 의약품을 구매하지 못하도록, 정부가 국제 은행들로부터 채무 보증을 받지 못하도록, 미국 은행에 예치된 베네수엘라 자산을 동결하고, 베네수엘라가 국제 시장에서 석유를 팔지 못하도록 하는 등의 제재를 부과했다.


베네수엘라 민중은 자원 장악을 둘러싼 싸움의 희생양이 돼왔다. 오늘날 인구의 70%가 극심한 빈곤 속에 살고 있으며, 먹을 것도 부족하고, 약이나 의료 서비스도 없으며, 말라리아에 시달리고, 상하수도와 전력 시스템의 붕괴로 고통받는다. 400만 명은 이미 탈출을 시도했다. 다른 수백만 명에게 탈출은 먼 이야기일 뿐이다. 그들은 극심한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이는 인도주의적 위기로, 제국주의 노선을 따르지 않는 어떤 정권이든 위협하려는 미국의 정책이 낳은 결과다.


베네수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세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미국의 생활수준이 베네수엘라 생활수준만큼 매우 비참하진 않을지라도, 공격받는 이유는 똑같다. 자본주의는 더 많은 부를 차지하려는 충동을 멈출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자기가 지배하는 사회를 산산조각 망가뜨린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노동자 계급이 엄청난 수와 경제 핵심부를 떠받치고 있다는 위치를 기반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자본주의와 그 정치인들을 쓰레기통에 내던질 때까지는 말이다.


출처: 미국 혁명적 노동자 조직 스파크의 신문, 2025년 12월 14일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73호, 2025년 12월 2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