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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계급의 해방은 노동자계급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칼 마르크스
철도 구로
 

철도 구로 현장신문 37호


  • 2025-06-28
  • 9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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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지도사인가 안전 위협자인가?

운전하며 역으로 들어갈 때 승강장 앞쪽에 중년 남성이 서 있으면 조금 긴장된다. 정차했을 때 노크라도 하면 심장이 덜컹한다. “어디로 가는 열차입니까?”라고 물어보는 시민이면 안도한다. 이렇게 기관사들이 지금 안전 지도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낯모르는 타 사업소 팀장까지 안전 지도사로 운전실에 들어오고 있다. 이렇게까지 기관사를 압박하고 통제하다니! 과연 안전 지도사인가 안전 위협자인가?

 

인력 충원과 공간 확충은 한 몸

38명의 신입 기관사가 들어왔다. 작년 투쟁으로 따낸 소중한 인력 충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 인력이 충분히 사용할 공간도 필요하다. 지금도 방이 포화상태다. 아직은 신입들이 교육 중이지만 7월만 돼도 문제가 생길 거다. 여기관사들은 갱의함 놓을 곳도 부족하다. 진정한 인력 충원이 되려면 사람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시설도 확충해야 한다. 여러 방안이 제시되고는 있지만 아직 불투명하다. 공간 부족 문제가 더 심각해지기 전에 해결책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싸지르는 놈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분당 선발에서 구로승무가 또 배제됐다. 이유가 황당했다. 구로가 아직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란다. 인력부족은 사측 책임인데 왜 노동자가 피해 봐야 하나? 사측은 38명의 신입이 단독승무를 하기 전까지는 인력이 많이 모자라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를 댄다. 그런데 발령을 좀 늦게 내더라도 선발 기회를 공평하게 주는 게 절대 불가능했을까? 지부와 한마디 상의도 없이 구로를 배제한 채 공고 낸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지부가 강력히 항의하고 협의해서 매듭을 짓긴 했지만, 자꾸 똥 싸지르는 놈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 휴대폰에 근태 관련 앱 설치한다고?

질서지킴이 노동자들은 업무 폰으로 전동차 내의 비콘 신호를 읽어서 출퇴근을 체크한다. 그런데 전철에 타고 있지 않거나 서울교통공사 차량에 타 있으면 출퇴근 체크가 되지 않아 고충이 크다. 그래서 작년 노사협의회에서 감시용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휴게실 비콘 설치에 합의했다. 그런데 사측이 갑자기 개인 휴대폰에 앱을 깔아서 근태를 관리하겠다고 한다. 내 위치는 물론이고 휴대폰의 내 정보까지 볼 수 있는 앱을 설치하겠다고? 사측은 항상 노동자 통제와 감시의 기술을 개발해서 적용하려고 한다. 우린 절대 설치할 수 없다.

 

휴일수당 받는 게 더 낫다!

테크 사측은 구로역과 구로 차량의 환경 노동자들에게 휴일수당을 뺏어간 대신 대체 휴일을 줬다. 그런데 대체 휴일만 주고 대체 인력은 제대로 충원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두 명이 해야 할 일을 한 명에게 시키는 등 노동자들을 더 혹사시키고 있다. 휴일에 일해도 수당도 못 받고, 인원이 모자라 고생할 바에는 예전처럼 휴일수당 받는 게 훨씬 더 낫다!

 

임금 정액 인상으로 총인건비 제도 폐지

철도노조가 속한 공공운수노조는 정률 인상 방식의 총인건비 제도 폐지, 모든 공공 노동자에게 월 292천원(또는 8.8%) 임금 인상을 올해 공동요구안에 포함시켰다. 정률 인상은 기존에 받던 임금에 비례해서 인상액이 정해지기 때문에 저임금과 고임금 노동자의 차이를 계속 벌어지게 만든다. 총인건비 제도는 공공부문 임금 인상을 가로막는 주범이다. 정부가 그어놓은 한계선(올해 정부 임금가이드라인은 1.7%)을 넘어 임금인상률을 끌어올리려면 직종과 연차, 직급의 높고 낮음을 넘어서는 단결 투쟁이 필요하다.

 

철도 민영화를 위한 꼼수

  6월 중순에 SR 풋옵션 만기가 도래한다. 그러면 SR은 부채비율이 2000%를 초과해 철도사업 면허가 취소돼야 한다. 당연히 SR을 코레일에 통합시켜야 하나, 정부는 졸속으로 법을 바꿔 부당 특혜를 줘서 SR을 코레일 같은 정부출자기업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게 철도 민영화를 막기 위한 방안이라고? 아니다! 이건 고속철 분리를 고착화해서 철도 분할 민영화로 나아가기 위한 사전 포석이다.

 

감사합니다

  현장신문 발간비 모금에 동참해 주시고 격려해 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현장신문이 여러 노동자의 눈이 되고, 귀가 되고, 입이 될 수 있도록, 그리고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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