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이란: 확산되는 반란


  • 2026-01-17
  • 77 회


이란.jpg

※ 사진 설명: 6월 11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장례 행렬(출처_연합뉴스)

 

2025년 12월 28일 테헤란의 소상공인들이 벌인 휴업으로 시작된 새로운 정권 반대 시위 물결이 이란 전역으로 계속 확산되고 있으며, 여러 도시를 휩쓸고 다양한 사회 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 9월에 이란에 대한 국제 제재, 특히 석유 금수 조치가 재개되면서 이란 화폐인 리알화의 가치 하락이 가속화됐고, 이미 50%를 넘어선 인플레이션은 더욱 악화됐다. 오랫동안 식량난과 임대료 부담, 물과 의약품 부족, 정전, 임금 체불, 그리고 만연한 부패로 고통받아온 서민층이 이 초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그 피해는 소부르주아 계급에도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


달러로 수입품을 구매해 이란 안에서 되파는 상인들은 고사 위기에 처했다. 실제로 휴대전화 한 대 값이 며칠 사이 두 배로 뛰었다. 군대와 경찰을 위한 지출은 모두 유지하면서, 중앙은행의 리알화 평가절하, 우대 환율 적용 쿼터 축소[정부가 필수품(식량, 의약품 등) 수입업자들에게 제한된 양의 달러를 우대 환율로 제공했는데, 이런 정부 지원을 축소해 수입업자들이 타격을 받았다.(옮긴이)], 휘발유 가격 인상을 골자로 한 정권의 최근 발표는 분노를 폭발시켰다. 정권의 정책을 규탄하며 가게 문을 닫는 방식으로 항의에 나선 상인들이 새로운 반란의 물결을 촉발했는데, 이는 3년 전 “여성, 삶, 자유” 운동 이후 다시 전개된 대규모 저항이다.[2022년 9월 13일, 이란 종교경찰이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를 히잡 착용에 문제가 있다고 체포한 뒤 죽였다. 그 후 이란 곳곳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위는 순식간에 학생들은 물론, 특히 서부 지역의 수십 개 중소 도시 서민층으로 확산됐다. 아야톨라 하메네이[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최고지도자]를 겨냥한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에 더해, 정권의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외 군사 개입을 규탄하는 "가자도 레바논도 아니다, 내 목숨은 이란을 위해"와 같은 구호들이 등장했다. 소셜미디어에는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 경찰서나 경찰 차량에 대한 공격을 보여주는 수많은 영상이 퍼지고 있다. 서민 거주지를 통제하는 민병대원인 '바시지' 일부가 공격을 받거나 심지어 살해당하기도 했으며, 반면 다른 시위대들은 "경찰은 우리와 함께하라"고 외치기도 했다. 일부 도시에서는 실제로 경찰이 시위대 편으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정권에 맞선 봉기가 수년째 이어지고 노동자 파업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새로운 점은 1979년 이후 물라[이슬람 성직자] 정권의 핵심 지지 기반 중 하나였던 '바자르(상인 계층)'가 참여했다는 사실이다. 바자르는 국가 기구 내에 든든한 연줄이 있고 서방을 포함한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한 부유한 자본가들과, 진퇴양난의 위기에 처한 영세 상인들이 뒤섞여 있는 집단이다. 이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 정권에 존립 위협이 된다는 것을 인식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고 "정당한 요구"를 운운하며 이들을 달래려 시도했다[이란은 이슬람 혁명 이념을 지키기 위해 최고지도자를 두고, 국가 운영과 민심 관리를 위해 대통령을 둔 이중 권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옮긴이)]. 그는 1월 4일, 평균 급여가 170유로[약 29만 원]인 상황에서 국민 1인당 월 6유로[약 1만 원]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동시에 경찰력을 동원했다. 수백 명이 체포된 것과 별개로, 30명 가까운 이들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탄압은 트럼프가 이란 지도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으름장을 놓는 구실이 됐다. "만약 시위대에게 발포한다면, 미국이 그들을 도우러 갈 것이다. 우리는 무장을 마쳤고 언제든 개입할 태세가 되어 있다." 이란 민중이 겪는 고통의 주된 책임자 가운데 하나인 제국주의 수장이 봉기한 이들의 구원자인 양 나서는 건 우스꽝스러울 뿐이다. 실제로 미국이 이란에 개입할지도 모른다. 지난 6월에 미국과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해 타격하고 과학 및 군 관계 핵심 인물들을 사살했던 것에서 이미 보았듯이 말이다.


이 폭격들은 정권을 약화시키는 데 일조했다. 그러나 만약 그런 작전이 실제로 벌어진다면, 그것은 이란 민중에게 새로운 불행만을 초래할 뿐이다. 2003년 이라크에서 그랬듯, 이란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여러 민족 집단 사이에서 원심력을 키워[분리 독립 욕구를 부추겨서] 국가의 분열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 트럼프의 위협에 대응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의장인 알리 라리자니는 바로 이 점을 언급했다. 즉, 이슬람 공화국의 붕괴가 “지역 전체를 더 깊은 위기와 불안정으로 빠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1979년 민중 봉기로 전복됐으나 호메이니의 성직자들(물라들)로 대체된 왕정을 복원하는 일은, 결국 한 독재를 다른 독재로 바꾸는 것일 뿐이다. 일부 친미 언론은 미국에 거주 중인 폐위된 샤(국왕)의 아들 레자 팔레비를 지지하는 구호가 등장했다고 전하고 있지만, 수많은 시위대는 "압제자는 타도하자, 그게 최고지도자(하메네이)든 왕이든!"이라고 외치고 있다. 비록 이들이 자기 운명을 바꿀 방법과 목표를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지라도, 이들 시위대의 외침은 천 번 만 번 옳다.


출처: 프랑스 혁명적 노동자 조직 LO, 2026년 1월 7일자 신문 기사

노동자투쟁(서울) 온라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