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국제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 – 노동자 계급이 결정해야 하는 이유


  • 2026-08-08
  • 1 회

호남반도체.jpg

 


이재명 정부가 800조 규모의 호남 반도체 프로젝트를 발표하자, 삼성전자 초기업노조가 조합원 84% 반대 입장을 내며 교섭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기업과 보수 언론이 반발했다. 공장 설립은 기업의 경영권이기에 교섭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본주의에서 경영권은 기업 이윤을 위해 노동자를 희생시킬 수 있는 권한을 말한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위해 경영권이란 이름으로 임금 및 노동조건을 당연하게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반도체는 전문 인력을 확보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기존 인력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업무 범위나 노동강도 변화, 심지어 전환 배치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노동자들이 자기 노동조건을 지키기 위해 교섭을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

 

정부와 기업들은 이 프로젝트를 ‘국가 경쟁력 강화’, ‘지역 균형 발전’ 등 모두를 위한 것처럼 말한다. 하지만 그런 말은 모두 ‘자본가들의 이윤욕’을 포장할 뿐이다. 삼성전자 성과급 파업 때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려 했던 것, ‘기업 이익 배분 요구는 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하면서 시행령을 만들어 성과급 투쟁을 불법화하려는 것 등을 보면 이런 프로젝트들은 자본가들을 위한 특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과 과잉생산의 위험이다. 반도체 업황에 크게 의존하는 코스피 지수가 9,000선에서 6,800대까지 롤러코스터 타는 현상은 시장의 불안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전 세계가 AI산업을 과장하며 반도체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이것은 경기 침체 시기에 신기술에 과잉투자하는 자본주의의 위험한 경향을 보여줄 뿐이다. AI 거품에 대한 경고가 계속 나오고 있다.

 

자본주의에서 불확실성과 과잉생산에 따른 손해의 대가는 결국 노동자계급이 치르게 돼 있다. 국가는 노동자계급이 낸 세금으로 기업에 특혜를 주고, 기업은 자기 이윤을 단 1원도 노동자들에게 순순히 주지 않으려 하며, 손해가 나면 노동자들에게 뒤집어씌우고, 또 국가는 기업이 위기에 처하면 노동자계급이 낸 세금으로 기업을 살려준다. 이 과정에서 노동자계급은 어떤 결정도 하지 못한다.

 

노동조건과 노동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안에 대해 노동자계급이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자본가계급은 이윤을 위해 이걸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 자본과 노동이 결코 화해할 수 없는 이유다. 그리고 우리가 자본주의를 뒤집고 다음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다.


월간 정치신문 <노동자투쟁>(서울) 80호, 2026년 7월 2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