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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91호


  • 2025-10-08
  • 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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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기로 여름나기

슬슬 날이 더워진다. 본격적으로 여름이 시작되면 더 더울 텐데 구형차엔 냉방이 안 된다. 객실 냉기를 환풍기로 끌어오는데 이조차도 시원치 않다. 한낮에 해까지 정면에서 뜨면 운전실이 달궈진다. 땀이 뻘뻘 난다. 사측은 매년 조치하겠다는 말뿐, 올 여름도 고작 환풍기로 여름을 나야할 판이다. 이러다 더위 먹겠다.

 

벌레 출몰

사업소와 주박지에 벌레가 출몰하기 시작했다. 주박지에 벌레가 출몰하면 불쾌해서 잠을 자기 힘들고, 모기까지 나오면 잠은 다 잤다고 봐야 한다. 안 그래도 야간에 몇 시간 못 자는데 벌레 때문에 자는 시간이 줄면 피곤하고 위험하다. 승객 수천 명의 안전을 책임지는 승무원들이 최첨단 기술을 자랑하는 21세기에 고작 벌레 때문에 이렇게 힘들고 위험하게 일해야 한다는 것이 정상인가?

 

부당징계 재심

625()에 부곡 기관차 부당징계 재심이 열린다. 지난해 12월 금정역 선로전환기 할출 사고가 왜 발생했는가? 당시에 입환신호기는 꺼져 있었고, 정지표지 등 기본 안전설비조차 없었다. 사측은 해당 사업에 대한 적절한 교육자료도 제공하지 않은 채 신규 기관사들을 투입했다. 그런데도 이런 모든 구조적 문제는 외면한 채, 1개월 직위해제, 형사처벌 송치, 과태료 부과, 면허 행정처분으로도 모자라 1심에서 중징계(정직)’까지 의결해 기관사들의 분노를 샀다. 이런 분노 앞에서 사측이 어떤 재심 결정을 내놓는지 지켜보자.

 

기적의 신소재로 만든 근무복

코레일네트웍스 현장 노동자들의 하복 상의는 속이 다 비칠 정도로 얇고, 작은 구멍이 뚫린 구조의 메쉬 소재를 가장한 땀복이다. 통기성, 가벼움, 신축성은 어디에도 없다. 비침이 심해 속옷을 겹쳐 입어야 하고, 바람은 안 통하고, 세탁기 한 번 돌렸더니 확 줄어들었다.

정복 미착용엔 징계를 말하면서, 정작 이런 근무복을 왜 입게 하는가?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려 하지 않고 책상머리에 앉아 일방적으로 피복을 정하니 이런 문제가 터질 수밖에!

 

비용 절감을 위한 꼼수

채용형 인턴으로 입사한 신규 직원들은 인턴 기간 동안 성과급이나 명절상여금을 지급받지 못했다. 예전엔 채용시험에 합격하면 곧바로 정규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코레일 사측은 몇 년 전부터 채용형 인턴 제도를 확대하면서 이제는 모든 신입사원을 채용형 인턴으로 선발하고 있다. 과거 정규직 신규채용 및 수습과정과 거의 동일하게 운영하면서도 채용형 인턴제도를 비용 절감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이다. 공공기관에 만연한 이 꼼수에 대해, 오죽하면 보수적인 법원에서조차 위법한 차별이라고 판결했겠는가.

 

모이자! 6.28 철도노동자 대회로

어쩌면 사측과 정부는 올해 상황을 맘 편하게 낙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새 정부 출범한 지 반년 만에 무슨 투쟁을 하겠어?", "투쟁하는 시늉만 하다 말겠지!" 그러나 고속철 통합이든 총인건비든, 성과급 기준 정상화든 올해 어느 것 하나 만만한 과제가 없다. 철도노동자의 역사를 보더라도 제대로 싸워야 제대로 얻어낼 수 있다는 게 분명하다. 6.28 철도노동자 대회에 적극 참가해 서로의 결의를 북돋아주자. 그리고 하반기 본격적인 투쟁을 준비하자.

 

삭감된 임금을 되돌릴 때

지난 수년간 임금인상률이 물가인상률에 미치지 못해 실질임금이 줄었다. 그 결과 여행, 취미, 외식 등 일상의 여유도 줄고, 결혼과 자녀 양육도 점점 더 어려워졌다. 철도를 비롯해 사회의 모든 서비스를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왜 이런 대우를 받아야 하나?

잃어버린 임금을 되찾으려면 통상임금 확대판결을 기회로 삼아 올해 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 버스 노동자들이 선두에 섰다. 부산에서 파업으로 정기상여금 등을 전액기본급에 포함시켜 10.48% 인상했고, 울산에서도 10.18% 인상을 쟁취했다. 이는 단순한 임금 인상이 아니라, 우리가 빼앗겨온 삶의 권리를 되찾는 과정이다.

 

죽음의 외주화

  62,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노동자 김충현이 공작기계에 끼여 숨졌다. 6년 전 같은 발전소에서 김용균이 사망했지만, 나아진 게 하나도 없었다. 21조 근무원칙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다. 다단계 하청구조, 죽음의 외주화도 그대로였다.

  김충현 대책위와 한전KPS비정규직 지회 조합원들이 19일부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을 위해 노숙농성 투쟁에 돌입할 계획이다. 죽음의 외주화를 멈추기 위한 노동자 투쟁은 멈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